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과 의문......眞/. 한 때의 생각

어디에 가치를 두시는지요?

오갑록 2015. 10. 23. 21:42

보람된 ......

 

■ 그런데 당신은,

   세상을 바라보며,

   무엇에 / 어디에 가치를 두시는지요?

 

 

가을되어 풀섶 위를 나뒹구는 나뭇잎을 바라보면서 무심하다고 스스로를 자책할 때가 있습니다.

바람결에 날리는 형형색색의 자태에 아름다움을 새삼스레 느끼는 순간이 그러하겠지요?

다이아몬드 원석을 세공 하여 1캐럿짜리 보석으로 완성시키는 데는, 숙련된 기술자가 하루 8시간씩 사흘간을 꼬박 연마 작업을 해야만 된다고 합니다. 어느 방송 인터뷰에서, 그 기술자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보석을 다루는 세공작업이야 말로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라면서, 자기는 그 일에 자긍심을 갖는다고 자랑스레 답했습니다.

 

***

그렇다면, 쓰레기 치우고 똥 치우는 일은 과연 더럽고 천박하며 가치 없는 일일까?

악취 나는 입을 벌려가며 썩은 이빨 치료하는 일이며, 썩어가거나 부러진 곳,

열나고 아픈 곳만 매일 다뤄야 하는 의사들의 일은 가치 없는 일들일까?

병들고 연약하고 늙어 가는 이들과 함께해야 하는 고달픈 일인데,

그들이 하는 일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가치기준은 어떠할까?

세분화된 의료업계인 만큼, 인체 한 개를 놓고도 중요하다고 여기는 제 각각의 부위는

전문 분야별로 갈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장기, 출산.섭생.배설.마취, 세포.신경.피부.골격.혈액, 세균.해충, 의약.의료기구 ……

누구나 자기 담당 분야를 중요하게 여기고 관심을 더 갖게 되며,

자기 일의 가치를 더 주장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들에 대한 가치가 그러할 것이다.

전자.중성자.쿼크.페르미온 따위의 양자물리학을 다루는 극 미세 학문분야나, 옹스트롱. 미크론 단위의 원자.분자.세균을 다루는 분야가 작은 것들이라면, 달과 별, 우주를 바라보는 수십억 광년의 크기를 헤아리려 하는 큰 일들도 상정하여 볼 수 있을 것이다. 작다고 가치 없고 하찮은 것도 아니고, 크다고 그만큼 크고 가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작은 것을 바라보는 눈에서나, 더 큰 것들을 바라보는 눈에서도 그들의 가치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생각하는 만큼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들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는 세균 한 마리를 놓고 씨름하고, 누군가는 수십억 광년 거리의 별을 두고 씨름한다.

누군가는 동양란 작은 잎새 한 개에 필이 꽂혀 눈을 못 떼는가 하면,

누군가는 숨 넘어가는 아름들이 고목나무 부여잡고 씨름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들풀 한 포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누군가는 숲을, 누군가는 산을,

누군가는 능선을, 누군가는 지역을, 국가를, 대륙을 지구를, 우주를 걱정한다.

누군가는 육체를 다루지만, 누군가는 신경과 정신을, 누군가는 영혼을 걱정하고

각기 서로 다른 가치를 두며 이 세상을 바라보기도 할 것이다.

누군가는 풀과 나무 식생에 온 가치를 다하고,

누군가는 나무의 형상과 재질 용도에,

누군가는 나뭇결과 나이테 무늬 따위의 가공 미를 볼 것이다.

누군가는 진선미를 배우자 덕목으로 우선하겠지만,

누군가는 부.명성.가문 따위를 우선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피부며 살결을 미모의 우선으로 꼽겠지만,

누군가는 이목구비. 각선미며 머릿결 까지 챙길 수도 있다.

누군가는 시 쓰고, 소설 쓰는 문학도를 우아하고 고상하며 가치 있는 일이라고 여기겠지만,

누군가는 타고난 미모에 매력적인 연기를 뽐내는 연예 활동이 더 가치 있다고도 여길 것이다.

그러나, 거짓으로 쓰고, 거짓으로 울고, 웃고, 좋아라 하는

그들의 가식적인 일상을 부끄러이 여기는 이가 없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누군가는 노래하고, 춤추고, 그리며, 겨루고, 힘쓰는 예체능의 일상에 가치를 담을 것이며

누군가는 생각과 사상, 학문과 성찰, 정치나 사람 다루는 일에 가치를 담을 것이다.

누군가는 믿음과 신앙을 향한 일이 더 고귀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치는 부동산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가치는 금은 보화나 돈 줄에만 매달린 것도 아니며,

가치는 명예나 영광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가치는 씨 뿌리고 과실 거두는 일에만 맺는 것도 아니고,

가치는 고기잡고 사냥하는 데서만 잡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가치가 먹고 마시며 웃고 즐기는 데만 있을까?

산을 오르고, 공 치고, 뜀박질이며 주색잡기에 흐느적거리는데

묻어 있다고 만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어차피,

내려 와야만 할 산이요, 한 자리에 멎게 될 공이며, 뛰던 짓은 멈추게 되고,

먹고 싸고, 끼고 빼고 하는 음양의 이치도 가치와는 거리가 먼 행태일지도 모른다.

