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
■ 행복지수
행복지수를 주제로 흐르는 방송대담 몇 마디를 귀담아 듣는다.
.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멋에 눈맞춤은 잘 되는가?
. 받을 것, 줄 것, 욕심은 쉽게 잘 잊혀 지는가?
. 후 일에 올 복된 죽음에 대한 기다림이나 설렘이 있는가?
그리고, 잠시 나 스스로를 반성하여 본다. 동식물, 사소한 사물, 풍광 따위에서 소리, 색, 빛, 냄새, 선, 질감, 생동감 등을 느끼고 아름답다거나 멋있다고 감탄하곤 할까? 크고 작은 미움, 증오, 사랑, 욕망 따위로부터 언제 그랬냐는 듯 잘 헤어 날 수 있는가? 언제 닥칠지 모를 죽음을 두려움 보다는 당연하다거나 오히려 기다림 속에서 대할 수 있는가?
양계장 밧데리 속 암 닭 들을 본 적이 있는가? 양돈장 우리 속의 씨 돼지를 본 적이 있는가? 우리에 갇혔지만 그 곳의 먹거리는 풍족하다. 추위도 더위도 이길만하다. 알 잘 낳고, 씨받이만 잘하면 된다. 어느 정도 본능에 따르되 몸의 자유는 구속된다. 죽음도 생명체마다 이유만 서로 다를 뿐 어차피 딱 한번씩 만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의 행태를 비교해 보면서, 행복이란 어디에 깃들 지 쉽게 말하기 어렵다. 먹고 살기에 풍족하다는 것 못지않게 자유니 생각과 같은 마음에서 오는 것에 의해서도 행복은 크게 달라진다.
역사에 그려진 제왕의 모습이나 추위에 움츠린 노숙자의 모습, 승리와 패배의 양면으로 엇갈린 전쟁터의 역사, 어느것 하나, 어느 한 곳에만 행복이 머물고 있었노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누구나 먹고 마시고 싸면서 느끼는 쾌락과, 자기 종족을 늘리며 가지는 뿌듯함, 그리고 봄날 따스하던 햇살과 산하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등의 행복감을 느낀다. 단지 그러한 시간과 빈도 크기가 각기 다르고, 지수로서 객관화 하기에 합당한 답을 내기 어려울 뿐이다. 그리고 행복한 느낌을 갖게 되는 한 순간과 영원이라는 이름의 차이가 무엇인지 답할 형편도 못되니 만큼, 그 시간의 크기나 길이를 나의 것이 더 크다고 자랑하지도 못한다. 영혼과 영원을 노래하며 충만한 믿음을 읊조리는 이들이 마냥 부러울 뿐이다.
최근 알려진 국가별 행복지수 자료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1,770불로 137위에 불과한 부탄(Bhutan)이 행복지수는 8위라고 발표되었다. 19,700불인 우리나라는 103위에 머물고 있다. 행복지수를 계산하기 앞서 유사한 지표들을 알아보자. 그리고 행복지수는 대체 어떤 내용들을 담아서 지수 산출이 되는 것인지도 찾아본다.
* 전통적인 국민소득 계정에 추가적인 복지 요소들을 포함시켜 국민총생산에 내재된 약점을 보완하고자 경제후생지표(Measure of Economic Welfare)가 고안되고, 세계은행의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도 잘 알려진 후생지표 중 하나라고 한다. 이 지수는 1인당 평균소득과 같은 물질적 부분뿐만 아니라 예상수명, 영아사망률, 문맹률, 교육수준 등 삶의 질과 같은 측면을 포함하고 있다.
* 행복지수도 기본적으로 인간이라는 생명체로서 특성을 거스를 수는 없기 때문에 생존권에 관련된 사항의 중요성을 벗어날 수는 없다. 돈, 건강, 인간이라는 특성은 행복의 기본사항이 되겠지만, 그 외에도 개인적인 특성 또한 중요한 요소로서 지적되고 있다. 인생관, 적응력, 야망, 자존심 따위들을 그 예로서 들고있다. 그래서 시간의 사용 영역도 삶의 질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본다. 수면, 자기계발, 공동체 활동, 교육과 학습, 종교와 사회 및 문화적인 활동, 운동과 여가활동, 그리고 여행 등에 활용한 시간은 삶을 풍요하게 하고 행복을 증진시킨다는 것이다.
