◆ 관심과 의문......眞/. 한 때의 생각

봄바람

오갑록 2012. 3. 30. 08:52

설레임 ......

아직은 때 이른 봄입니다.

봄 바람이 불어 옵니다.

 

싹 움트는 나뭇가지, 살랑이는 바람결

눈가에도, 옷깃에도 봄 기운 느껴지고

바뀌는 계절의 길목에 서면

우리의 마음 또한, 의례

상념과 설레임 느껴 옵니다.

 

봄 바람 불면

흩날리는 꽃잎처럼

쓸데없는 상념의 부스러기들

함께 날리곤 합니다.

삶의 생각 중에 남은 찌끼들

나무껍질, 살갗의 죽은 세포처럼

철 따라 옷 벗기를 합니다.

 

청소년 때의 그 것,

중장년 때의 그것이 같을 리 없겠지만

세월 가고 나이 들수록

더해 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나이테를 남깁니다.

이마 위, 눈 가의 주름살과 함께

여리고 가냘프던 감성은

겹겹이 쌓여가며 한층 무뎌지고

차곡차곡 고목 되어

나이테 흔적으로 남깁니다.

 

로맨스로 흔들리던 청춘도

발 뒷꿈치 들어 올려가며

닿아 보려 했던,

뭇 희망하던 성공과 영광의 꿈들도

봄 바람은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허욕의 찌끼를 떨쳐내고, 벗어나서

새 기운 안기 위한 몸부림

때로는 아름답다 하지만

봄 바람은,

차라리 마음 아픈 설레임의 기억들 입니다.

 

세월 갈수록

그 요동은 더 크게 느껴옵니다. 

인간수명 백세 시대

아직 내가 다다르지 못했으니

아는 척 하는 것 주제 넘지만

하루 삶이

갈수록 더 힘들 것 같다는 안타까움은

망백 노모 곁눈질 하며 느끼는 감정입니다.

  

이른 봄

바람 습도 온도, 날씨에 민감한 것은

몸통과 마음이 함께 합니다.

봄 바람 봄 기운의 춘곤증은

몸과 마음이 함께 겪곤 합니다.

 

지금 봄 바람이 붑니다.

봄 바람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그렇지만, 늦가을의 스산한 바람과는 확연하게 다릅니다.

 

늦가을 바람은 허무한 삶, 무상과 헛됨이 느껴집니다.

전도서 1장1절, 바니타스(Vanitas)가 연상됩니다.

“헛되고 헛되다. 세상만사 헛되다.”

 

늦가을 바람에서 쓸쓸함이 묻어 난다면

봄바람은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한 계단 더 오르고픈,

크고 작은 삶의 목표들

봄 바람은 그 곳을 향한 격정어린 욕망에서 오는

막연한 불안을 일게 합니다.

흐릿한 설레임을 일으킵니다.

 

욕망과 희망 향한

불안 반, 설레임 반

봄 바람 풀무질로 달궈지는

젊음의 마음 씀씀이 입니다.

 

   2012. 3. 29. (목)

   오갑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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