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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력과 마찰

오갑록 2008. 3. 27. 16:57

매끈한 ......

 

■ 압력과 마찰

 

   일상의 사회생활에서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막는 힘을 쓰거나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게 하는 힘을 쓰는 경우, 압력 행사를 한다고 말 한다.

 

그러한 압력행사의 과정에서 서로 마찰이 생긴다고 하는데, 이 때 마찰은 서로 간 압력에 대응하여 반대의 힘을 쓰는 일련의 과정으로 해석 할 수 있다. 힘인 압력이나, 일인 마찰 과정에서 힘을 쓰려면 에너지가 소모 된다. 그 에너지 공급은 먹고 마셔서 스스로 만들 수 도 있고, 학식과 지식의 축적에서 나올 수도 있으며, 축적된 재력을 힘으로 낼 수도 있고, 부모형제 친인척 동향인 또는 종교나 단체 등 함께하는 조직원들의 힘을 빌릴 수도 있다. 근육에서 나오는 힘이나, 지식에서 나오는 힘, 경륜이나 사회적 배경에서 나오는 힘, 자금력을 근간으로 하여 나오는 힘이 있고, 때에 따라서는 얼굴이나 외모를 바탕으로 유용한 힘을 발하는 경우도 있다. 고운 소리, 높은 목소리, 글 재간이나, 날렵한 몸 재간 만으로도 자기주장을 확실하게 펴는 사람이 잇는가 하면, 쌓아 놓은 믿음과 신용 그리고 덕목으로 힘을 발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물리학에서의 압력은 단순하다. 일정한 단위면적 당 수직으로 작용하는 힘으로 정의 된다. 기체나 액체와 같은 유체나 고체가 받는 압력 특성은 일과 마찰 등으로 나타나게 된다. 압력은 체적, 부피, 온도, , , 고체의 마찰특성 같은 단위요소에 의해 물리적 함수로 표시되며, 기계 화학 등에서 물리학적 거동의 기본요소 중 한가지이다.

         P = F / A (N/m2, Kg.m/S2/m2)

 

그리고, 대기 압력 또는 지중 압력의 크기와 세기에 따라 기후변화니 자연재해니 하는 원인이 되어 우리의 삶을 뒤바꾸는 상황들도 가까이에서 많이 경험하곤 한다.

 

쓰나미가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개의 판으로 구성된 지구의 지각이 판들의 경계선에서 판의 침강으로 인하여 지진이 발생하면서 생긴다고 한다. 2004년12월26 서쪽 수마트라섬에서 발생한 쓰나미(tsunami)는 수마트라 해저에서 발생한 진도 9급 이상의 지진에 의한 파동으로 발생되었다. 지각의 판이 누르는 압력으로 인하여 밀려 온 바닷물은 인도네시아 22 만 명, 스리랑카 39백명, 인도 만7 백 명을 비롯한 타일랜드 수말리아 등 인근 12개국에 걸쳐 총 27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기록하고 말았다.

 

대기압은 대기중의 공기(기체)가 누르는 힘으로서, 평균 해수면에서의 기압은 760Hg (=  14.7 pound/in2(PSI), 1,013.25×103dyne/, 1,013.25mb) 이다. 지표면에서 상공으로 오를수록 기압은 매 100m 11.7mb의 비율로 감소하며, 270㎞ 고도에서 압력은 10-6mb로 이는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대 진공상태의 압력과 유사하다. 대기는 평균기압에 조금만 못 미쳐도 야단이 난다. (최대 진공상태가 0 mb, 또는 음수인 마이너스로 된다면 그 의미는 무엇일까?...)

 

'태풍'(typhoon)은 풍속이 32㎧ 이상이고 중심기압 1,000 mb 이하인 열대저기압으로서 필리핀 근해에서 발생하여 동부 아시아로 이동하며. '사이클론'(cyclone)은 인도양에서 발생하여 벵골 만에 상륙한다. 카리브 해에서 발생하여 멕시코 만으로 이동하는 것은 '허리케인'(hurricane),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 지역에 피해를 주는 것은 '윌리윌리'(willy-willy) 라고 한다.

