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과 의문......眞/. 한 때의 생각

머무르고 싶던 순간들 (2)

오갑록 2008. 10. 22. 09:48

호젓한 ......

 

■ 머무르고 싶던 순간들 (2)

 

   후두둑 !

   왕방울 한두방울

   소슬바람 타고

   뿌려지는 빗소리

 

   입동을 갓 지난 초겨울 문턱

   이른 아침

   출근길 공원가에

   뒹굴던 낙엽

 

   새천년 신세기의 첫 가을

   깊었던

   그 가을 타던 단풍

   어느새

   갈색되어 뒹구누나

 

   골 깊던 가을녘

   조그마한 구석 차지하고

   따스한 기억

   글에 실어  남기고파

 

   헤매이던 사이버의 한 공간도

   뒹구는 낙엽과 함께

   어디론가

   흔적없이 날라가고

   사라질것만 같아

 

   뺨가를 두드리는

   한두방울 빗방울에

   몸속 저 깊은 곳에도

   한기가 스치었네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남기고 싶었던 순간들

   깊은 골

   깊은 가을

   타는 단풍과 함께

 

   도도하게 흐르는 대하처럼

   담담하게 흘러만 가는

   거실 벽걸이 시계

   빠알간 초침의 흐르름이

   새로와만 보이던

   중년의 한 순간

 

   자랑할 것도, 남길 것도

   없는

   한적한 한 순간을

   기억에 남기고파

 

   혼자만이 따스하게

   감싸고

   머--언 훗날

   되돌아 보고 싶었던

   작은 바램을......

 

   이 곳에 남기누나

 

   앙가슴 깃털의 따스한

   사이버 보금자리

   (the bosom like nest in the Cybernetics world !)

 

   그리곤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진

   그 어느분

   미지의 세계로

   정성스레 고이 담아 봅니다

 

   가냘프고도 감미로운

   경상도 억양의

   마음씨 고운 한 아낙의

   따스함이 그 공간을

   그윽하게 채울 수만 있다면

   더 할 나위 없을 테고

 

   온기가 넘쳐 ......

   평온함이

   향기, 이해, 사랑, 겸손, 정직, 여운

   온갖 고운말에

   범벅되는

   가상의 공간

 

   후두둑 !

   왕방울 한두방울

   소슬바람 타고

   뿌려지는 빗소리에

   출근길 뒹굴던

   빛 바랜 낙엽처럼

   사라지면 어쩌나 !

 

   머무르고 싶었던 그 순간들

 

   새천년 첫겨울의 문턱은

   조바심에 떨면서

   그렇게 찾아 오려나

 

     2000.11.10.(금)  am 11:50

     t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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