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
■ 내 탓, 네 탓
내 탓이다, 아니면 네 탓이다.
그 한계는 항시 어렵다.
그래도 우리의 일상은
탓 하는데 익숙하다.
혀 잘 못 돌려
이에 물린 것은
내 탓이다.
발 잘 못 디뎌
코가 까진 것도
내 탓이다.
손 잘 못 놀려
행한 허튼 짓은
내 탓이다.
눈 잘 못 굴려
악을 보는 것도
내 탓이다.
그릇된 생각으로
뒤척대던 간 밤도
내 탓이다.
나이 들며 커가는 것은
의료비 부담 정도만을 생각했다.
날 선 감성
텅 빈 공허감
남 탓하는 야속함
칠흑 같은 밤의 어둠
내일 닥칠지 모를 어떤 두려움
그런 것들 있는 줄을
이제야 어렴풋이 알게 되니
내 탓이다.
사랑으로 뜨겁던 열정은 잊혀지고
모르는 사이 호호 할머니 되신 어머니
서운하다 야속하다는 말씀 날까 봐
눈치만 보던 짓도
내 탓이다.
술에 취하고
기름 진 음식에 배 불리며
눈 알 굴리고
머리나 굴리며
몸 굴리기 게을리 하던
지난 날들 쌓여
당뇨에 이르는 혈당치 오른 것도
내 탓이다.
나이 들고
주름지고
흰머리 느는 것도
내 탓이다.
작은 것에
화내고, 미워하고
괴로워하고, 아파하는 것도
내 탓이다.
때때로
스스로 불만스레 바라보는
내 얼굴, 내 모습, 내 가정도
내 탓이다.
푼돈에 째째하며
이름 내세울 것 없는 것도
짤막한 토막지식에 절절 매며
덕과 지성이 일천함도
내 탓이다.
네 탓인듯 하면서도
내 탓으로 여겨지는 것이 있다.
이
사회며, 국가며, 종족은
내 탓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눈 비 오고, 바람 불고 파도 치며
춥고 더운 것은
내 탓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
내가 선
지구가 자전하고
달과 해가 서로 돌고
밤하늘 별이 도는 것도
내 탓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전체에 비하면
보잘것 없이 아주 작은 몸무게
60Kg의 의미는 무엇일까?
환희와 영광, 행복과 불행, 기쁨과 슬픔, 아픔과 고통 ......
지금 내가
인식하는 모두가
결국은
내 탓인 것처럼,
오늘
이 순간,
그 자리에
네가 서 있는 것도
항상, 네 탓이다.
2011.2.17.(목)
오갑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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