 

관측된 태풍 눈의 최저 기압은 870mb, 1979 10월 괌 해역에서 일어났다. 37~56km/h의 속도로 순간적 또는 2~3분 동안 지속되는 돌풍이 불규칙적으로 부는 강풍대를 태풍의 벽이라 하는데 이는 강수대와 관련이 있다. 태풍 사라호는 1959 9 11에 사이판 섬의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14호 태풍. 중심 최저기압이 905mb, 중심 최대풍속이 85m/s로 우리나라 중남부 지방에 많은 피해를 주었다.

 

대기권 밖의 진공 상황이나 태풍 등을 생각하면, 어떤 의미로는 지구상의 생물이란 물리적으로 보면 미미한 압력의 변화에도 엄청난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는 연약한 존재에 불과하다. 기압 1,013 mb 1,000 mb의 차이가 태풍이냐 아니냐를 가르고, 대기압과 대기권 밖 진공 차이란 질량이 1kg인 자유로운 물체에 ㎠당 1/s2의 가속도를 주는 힘(1000 dyne)”으로 압력이 미치느냐 아니냐인 1,013 mb 차이에 불과하다.

 

압력과 관계되는 마찰력은 정지마찰력 미끄럼마찰력 구름마찰력으로 구분 하는데, 고체인 물체가 다른 고체 위를 미끄러지거나 구를 때 이를 방해하는 힘이다. 미끄럼 마찰력이 구름 마찰력 보다  통상100~1000배 큰 힘이 쓰이기 때문에 짐을 나르는 데에 바퀴를 이용하는 것이다.

 

압력이나 마찰의 물리현상은, 우리 인체에서도 다양한 외부 현상들을 지각하게 하거나 특정 역할을 하게 한다. 피부감각, 청각, 성감 등의 지각활동은 감각기관에 압력을 통하여 전달되고, 씹고 삼키는 데도 인체 밖의 대기압과 목의 근육이 쓰는 힘 또는 인체 내부 압력 등이 상호작용으로 이루어 질 것이다.

 

