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과 의문......眞/. 한 때의 생각

극점

오갑록 2013. 5. 23. 13:48

뾰족한 ......

■  극 점 (極点)

 

 

      첨단을 가르는 꼭지점, 그 극점은 여러 가지의 부류를 떠 올려 볼 수 있다. 물질 세계에서는 북극 남극 대륙의 끝을 두고 극 지점이라 하고, 큰 산의 정상, 피라미드, 고층 건물, 성당 종탑 따위에서도 꼭대기 뾰족탑을 그리며 꼭지점을 연상하기도 한다.

 

수학, 기하학, 통계학에서 배웠던 꼭지점은 일상생활 보다는 전문분야에서 흔히 사용하게 된다. 공학이나 의학 분야도 흔한 일이지만 경제, 경영에서 우리에게 더 익숙한 자료들이 많다. 경기지표 경제지표 따위도 있지만, 주식에 관심 두는 사람이라면 주가나 주가지수와 관련한 여러 모형의 그래프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극점을 눈 여겨 보게 된다. 매도.매입 시점을 잡으려 할 때 더욱 그러할 것이다.

 

선남선녀의 사귐에서는 결혼에 골인하는 시점이 극점이라고 표현 한다면, 성생활의 극점은 오르가슴 순간이라고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우리네들 인간 삶에서의 극점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각자의 삶에서 지향하는 목표를 완성하거나 달성하는 시점이라고 말하는 부류도 있을 터이다.

 

누군가는 혈기 왕성한 젊음의 한 때를 말할 수 있고, 누군가는 출세하여 그 입지가 높았던 시점을 떠 올릴 수 있다. 누군가는 인삼 팔아 쌀 포대 자루에 돈다발 나르던 때를, 누군가는 치달은 인기로 극성 팬이 줄줄 따르던 때를, 누군가는 국민 앞, 대중 앞, 졸개들 앞, 연단에 올라 핏대 올려 연설하던 때를, 누군가는 연구실 바이러스 배양 틀의 항생제 투여실험에 성공하던 순간을 떠 올릴 수도 있을 터이다.

누구는 슛 한 골 넣던 순간이 될 수도, 누구는 고대의 유골 한 점 파 놓던 순간을 상정 할 수 있음을 생각하면, 우리네들 각자 삶의 꼭지점은 다양한 듯하여 보인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그 것을 꼭지점이랄 수 있겠지만, 타인의 눈으로 평한다면 삶의 꼭지점은 역시 죽음이라고 말 할 수 있을 듯 하다.

 

무수히 많은 꼭지점의 연속은 결국 직선이나 평면으로 수렴되듯, 머나먼 눈으로 무심코 바라보는 무수한 타인의 죽음들은 평정의 일면으로 밖에 보이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마치 가을 들녘에 노랗게 물들며 스러져 가는 들풀의 생명이 다함을 자연스레 바라보듯 하는 정도임을 부인하지 못한다.

 

결국 각기 자신에게는 극점이었다고 하겠지만, 자연의 현상으로서는 그 어느 극점일지라도 자연 속의 한 현상에 불과함을 인식하게 된다. 요철로 연속된 계곡과 정상의 모든 현상들이 자연에 귀속되는 것이다.

 

물질 세계도, 정신 세계도 다름은 없으리라는 추정을 하여 본다. 기쁨과 슬픔, 흥분과 실망, 사랑과 노여움 …… 하루에도 몇 순간을 우리의 감정은 춤을 추듯 너울거리며 높고 낮은 극점을 오가기도 하지만, 세월 가면 언제 그러하였느냐는 듯 평상심에 젖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세상의 이치가 극점이 모여 현상을 이루고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허황되고 막연한 이야기를 벗어나서, 내 주변에 일어나는 실질적인 상황을 그 예로서 들춰내며 생각하여 보기로 하자.

 

내가 지금 나 다니는 회사는 아주 작은 중소기업이다. 매출이나 설비 규모가 작은 만큼, 인원도 거의 가족단위 수준이다. 몇몇 소수 외부인원이 있기는 하지만, 나 같은 늙다리와 외국인, 그리고 장애인은 아니지만 어딘지 좀 어둔하여 보이는 직원이 전부다. 회사를 운영하며 너무 비용절감 측면만을 극적으로 강조하며 싸구려 인력에 치우쳐서 경영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하여 보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모자라거나 도움이 필요한 자들과 더불어 생활하려는 덕을 베푸는 경영행태가 아닐까 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어제는 그 어둔하고 순진해 보이는 직원 모습이 눈에 새롭다. 직원들이 블랙 칸이라고 부르는 건장하고 멋진 검정 진돗개를 공장 구내에 기르는데, 그 자가 각목을 불끈 쥐고 때릴 듯한 기세로 고함지르며 욱하고 달려들곤 하며 진돗개를 닦달하고 있었다. 나를 쳐다보더니 히죽 웃으며 개 다스리기를 계속한다.

 

자기 비용으로 토끼 한 쌍을 구입하여 공장 한편에 놓고 잡풀이며 먹이며 열심으로 기른다. 관리 미숙으로 기르는 데는 실패했지만, 새끼도 몇 배를 낳았다. 몇 일 후면 또 새끼 낳는다고 지금도 자랑이 크다. 그는 개나 새나, 움직이는 동물만 보면 해코지가 심하다. 돌멩이 던지고 막대기를 휘두르기 일쑤다.

