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과 의문......眞/. 한 때의 생각

배움과 끊음

오갑록 2009. 9. 3. 11:24

황홀한 ......

 

■  배움과 끊음

 

     흡연, 아직도 하고 계셔요? 눈물 콧물 짜내며 애써서 배운 것인데 왜 끊느냐구요? 건강에 해롭다고는 하나, 좋아 보이는 면도 있는 듯 합니다. 시거 꼰아 물고, 연기 뿜어가며 멋진 폼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연기모습을 보며 잠시 그리 느낄 때도 있지요. 커피나 음주 같은 기호식품들도 그와 비슷한 장단점, 양면성을 갖고 있지요?

 

처음 배울 때는 호기심으로 무심코 들어가지만 습관이 들어버리면 헤어나기 여간 어렵다고들 말합니다. 담배나 음주 습관뿐만이 아니라, 돌아보면 그러한 류가 한두가지만은 아니지요? 마약, 도박, 도벽, 구타니 폭언 폭식 같은 좋지않은 습관들도 나쁜줄 알면서도 헤어나지 못해 고생하는 모습들을 종종 봅니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재능이니 재력을 기르고, 학문을 탐닉하며, 건강을 지키려는 대다수 순기능의 배움들은 습관들기 어려운 듯합니다. 쉽게 놓아버려지거나 잊혀지게 됩니다. 

 

저는 게으름 피우다가 담배는 미처 배우지 못했지만 술은 오랜 기간을 주제넘게 해롱거릴만큼 마셔대곤 했습니다. 이제 중년을 넘어서며, 건강을 이유로 요즈음 끊어 보려고 하는 중이지만 관심이 전혀 아니가는 것만은 아닙니다. 어디 술만 그런가요? 고기며, 주제 넘게 기름진 음식들, 그리고 여자며, 놀자판들이 다 그러한 걸요.

아롱아롱 선망의 대상물로 그대로들 남아서 눈에 어른거리곤 합니다. 이를 두고서, 늙은이 주책(酒冊, 술집장부?) 맞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철 이른 과일을 비싸게 왜 벌써 사 먹느냐며, “아직, 딸기 철이 아닌걸, 아직, 참외.수박 철은 아닌걸, ……”하며, “제 철을 말하다가, 집에서 항상 퉁 맞곤 합니다. 괄호 열고, 찌질이 넝감태기 ……, 괄호 닫고.

 

좀 색다른 주제이지만, 이제는 내 나이가 공부할 때가 지났으니만큼 새로이 무엇을 배우기 시작하느냐는 생각으로 읽고 쓰며 배우기와는 철담을 쌓은 듯 멀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배우기에도 과일처럼 제 철을 따지면서 때가, 철이, 지났노라고 체념한 형국이지요.

 

나보다 늦은 나이임에도 미국 땅, 코쟁이 나라의 대학에서 지구환경이라는 쉽지 않을 듯한 학문의 배움을 시작하셨다는 대 선배님의 오늘 소식에 부끄러움으로 새삼스레 고개 숙여 집니다. 학문의 배움에는 끝이 없음이 옳은 일일까? “읽고 쓰며 배우기를 제철이 지났노라 판단하고, 흡연 습관처럼 작심하고 뚝딱 끊어 버린 내 생각이 정말 잘못된 것일까? 엉뚱한 생각을 해 봅니다.

 

    2009. 9. 2. (수)

    오갑록 (K L Oh)

 

 

□ 흡연과 폐암

 

                                                                                              “이.성주의 건강편지” 중에서, 일부발췌

최종현 SK그룹 회장은 1998년 별세했습니다. 최 회장은 업적에 비해 생애에 대해 덜 알려진 대표적 인물인 듯합니다. 최 회장은 수원 부자 최학배의 차남으로 미국 유학을 결심했지만 형 종건 씨가 선경직물을 인수하자 형을 돕기 위해 유학을 미룹니다. 그리고 선경직물이 궤도에 오르자 유학길에 올라 위스콘신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시카고 대에서 경제학 석사 과정을 마칩니다. 1962년 아버지가 별세하자 귀국해서 형을 도와 선경을 일으킵니다.

