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과 의문......眞/. 한 때의 생각

내 탓, 네 탓

오갑록 2011. 2. 17. 13:05

열정 ......

■  내 탓, 네 탓

 

    내 탓이다, 아니면 네 탓이다.

    그 한계는 항시 어렵다.

    그래도 우리의 일상은

    탓 하는데 익숙하다.

 

혀 잘 못 돌려

이에 물린 것은

내 탓이다.

 

발 잘 못 디뎌

코가 까진 것도

내 탓이다.

 

손 잘 못 놀려

행한 허튼 짓은

내 탓이다.

 

눈 잘 못 굴려

악을 보는 것도

내 탓이다.

 

그릇된 생각으로

뒤척대던 간 밤도

내 탓이다.

 

나이 들며 커가는 것은

의료비 부담 정도만을 생각했다.

 

날 선 감성

텅 빈 공허감

남 탓하는 야속함

칠흑 같은 밤의 어둠

내일 닥칠지 모를 어떤 두려움

 

그런 것들 있는 줄을

이제야 어렴풋이 알게 되니

내 탓이다.

 

사랑으로 뜨겁던 열정은 잊혀지고

모르는 사이 호호 할머니 되신 어머니

서운하다 야속하다는 말씀 날까 봐

눈치만 보던 짓도

내 탓이다.

 

술에 취하고

기름 진 음식에 배 불리며

눈 알 굴리고

머리나 굴리며

몸 굴리기 게을리 하던

지난 날들 쌓여

당뇨에 이르는 혈당치 오른 것도

내 탓이다.

 

나이 들고

주름지고

흰머리 느는 것도

내 탓이다.

 

작은 것에

화내고, 미워하고

괴로워하고, 아파하는 것도

내 탓이다.

 

때때로

스스로 불만스레 바라보는

내 얼굴, 내 모습, 내 가정도

내 탓이다.

 

푼돈에 째째하며

이름 내세울 것 없는 것도

짤막한 토막지식에 절절 매며

덕과 지성이 일천함도

내 탓이다.

 

네 탓인듯 하면서도

내 탓으로 여겨지는 것이 있다.

 

사회며, 국가며, 종족은

내 탓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눈 비 오고, 바람 불고 파도 치며

춥고 더운 것은

내 탓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

내가 선

지구가 자전하고

달과 해가 서로 돌고

밤하늘 별이 도는 것도

내 탓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전체에 비하면

보잘것 없이 아주 작은 몸무게

60Kg의 의미는 무엇일까?

 

환희와 영광, 행복과 불행, 기쁨과 슬픔, 아픔과 고통 ......

 

지금 내가

인식하는 모두가

결국은

내 탓인 것처럼,

 

오늘

이 순간,

그 자리에

네가 서 있는 것도

항상, 네 탓이다.

 

2011.2.17.(목)

오갑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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