* 행복지수 산출 공식의 한가지 예를 보면, 돈 건강 안전 자유와 같은 생존권의 특성치에 50% 가중치를 주었고, 개인적인 특성, 즉,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나누며 지내는 지에 대하여 50%의 가중치를 주고 있다. 여기서 개인 특성을 높여 행복지수를 올리기 위한 방안들이 제시하기도 한다. "운동과 휴식, 흥미와 취미,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고, 원만한 대인관계, 가족과 친구 그리고 자신에게 시간을 쏟을 것을 권한다. 과거나 미래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에 몰두할것과, 그리고 항상 최선을 다하되 가능한 목표를 가지는 것이 좋다"고 한다.
“행복은 소득 순일까? ” 라는 논평 중에서 소득이 행복에 주는 영향이란 어떤 지를 가늠해 볼 수도 있다.
* 사람들은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것을 얻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하지만 노동의 열매가 주는 달콤함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옛날 같으면 꿈도 꾸지 못했을 물질적 풍요를 누리게 된 사람들은 금세 이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되고 갈수록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된다. 사람들은 풍요로운 환경에 금세 적응(adaptation)하며 기대수준은 급속히 높아진다. 자본주의는 한 때 사치품이었던 것도 금세 필수품으로 만들고 만다. 쇼펜하우어(Schopenhaur)는 “부는 바닷물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마르기 때문이다. 모두가 가장 좋은 집과 가장 비싼 자동차를 가질 수는 없다. 지위를 과시하는 재화(positional goods)는 다른 이들이 즐길 수 없어야 당신이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부의 피라미드에서 꼭대기에 오르는 이는 한 사람뿐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경쟁자가 있다. 다른 나라에, 그리고 역사 속에 더 큰 부자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부의 피라미드에서 남들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해 기를 쓸수록 무한경쟁은 피할 수 없고 결국 모두가 패자가 될 수 있다. 더 자유롭고 안전한 삶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지만 그 돈이 굴레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 예문은 돈이 행복과 어떤 상관관계에 있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행복의 요소는 돈뿐 만이 아니라 생각할수록 더 다양하고도 복잡하다. 때로는, 돈, 건강, 자유가 전부인 듯 하다가도, 사랑의 노예가 되면 모든 것이 날아간 듯 여기기도 한다. 남녀간의 사랑, 부모.처자식.형제간의 사랑, 이웃이나 동료, 나라를 생각하는 사랑도 그렇지만 동식물이나 유형의 물품, 지식과 같은 무형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목말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취미나 운동, 학문, 종교, 성취감 등의 요인들도 중요하다고 한다.
대다수가 개개인의 시간과 마음의 함수 속에서 어떻게 마음을 나눌 지에 따라 크기가 바뀔 수 있는 요소들임에 분명하다. 한 때는 돈이 되었다가도, 사랑으로 바뀌기도 하고, 때로는 건강이나 목숨이 되기도 하며, 취미 생활이나, 영성 생활에 가중치를 더 주기도 할 것이다. 때로는, 안전, 자유, 명분 등이 행복의 요소였음을 뒤 늦게야 알게 되는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행복지수에서 중요한 요소가운데 뺄 수 없는 것이 “나의 시간”, “나의 마음 속”이라고 말하고 싶다. 같은 사안을 두고서도 지금은 행복 하지만, 내일은 그렇지 못할 수도 있고, 아주 사소한 것에도 나는 행복하지만, 타자인 너는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행복의 본질을 그리 여길 때, 행복지수는 또 다른 모습으로 꾸려봐야만 합리적이 아닐까?