 

1973년 형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선경그룹의 경영을 맡아 석유 파동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성장을 이룹니다. 또 유공과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서 SK그룹의 성장 토대를 닦습니다. 많은 사람이 SK그룹이 최 회장의 사돈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특혜에 따라 이동통신업에 뛰어든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최 회장은 IT가 미래의 성장 동력이라고 믿고 1986년 미주 본부에 텔레커뮤니케이션 팀을 발족시키고 89년에는 현지법인 유크로닉스를 설립해서 미국의 앞선 기술을 습득하게 했습니다. 노태우 정부 시절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 뛰어들어 1등을 했지만 특혜 시비가 일자 포기했다가 김영삼 정부 시절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것입니다. 그는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하면서도 김영삼 대통령을 두 번이나 찾아가서 비상조치를 호소했습니다. 산소통을 메고 찾아가서 건의했지만 김 전 대통령은 “알았다”고만 했습니다. 그때 김 전 대통령이 최 회장의 말을 경청했다면….

 

최 회장은 평소 “돈을 버는 데만 신경 쓰면 장사꾼에 불과하고 이를 제대로 써야지 진짜 기업인”이라고 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애국적 기업인으로 극찬한 그도 형과 마찬가지로 폐암의 위력을 이기지는 못했습니다.  건강을 위해 단전호흡을 했으며 기수련에 관한 책을 펴내고 사원들에게 보급할 정도였지만 폐암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아마 가족력에다가 흡연이 원인이었을 겁니다. 최 회장 형제뿐 만이 아닙니다. 금호그룹의 박성용, 박성용 회장과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 수많은 재벌이 폐암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

금연의 중요성에 대해 늘 강조하는 저도 2년 동안 담배를 끊었다가 다시 담배를 입에 물었습니다. 술자리에서 한두 개비 피우기 시작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평소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속이 상하는 일이 생기거나 극도로 피곤할 때 찾곤 합니다.

 

올해 들어서도 ‘완전금연’에 몇 번 실패했습니다. 그 원인을 알았습니다.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자기 과신이 심한 사람은 금연에 실패하기 쉽다고 합니다. 자기합리화 때문이죠. 우리나라 호흡기학의 태두인 고 한용철 서울대명예교수도 “환자는 의사의 행동을 따라하지 말고 의사의 말을 따라해야 한다”고 말하며 담배를 즐기다가 결국 자신의 전공인 폐암으로 별세했습니다. 저도 그런 식으로 자기합리화를 했습니다. ……

 

□ 3 S

. Self-Efficacy(자기 효력)

금연의 필요성에 대해 되뇌어 ‘합리화’를 미리 차단한다. “나는 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 자기 암시를 통해 자기효력을 높인다. “오늘 한 개비 피우고 내일부터 끊자” “술자리에서 한두 개비는 괜찮아” 등의 유혹을 이긴다. 변명은 변명일 뿐이다. 금연을 지속할 때에는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웃으며 자신을 칭찬한다.

 

. Self-Cognition(자기 인식)

보통 의지가 약해 담배를 못 끊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체력이 약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매일 피로와 스트레스에 찌들어 살면 금연과 함께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당분간 술자리를 피하고 피치 못할 술자리에는 반드시 니코틴 패치를 붙이고 간다.

 

. Strategy(전략)

필요하다면 니코틴 패치, 금연약 등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담배를 10년 이상 피웠다면 서서히 끊는 것이 좋고 그렇지 않고 체력이 뒷받침된다면 ‘단연법’이 좋다.

 

□ 5 D

. Deep Breathing

   담배가 생각나면 깊이 숨을 쉰다. 복식호흡을 통해 스트레스를 푼다.

. Drinking Water

   자주 물 마시기. 여름에는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최고의 건강법.

   물은 담배 해독작용도 한다.

. Doing Something

   다른 일에 몰두하기. 1시간마다 팔굽혀펴기를 하는 것도 방법.

. Discussing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하기

. Delay

   담배가 생각날 때 100~200까지 헤아리기. 이때 담배를 끊은 이유를 생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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