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과 의문......眞/. 한 때의 생각

부화 (孵化)

오갑록 2011. 11. 22. 12:07

드넓은 ......

■  부화 (孵化)

 

 

    부화(孵化)라고 함은 동물의 알 속에서 새끼가 껍질을 깨고 밖으로 나오는 알까기를 말 한다. 닭은 알에서 21일만에 부화하며, 부화기간이 비교적 긴 타조는 42일이 걸린다고 한다. 부화에는 적정 온도와 습도 뿐만 아니라 환기며, 알이 놓인 각도, 알을 하루에 몇 번씩 굴려 주는가에 따라서 그 부화율이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달걀 부화실 온도는 24도, 습도 70% 정도가 적당하고, 부화기 내 신선한 공기 함량은 21%가 적당한데, 1% 감소 시마다 부화율은 5%씩 감소한다고 한다. 부화기에서 알의 특정 각도(난위)가 20도, 40도 경우, 부화율은 각각 69%, 85%이며, 하루에 알을 굴려 주는(전란) 횟수가 2회, 8회 경우, 부화율은 각각 78%, 92%라는 연구보고가 있다.

 

동물마다 주어진 환경과 자기의 본능에 따라 최적의 상태에서 알까기가 진행되고 그 종족이 번식되어 왔지만, 위와 같은 인공 부화기술 자료는 닭의 알까기에 관한 자연의 현상들을 관찰하여 우리의 식생활 개선에 응용하기 위한 기술들 가운데 한가지일 것이다.

 

부화의 의미를 확대하여 볼 경우, 사람을 비롯한 포유동물도 조류와 마찬가지로 알에서 깨어 난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조류의 알까기가 새둥지에서 이루어 진다고 한다면, 포유류는 어미의 뱃속이 새의 둥지와 같은 역할을 해 준다고 비교하면 쉬울 듯 하다. 포유류도 알까기에서의 온도, 습도, 위치, 운동량, 영양공급 방식 등은 몸 속이라는 특성이 있기는 하지만 조류와 서로 유사성이 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동물에서 생성되는 수컷의 생식세포가 정자이다. 인간의 경우 정자는 머리부문이 길이 4~5㎛, 폭 2~3㎛ 정도의 아몬드 모양인데, 23개의 염색체로 구성된 유전물질이 여기에 있다고 한다. 여성 난소의 표면은 세포층(생식상피)으로 덮여 있는데 여포라고 하는 속이 텅 빈 세포구들이 각 난자를 에워싼 형태로 태어나면서부터 여기에 착상되어 있고, 이 중에서 일생동안 300개 내외의 여포가 성숙하여 수정될 수 있는 난자가 되며, 배란이 일어나게 된다. 난자는 여성의 유전물질을 가진 핵을 중심에 가지고 있으며, 핵 주위에는 세포질, 즉 난황이 있고, 젤리막 난황막 원형질막 등의 막으로 싸여있다. 난자에도 역시 23개의 유전물질이 있는데 정자를 만나 수정되면 세포분열이 이루어지면서, 정상인의 세포 염색체 수인 46개로 된다고 한다.

 

정자의 머리부분을 덮고 있는 첨체(acrosome)에는 정자가 난자를 뚫고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일종의 알까기를 위한 개시물질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한 개의 난자가 정자 수억 개로부터 공격을 받으면서 어떻게 단 한 개만을 선택하게 되는 지, 선택의 메커니즘은 경이롭기만 하다.

 

알에서의 부화나 정자 난자의 수정 과정은 감싸고 있던 한 개의 껍질을 벗겨 내거나 뚫고 들어가는 과정이 수반되고 있다. 그 껍질은 서로 다른 세계를 분리하고 있는 계면(界面)이기도 하다. 껍질을 부수고 나온다거나, 껍질을 뚫고 들어간다 함은 계면(界面)으로 둘러싸인 다른 세상으로의 진출이나 진입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세상과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하여 각각의 상이한 환경조건에서 기다림의 시간이 요구되는 것이 곧 알의 부화 조건과도 같은 셈이다. 수정을 거쳐 임신과 출산 과정을 거치는 포유동물을 생각할 수도 있다. 내가 지금 이 세상을 보게 된 과정에 비견될 수도 있다.

 

갓 깨어 난 병아리가 자기가 나온 알의 찢겨진 껍질을 되돌아 보는 장면이 있다. 신문.잡지의 광고 중에 접하게 되는 비교적 흔한 광고 카피의 장면이다. “구각을 탈피 한다”는 말이 다른 세상에 나온 이상 새 세상에 잘 적응 해야 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도 그렇거니와, 난자의 벽을 헐고 들어가는데 성공한 한 개의 정자도 새 세상을 향한 아주 작은 첫걸음에 불과하다. 벽을 허물고 나온, 또는 들어 간 새 세상이 얼마나 작은 시작에 불과 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여러 가지 착각 속에서 살고 있다. 나를 중심으로, 내가 속한 조직을 중심으로, 나에게 보이는 현실과 내가 살고 있는 현재의 시점을 중심으로, 옳고 그름과, 좋고 나쁨을 판단하곤 한다. 그리고 벽에 가려 진, 이 세상이 전부라는 착각 속에서 살게 된다. 이 세상에 벽이 있음을 어쩔 수 없이 인정은 하지만, 벽 넘어 다른 세상에서의 가치관들이란 허황되거나 현실의 생각과는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곤 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위의 사례와 같은 동물의 알까기를 통해 본 서로 다른 세상의 엄청난 차이로부터 상상해 볼 수 있는 사건들이기도 하다.