 

관심을 갖는 만큼 눈높이를 그에 맞추고 함께하는 것이다. 관심이 있기에 쫓고 때리고 다독이는 것이다. 자신과 동물이 함께 하는 것이다. 그만큼 순진한 것이다. 그가 나 보다는 자연에 더 가까운 때문이리라.

 

큰 배움으로 아는 것 많고, 큰 벌이로 가진 것 많다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 나의 눈 앞에 활동하던 저기의 어둔한 직원친구와 극점의 아래 위가 다름에 불과 할 것이다. 비록, 아래 방향의 극점을 찍는 듯 생활하기는 하지만 지극히 자연스럽다고, 지극히 순진하여 보인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어려운 환경이지만 그 누구 못지않게 행복하리라는 부러움도 넌지시 던져보고 싶기도 했다.

 

같은 날 오후시간에 인터넷을 들러 보니, 위와는 또 다른 극점을 찍는 기사가 떠다닌다. 한 때 모시던, 기업 회장님의 이름이 오른 것이다. 굴지의 국내 그룹 총수로서, 한 때 경제4단체 중 한 곳의 수장을 지내시기도 하신, 이제 7순을 넘기신 유명한 기업인이시다.

 

한 인터넷 언론이 한국인 24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두었다고 공표했는데, 같은 시점에 그 내외분의 실명이 발표된 것이다 떠도는 글로는 규모가 큰 CJ 총수의 경우 감춘 액수가 1조원 대라는 말까지 흘러 다닌다. 명예나, 자산의 꼭지점 크기를 숫자로 환산한 것과도 같다는 느낌을 순간적으로 받았다.

 

개개인의 삶에서 극점이 각기 다르다고는 쉽게 말하지만, 보잘것없는 늙다리나 어리버리한 조무래기 직장인의 아래를 찍는 극점에 비하면 전혀 다른 세상을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별처럼 먼 곳에서 반짝이는 생각으로만 받아들여 진다.

 

그것이 제아무리 높고 크다고 해도, 그래도 역시 자연을 벗어날 수 없는 자연현상 가운데의 한 극점에 지나지 않음을 새겨보며, 무엇인지 설명하기 어려운 서운한 감정을 삭여보고 싶었다.

 

어둔해 뵈던 우리직원의 아래 극점과, 실로 수를 혜량하기도 어려운 회장님 금융자산의 위 극점, 서로 다를 바가 무엇이냐며, 푸념 섞인 비교를 잠시 헤아려 본다. 먹고 싸고 잠시 만에 죽는 것으로서 생명을 마감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망각한 채, 한 없이 키우기만 하려는 인간의 무절제 된 욕망의 단면을 다시 한번 그려보게 된다.

 

그것이 제아무리 높고 크다 해도, 인간 삶에서 직선과 평면을 이루는 한 꼭지점에 불과함을 다시 한번 되뇌어 본다.

 

2013.5.23.()

오갑록

 

 

□  조세 피난처

                                                    

                                                                                                          (인터넷 글 중에서 인용)

조세피난처의 핵심은 낮은 세율과 비밀주의다. 소득세와 법인세를 물리지 않거나 아주 낮은 세율로 과세하고 이런 혜택을 받은 이들이 누구인지 절대로 밝히지 않는다.

 

   . 조세천국 (Tax Paradise)   - 조세를 부과하지 않는 국가 (바하마, 버뮤다, 케이맨 제도 등)

   . 조세 피난처 (Tax Shelter) - 극히 낮은 세율을 부과하는 국가 (홍콩, 파나마, 라이베리아 등)

   . 조세 휴양지 (Tax Resort)  - 비과세는 아니지만 특정 기업이나 사업활동에 세금 상 특혜를 주는 지역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위스 등)

 

역외 탈세는 대부분 개인이 아닌 기업을 통해 이뤄진다. 철저하게 금융 비밀주의를 보장하는 조세피난처에 특수목적법인(SPC) 등을 세운 뒤 자금을 반출시켜 세금과 금융규제를 효율적으로 피하기 위해서다.

 

한 인터넷 언론은 한국인 24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2013.5.22). OECD2009년 주요 20개국(G20)의 금융정상회의에 맞춰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조세피난처에 숨겨진 자산은 최소 17천억달러에서 최대 115천억달러에 이른다.

 

영국의 조세 피난처 반대운동 단체인 조세정의 네트워크(taxjustice.net)의 보고서(2012.7.23.) 에 따르면 지난 1970년대부터 2010년까지 한국에서 해외 조세 피난처로 이전된 자산이 총 7,790억달러(88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11,890억달러), 러시아(7,980억달러)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많은 것이다. 한국 다음으로는 브라질(5,200억달러), 쿠웨이트(4,960억달러) 등이 순위에 올랐다

 

OECD2000년 파나마, 모나코, 리히텐슈타인 등 35개 국을 교역 및 투자위험 지역인 '비협조적 조세피난처' 명단에 올려 탈세와의 전쟁에 나섰다. 2009년에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케이맨 제도, 제도 등 42개 국을 명단에 포함시켰다.

 

최근에는 국제탐사언론인협회(ICIJ)가 버진아일랜드에 금융계좌를 보유한 전 세계 유명인과 페이퍼컴퍼니의 명단을 공개하며 각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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