소화하고 배설하는데도 각종 근육의 힘에 의한 압력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압력이 행사될 것이고, 각종 장기 별 압력 균형을 합리적 기준에 의하여 챙기려면 그 또한 아주 복잡한 압력의 메커니즘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체내 압력의 균형과 조정에도 깊은 경이로움이 숨어 있을 듯하다. 음식이 변으로 나올 때까지 흐르고, 오줌, , 영양분이나, 혈액, 호르몬, 신경계 등이 수준을 유지하며 흐르기 위해서는 압력의 행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의학에서의 전문분야별 기능들도 이러한 압력이라는 관점이 중요한 관리요소가 된다고 본다.  그러나 압력의 크기나 구조는 분야마다 특성이 있다. 무릎 관절이나 척추 디스크 연골 같은 부위의 압력을 다루는 외과, 혈관 등 각종 순환계의 압력을 다루는 내과, 치과도 치아의 마찰과 마모가 압력과 무관하지는 아니하며 ......, 어느 의료분야나 압력은 중요 관리 항목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안과에서도 안압 유지가 시력 유지에 중요한 과제가 되기도 한다. 적정 안압인 15~25㎜Hg 수준 보다 높으면 과압으로 인하여 시신경 세포가 죽게되고 시력장애나 녹내장 같은 위험이 올 수도 있다고 한다. 또, 주변에 흔한 예로 고혈압이니 저혈압이니 하는 혈압 질환이 있다. 혈압 측정은 측정기기의 발달로 지금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그래서 혈압은 몸에 관여하는 압력 현상 가운데 결과 데이터를 비교적 쉽게 볼 수 있고 중풍, 뇌졸증 처럼 혈압으로 인한 병이 무서운줄도 잘 알만큼 흔한 질환이다. 혈압이란 혈액이 혈관벽에 가하는 힘이라고 한다. 정상상태에서는 심장이 박동하면 혈액이 혈관벽을 따라 혈관벽에 대해 규칙적인 압력을 가하는데, 혈관은 수축하거나 이완하는 유연성이 있어서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건강한 성인의 심장 수축기 및 이완기의 혈압은 보통 120/80Hg 수준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혈관 유연성이 줄거나 혈관 주변 근육이 혈관을 수축하게 한다면, 모세혈관까지 같은 양의 혈액을 보내기 위해 심장이 더 세게 펌프질을 해야 하고 이에 따라 혈압은 상승하게 된다. 이렇게 혈압이 오르면 간·신장·뇌와 같은 기관의 소동맥(모세혈관으로 이어지는 동맥의 마지막 가지)에 손상이 생길 수 있고, 과부하로 인하여 심장이 약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원인불명의 본태성 고혈압과, 특정 질환의 원인으로 인한 2차성 고혈압으로 나뉘는데, 2차성은 신장질환, 부신피질 문제, 종양에 의한 호르몬 과다, 대동맥 축착, 임신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발생한다고 한다. 대부분( 90%)이 본태성 고혈압이며, 가족력과 비만, 과다한 염분섭취, 흡연, 감정 또는 육체적인 긴장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원인질병 치료도 필요 하지만 심할 경우는 혈관 확장으로 혈압을 낮추는 혈관확장제 사용 같은 다양한 치료방법들이 응용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삶은 어둠 속 알지 못하는 험한 길을 더듬거리며 조심스레 걷는 형국이다. 항상 평온하고 안정된 속에서 생을 마감하는 행복을 아무나 누리는 것은 아닌 성 싶다. 먹고 마시고 운동하는데 잘못이 있어 몸이 상하는 경우도 있거니와, 바깥 세상으로부터 오는 마음의 충격을 원하는 대로 피하지 못하여 그러한 외부의 압력이 스스로의 몸을 상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겪는다. 의학적 물리적으로 몸을 제 아무리 잘 다스린다고 하여도 밖에서 밀려 드는 힘을 감내하지 못하고 쓰러지는 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그 충격은 과도한 욕심이 화근인 경우가 많다. 오래 전, 가족이 경험했던 씁쓸한 기억 한가지를 예로 떠 올려 본다.

 

1973 10월 이스라엘과 아랍권과의 중동전쟁을 발단으로 1차 오일쇼크가 발생했다. 이 지역 산유국(OPEC)은 원유의 가격을 배럴당 17% 인상과 함께 이스라엘이 아랍 점령지역에서 철수할 때까지 생산량을 매달 5%씩 감산한다는 내용을 공표하여 세계의 에너지 위기를 야기시켰다. 배럴당 5.1달러였던 원유가는 5개월만인 74 1, 11.65 달러로 100% 이상 인상되어 오일쇼크의 절정을 맞게 된다. 우리나라도 이의 영향으로 73 ~74년까지 도매물가 상승율이 년차별로 19.3%. 27.4%, 34.6%로 치솟았다. 중동전으로 인한 이러한 물가고는 저소득 계층의 서민생활을 매우 고달프게 하였다. 75 4월 월남 패망을 전후한 참전국으로서의 상처 받은 마음과 함께 어수선하고 어렵게 느껴지던 당시의 사회상을 대학 졸업을 앞둔 젊은이의 기억에서 쉽사리 떨칠 수가 없다.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는 물가를 피부로 느끼던 때이다. 그 틈바구니에서도 부친이 수입 오파를 냈던 물품인 종이는 경기침체로 내수가 중단되는 바람에 가격이 폭락하여 파산을 피할 수 없었고, 이로 인한 감정의 외압에 눌려 부친은 나약한 마음에 고혈압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시대적인 격랑의 틈새에서 한 개인의 삶에 모르는 사이 압력이 가해진 형국이었다. 과도한 욕심을 멀리하고 능력이 닿는 한도의 자금으로 영업을 하였더라면 일부 손해를 보고 끝 날 수 있었지만, 능력이 넘는 과도한 부채를 끌어들여 수입한 결과는 참담했다. 경기침체와 수요급감으로 이어져서 판매가 중단되니 사람도 함께 망가졌던 것이다. 이것도 외압의 한 형태라는 생각이 든다.