 

큰 눈으로 본다면 우주의 저 편도 벽이고, 죽음의 저 편도 벽이다. 내가 살아가는 우주의 이 편과, 삶이라는 이 편만 경험하고 알 뿐, 그와는 다른 세상, 저 편의 것에 대하여 어찌 쉽게 말하거나 믿음을 줄 수 있겠는가? 한 번 깨진 벽은 되돌릴 수도 없고, 벽이라고 부르는 그 계면(界面)으로부터 한번 나오거나 들어가면 되돌릴 수 없는 것은 숙명이자 자연의 이치인 듯하다. 그렇기에 다른 세상에 대하여는 그 누구도 알 수도 없고, 예견할 수도 없는 것이 세상의 섭리라고 여겨진다. 물론,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구성된 종교집단의 주장은 조금 다른 성격의 의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단어의 뜻 그대로 "믿음, 신앙"의 범주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돌리곤 한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상 중에서, 때로는 흥망성쇠, 생로병사 등의 과정에서 벽을 느끼기도 한다. 벽 앞이라고 느끼면 무서워 말자고, 두려워 말자고, 스스로를 다짐 하면서도 벽이라고 여기며 절망하던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던 듯 하다. 사업의 실패, 승진의 누락, 실직의 위험, 질병의 고통, 사랑이나 믿음에 대한 배신 ……

실패, 위험, 고통, 배신 등과 같은 벽을 뚫고 나와 성공하거나 재기한 이들이 지난 역경을 되돌아 보는 모습은, 마치 부화한 햇병아리가 자기 패각을 돌아 보는 모습과도 흡사하다. 과거에 경험했던 벽은 버려지는 껍질에 불과하다. 새로 맞는 새 세상은 끝이라거나 목적지가 아닌, 항상 새로운 시작, 새로운 도전에 불과하다. 부도, 명예도, 건강도, 사랑도 …… 지금 내가 맞고 있는 것 들, 이 모두가 새로운 시작들일 뿐이다.

 

우리가 살아간다고 함은 껍질을 벗겨가는 과정을 말하는 듯 하다. 내가 세상을 나온 것처럼, 살아 온 과거가 그러하고, 오늘 하루를 살아 가는 일이 그렇고, 내일 또한 또 다른 세상의 껍질을 벗기고 뚫고 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이 그런 것처럼 죽음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당신은 다른 세상의 계면을 뚫고 들어가기 위해서 이곳 현실 세상을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본 적은 없는가?

 

2011.11.17. 목요일 점심식사는 조금 색다른 곳에서 때웠다. 10여년 전 일했던, 인천공장의 SOC팀이 금년말로 해체되는 것을 기념하여, 전현직 직원들이 모두 하는 식사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음주를 곁들인 중화요리와 함께 등산에 요긴한 기념품 증정까지 있었다. 그리고 내가 떠났던 지난 10여년간 토목 공사를 하며 정리한 공장부지를 자동차로 직원이 한바퀴 돌아 볼 기회를 주었다. 70여만 평의 넓은 공장부지는 아직도 황량하긴 하지만, 천만톤에 달하는 약 560만 ㎥의 폐석회를 10만평의 해수폰드에 깊게는 40여 미터 깊이까지 파고 매립했다고 한다. 지금 그 위에는 공원부지 조경공사가 한창이었다. 매립공사비만 901억원이 들었다고 하니, 석회 1톤 당 처리비용이 대략 만원 꼴이 들어간 셈이다.

 

1965년 “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의 일환으로 착공한 소다회 공장이 1968년 가동을 시작한 이래 36년간 생산해 오다가, 2004.3.31부로 생산을 중단하고 부지개발에 나선 것이다.  어느 정도 정리된 70여 만평의 개발부지를 돌아 보며, 지나간 건설의 역사를 돌아 본다. 1965년 리어카와 지게로, 가마니 짝 끌어가며 매립간척사업 하던 회사의 역사 속 흑백사진도 떠올려 보고, 서해안 갯벌의 역사와 함께 50여년 간에 걸친 회사성장의 연혁들도 되뇌어 보았다. 몇 년 전 타계하신 선대 회장님의 업적과 그 분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지도 생각하여 보았다. 정리 중인 광활한 부지며, 조직과 사람들도 할 일을 다 하고 버려진 구각의 잔재물에 불과할까? 아니면, 새 생명이 될 것인가?