배부르고 따스하며 편안하게

자신과 후손이 자라 날 수 있는 세상을 향한 목표가 가치 있는 일일까?

다툼에서 이긴다고 가치가 있겠는가?

남보다 앞선다고 가치가 있겠는가?

빼앗고, 죽여가며 이긴다 한들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어차피,

상대방도 동시대를 걸어가는 생명이 아니겠는가?

자신이나 가족을 향한 희생.봉사.사랑처럼,

이웃을 향한 것까지도 그러할 때,

세상의 일들이 고매하고 가치 있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이웃을 향하여 희생하고, 봉사하고, 사랑 한다면,

줄 것은 있을지언정, 다툴 것도, 빼앗길 것도 없게 되지 아니하겠는가?

그러한 마음 가짐으로,

스스로를 항상 부끄러워하는 마음도 가치 있는 것은 아닐까?

가치는 스스로가 매겨 둔 자리에 있을 뿐이며

과거나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속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기쁨 속에만 있는 것도 아니며,

영광과 보람 속에만 깃든 것도 아닐 것이다.

놀람과 슬픔, 실망과 분노, 걱정과 격정, 고난 속에서도

현재라는 가치는 깃든 것이며

나에게 이로운 것뿐만 아니라,

남에게 해가 되는 것까지도

지금이라는 가치는 자신에게 있으리라고 생각하여 본다

가 바라보는 가치와가 느끼는 가치가 어찌 서로 같을 수 있겠는가?

지나간 그 때 느꼈던 가치와

지금 생각하는 가치가 다를 수 있음도 이상할 리 없다.

지금은 가치 있는 일에 틀림없다고 여기지만,

세월이 한참 흐른 다음 돌아볼 때도 같은 장담을 할 수 있겠는가?

빼앗은 자와 빼앗긴 자가 느끼는 가치가 서로 다르며,

승자와 패자, 높은 자와 낮은 자, 가진 자와 없는 자,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는

같은 사안을 두고서도, 서로 다른 가치를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음과 양의 가치는 크기와 모양이 서로 다르고,

어느 것이 더욱 가치 있노라고 비교할 수도 없는 것과 같다.

남녀의 존재 가치를 두고, 서로 같다고 누가 쉽게 단언할 수 있겠는가?

우리들 삶에서 진선미를 향한 가치란,

그리 멀리 있는 것도 아니요, 가까운 곳에 머물며,

그리 크고 위대한 것도 아니라, 사소한 일 일지라도 묻어 있으며,

그리 오래 가지도 못하여, 수시로 챙기고 느껴야만 보일 것이고,

영원하다거나, 머무를 줄 모르는 것이기에,

누구나가 우연한 기회에 경험 가능한 선물이지만,

어느 누구의 전유물이 될 수도 없는 것은 아닐까?

그렇기에,

너와 나 각각은,

음양의 격차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평등한 경험의 기회를 누릴 수 있다는 특징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남녀(男女), 노소(老少), 빈부(貧富), 미추(美醜), 학식(學識), ……

참된 진리, 참된 선함, 참된 아름다움, “진선미(眞善美)”의 본질이 그러하다고 보고 싶다.

돈에, 명예에, 영광에, 모든 가치를 두고 보는 세상 안목을

제대로 된 것이라고 여기고 싶지는 않다.

열심으로는 하되, 때로는 멈출 줄도, 되돌아 볼 줄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싶다.

자신의 정도, “지 꼬라지도거울에 비춰 볼 줄 아는 안목도 그르지는 않다고 보인다.

나이와, 지위와, 사회의 정도에 맞춰가며, 자기의 분수에 맞게,

적당하게 챙기는 것도 미덕이자 바른 가치관일 것이라고 믿고 싶다.

늙으면, 그만 죽을 각오도 해야 하고,

벌었으면, 그만 쓸 줄도 알아야 하고,

올랐으면 그만 내려 갈 줄도 알아야 하고

알았으면 그만 알릴 줄도 알아야 하고,

잘한다 싶으면 그만 가르칠 줄도 알아야 하고,

곱다 싶으면 그만 다듬을 줄도 알아야 하고

세다 싶으면 그만 쉴 줄도 알아야 할 것이다.

어디까지가 장수하는 나이인지,

끝 모르는 우리 인간의 연명 본능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

비아그라 까지 먹어가며 성욕을 부채질 한다거나

중소상인 까지 등쳐가며 축재에 눈이 먼 일부 재벌의 작태나

잘난 얼굴 더 손대다가 괴물처럼 되어버린 어느 미인의 뒷 이야기나

모두가 가치의 기준 없이 끝도 분수도 모르는

욕심에서 오는 씁쓸한 이야기인지 모른다.

더욱 길게, 높게, 크게, 많게, 세게 하려고,

자기 분에 넘치는 욕심을 갖는다면,

그것이 세상 이치에 관한 올바른 가치관이라고는 여기고 싶지 않다.

그런데 당신은,

세상을 바라보며,

무엇에 / 어디에 가치를 두시는지요?

2015. 10. 22. ()

오갑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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