2011.10.6.(목)
오갑록
□ 주요국가 행복지수 비교 (2011년)
Rank Country 행복지수 1인당GNP GNP순위 | |||||
1 Denmark 273 54,910 7 | |||||
2 Switzerland 273 59,880 6 | |||||
3 Austria 260 42,700 20 | |||||
8 Bhutan 253 1,770 137 | |||||
9 Brunei Darussalam 253 26,930 39 | |||||
10 Canada 253 39,420 22 | |||||
13 Costa Rica 250 5,560 89 | |||||
17 Malaysia 247 6,540 81 | |||||
18 New Zealand 247 28,780 38 | |||||
19 Norway 247 76,450 3 | |||||
23 United States 247 46,040 15 | |||||
35 Germany 240 38,860 23 | |||||
41 United Kingdom 237 42,740 19 | |||||
50 Italy 230 33,540 30 | |||||
51 Mexico 230 8,340 75 | |||||
53 Singapore 230 32,470 31 | |||||
58 Israel 223 21,900 45 | |||||
59 Mongolia 223 1,290 150 | |||||
62 France 220 38,500 24 | |||||
64 Indonesia 220 1,650 141 | |||||
76 Thailand 217 3,400 113 | |||||
78 Philippines 213 1,620 142 | |||||
81 Brazil 210 5,910 85 | |||||
82 China 210 2,360 132 | |||||
84 Greece 210 29,630 35 | |||||
85 Nicaragua 210 980 158 | |||||
90 Japan 207 37,670 25 | |||||
95 Vietnam 203 790 170 | |||||
103 Korea 193 19,690 49 | |||||
104 Bangladesh 190 470 184 | |||||
105 Congo, Rep. 190 1,540 145 | |||||
107 Hungary 190 11,570 64 | |||||
108 Libya 190 9,010 72 | |||||
109 South Africa 190 5,760 88 | |||||
110 Cambodia 187 540 180 | |||||
112 Kenya 187 680 173 | |||||
125 India 180 950 160 | |||||
136 Romania 173 6,150 83 | |||||
141 Jordan 170 2,850 121 | |||||
153 Ethiopia 157 220 205 | |||||
166 Pakistan 143 870 163 |
* World happiest places, by Lauren Sherman, 2011년 중에서
□ 행복지수를 말할 때, 행복의 본질에 대하여 돌아보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의 본질은 소유의 상태가 아니라 탁월한 활동성이라고 했으며, 칸트는 그러한 행복 위에 따르게 되는 도덕적 의무를 다 할 때라고 했다.
러셀은, “불행의식, 경쟁, 권태와 자극, 피로, 피해망상, 질투, 죄 의식, 여론에 대한 공포” 등과 같은 심리적 장애가 불행의 요소가 되므로 여기서 벗어나 “자기자신을 초월하는 것” 즉, 자기중심적 사고를 타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그는 행복의 요소로서 “ 건강과 열의, 일, 애정, 흥미, 노력 그리고 결과를 수긍하는 체념”들을 꼽았다.
□ 카테고리 글, “고전적 행복론” (바로가기) 중에서 인용
(김양현, 논문)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행복은 어떤 무엇을 소유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활동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부를 소유한 상태도, 권력을 소유한 상태도, 건강한 상태도, 비록 그것들이 행복을 위한 외적인 조건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그 자체로 행복은 아니다. 행복은 인간이 자신의 본성을 실현하기 위한 지속적인 정신의 활동성이라는 점이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요체이다.
행복이 한 순간, 하루, 혹은 생의 한 국면에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생애 전체를 통한 인간 본질을 발현하고 실현하는 지속적인 활동성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이러한 거시적인 의미에서 행복을 생애 전체를 통한 성공적인 삶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잘라 말해서 “행복은 온전한 덕과 생애 전체를 통하여 비로소 성취되는 것이다”
그러나 칸트는 인생의 궁극목적을 행복으로 파악한 아리스토텔레스와 견해를 달리 하고 있다. 칸트에게 행복은 인생의 궁극목적이 아니고, 중요한 것은 오히려 ‘무엇을 행해야 하는가’의 도덕성의 문제이다. 도덕적으로 행위 하는 사람은 행복할 가치가 있으며, 또한 자신의 행복 뿐만이 아니라 타인의 행복을 고려할 도덕적인 의무를 갖는다
(러셀의 행복론 중에서)
버틀란드 러셀 (Bertrand Russell : 1872~1970)은 심리적 장애 즉 불행의 원인이 되는 요소들로서 다음과 같은 것을 들고 있다.
. 염세적인 인생관을 가진 "바이런적 불행의식"
. 인간생활의 즐거움을 방해하는 "경쟁"
. 사물에 대한 욕구의 좌절과 그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과정에서 빠져드는 "권태와 자극"
. 긴장의 연속에서 생기는 "피로"
. 타인의 장점이나 우월함에 대한 "질투"
. 자기자신의 장점을 과대포장 하는 "피해망상"
. "죄의식"
. "여론에 대한 공포"
러셀은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이러한 "심리적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자신을 초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즉 자기 중심적인 생각을 타파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기 중심적인 감정이나 정서가 여러 정념의 형태로 발전하여 장애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제 하에 러셀이 제시하는 행복의 요소를 살펴보면,
. 건강 (Health)과 열의 (Zest)
. 서로에 대한 애정 (Affection)
. 일 (Work)
. 균형 감을 갖게 하는 비개인적 흥미 (Impersonal interest)
. 생활을 위한 노력 (Effort)
. 결과를 받아들이는 체념 (Resig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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