 

땅 속 한 편은 수인선 전철공사로 이미 공사 중에 있고, 매립 복토층 한 편은 조경공사로 한참 분주했다. 학익동 공장 부지에는 새로운 거대 자본이 투입될 것이고, 새로운 모습, 새로운 사람들로 북적댈 것이다. 구각을 통해서 새로이 탄생한 새 생명이 될까? 그리고 개발을 담당하던 조직의 폐쇄, 그에 속했던 임직원의 앞날도 생각하여 본다. 그들도 알까기를 통해 새로운 세상에 나서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두렵고 무섭지만 새로운 세상은 그들에게 또 다시 새로운 하루를 맞아 줄 것이다.

 

내가 일했던 수년간 부지개발을 위한답시고 돌아다니던 덩치 큰 부지들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아산 인주산업공단, 영종 신공항, 마도 염색공단, 광활한 송도신도시 매립현장, 가스공사 매립지, 청라지구, 3백만 평에 달하던 소래의 대한염전 부지 …… 그리고, 폐석회가 깔고 누워 있던 커다란 몸통도 다시 가늠하여 본다.

 

침전지에 적체된 폐석회는 함수율이 70%(지하 3m지점 경우)이고, 석회 35% (CaCO3, Ca(OH)2, CaSO4), 염분 28% (CaCl2, NaCl) 등으로 구성된 화학물질이다. 이들은 석회석(CaCO3)과 소금(NaCl)을 원료로 하여 소다회 (Na2CO3) 생산과정의 부산물들이다. 공장 냉각수로 사용하던 10만 평의 해수 폰드(357,720㎡)를 깊이 파고, 여기에 부지 여기저기 산적하여 있던 폐석회를 매립 하고, 지상은 공원화 작업 중에 있다. 인천시 의정답변 중에서 폐석회 총량이 664만 ㎥라는 것을 보며, 산업화로 쌓였던 큰 똥덩이 치우느라 고생들 많았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SOC팀 해체를 기념하며 어렵게 마련된 장소에서의 기념사진이며 기념품을 받아 든 손이 그리 가볍지만 아니한 이유는 무엇었을까? 어느 정도 정리되어 가는 넓은 부지를 돌아보며, 왜 인지 모르게, 구각을 되돌아 보고 있는 햇병아리의 광고카피 모습이 자꾸 그려진다.

 

   2011.11.17.(목),   인천 부지개발 현장을 다녀와서

  오갑록

 

 

(참고자료)

 

■  폐석회 관련

 

 

. 퍠석회 추정 적치량
지상 지하  (합계)
  (함수율기준)
141% 기준 583 234 817 만㎥
90% 기준 480 184 664 만㎥
고형물 기준 347 121 468 만톤
  . 인천시 의정 답변자료 (2007.12.11)
조사: 삼윤이엔씨 (2004.11)
. 폐석회의 구성성분
침전지 탈수케잌
(%) (%)
CaCO3 10.2 11.0
Ca(OH)2 20.1 5.7
CaSO4 6.3 1.5
Mg(OH)2 14.4 0.3
R2O3 6.1 10.2
CaCl2 17.5 4.2
NaCl 11.0 3.8
산불용분 3.0 3.6
기타
(소계) 88.5 40.3
평균 함수율 69.3 55.1
. 1997.7. 분석자료
침전지; 건조기준 함량의 단순평균치
C침전지, 깊이3m 기준

 

 

 

■  달걀 부화 관련 참고자료

 

. 부화일수 

                 메추리 오리  칠면조  거위  타조

 발육기  18    21    14     25     25       27   35

 발생기   3     3      3      3       3        3    7

 총일수  21   24     17     28     28       30   42

 

. 부화 적정 온도 및 습도      

 종란 보관실   : 온도 18℃ 습도 75~80%

 부화실        : 온도 24℃ 습도 70~75%

 병아리 보관실 : 온도 30℃ 습도 60%

 

. 부화기의 경우 부화온도

부화의 적정 온도는 35~40.5℃

발육좌에서 19일 동안 37.5~37.7℃를 유지

발생좌에서  36.1~37.2℃를 유지

 

. 부화습도

부화기내 습도가 높으면 알의 내용물이 적게 증발  낮으면 많이 증발

발육좌의 상대습도 50~60%

발생좌의 습도 75%

19일째 종란의 무게는 11.5% 감소가 정상이나 난각의 두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 환기

부화기내 신선 공기 함량은 21%, 1%저하될 때마다 부하율 5% 감소

부화 예정일이 가까워지면 이산화탄소가 증가 (부화기내 이산화탄소 함량은 0.5%이하가 적당)

 

. 난위 및 전란

부화 중 난위는 알의 둔단부(둥근부분)가 위를 향하게 함

 (둔단부가 아래로 향했을 때는 사롱란이 됨)

전란 각도는 수직상태에서 앞 뒤로 45~90도가 되어야 부화율이 좋음

 

. 전란 각도에 따른 부화율

전란각도     수정란 대비 부화율

20도          69.3%

30도          78.9%

40도          84.6%

              자료: Commercial Chicken Production Manual, AVI Pub.

 

. 1일 전란 횟수가 부화율에 미치는 영향

1일 전란 횟수  수정란 대비 부화율

2회            78.1%

4회            85.3%

6회            92.0%

8회            92.2%

10회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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