 

금년 3월 중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1달러를 갱신했다는 소식이지만, 1차 오일쇼크 당시의 암울하던 그러한 상황만큼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는 것은 내가 처한 상대적인 입지가 변했기 때문인 듯하다. 그 입지변화라 함은 우리사회의 현황과 함께, 개인적인 연령 정도나 앞으로의 희망사항 같은 마음의 자세도 많이 달라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달,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민노당 여야 모두 계파간 마찰로 인한 파열음이 심하다. 계파간 압력 차에 따라서 보따리를 싸는 듯하다가도 되돌아 서기 일쑤고 출마에서 탈락한 자는 무소속으로 또는 연대해서 다른 색 띠를 두르고 여기저기 튀어 나오는 모습이 오락실 두더지 튀는 모습들을 연상케 한다. 훌륭했던, 방귀 꽤나 꾸던 거물 정치인도 공천 탈락에 눈물 훔치며 기자회견 자청하는 모습들도 심심치 아니하게 보이곤 한다. 정치만 그러한 모습이리라고 폄하 하려는 것은 아니다. 정치판 모양새가 1,013 mb 대기압 속에서 유한한 우리 삶의 모습 한 단면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속에서 갠 날과 함께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태풍도 온다. 그러한 기복 있는 모양새가 정치이자 우리 삶의 한정된 모습은 아닐까? 내일이면 잊힐 그냥 작은 일렁임, 작은 실바람에 불과하다. 아니, 오히려 흐르고 있다거나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다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

 

270km 상공의 광활한 우주는 0 mb 에 근접하는 진공 상태임을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하며 오늘을 나름대로 제각기 열심히 살아 가는 것이 인간들이다. 나처럼 먼 기억 속에서 기껏해야 사라호의 최저 중심기압 905mb 만 엄청났다고 기억하며 살고 있다. 가족 중에 고혈압으로 병을 경험한 사람은 그 무서움을 알지만 120/80Hg 에서 과부족의 압력 차이가 얼마나 보잘것없는 작은 물리적 수치에 불과한지 고심해 보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종교를 신봉하는 신자들의 모습을 연상하노라면, 처한 각종 고민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여 몸부림 치는 모습들로서 떠 올리게 된다. 그 것이 미래에 관한 득세의 염원을 담은 압력이건, 현세에서의 잘잘못에 대한 뉘우침에서 오는 압력이건 감당하는 신자의 입장에서는 밀려 드는 압력이 쓰나미의 거센 해일과 다름 없을 것이리라 짐작한다. 사업의 실패도, 실직의 아픔도, 사랑하는 이를 멀리하는 이의 섭함도, 크고 작은 주변의 행복과 불행이란…… 그 압력 자체만을 본다면 크겠지만 더 멀리 더 크게 보면 조화로음을 위한 작은 기복일 뿐, 그 자체가 삶의 전부인 것은 아님을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알게 되곤 한다.

 

   우리 대다수는 스스로의 존재 가치에 대해 고심 해볼 여유로움이 없다. 고민해 보아야 돈도 안되고, 명예롭지도 아니한 가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 속으로 밀려 오는 압력이 있다면, 정신적으로 바위덩이 같은 커다란 응어리가 짓 누르는 압박을 느낀다면 ......, 그 압력이란 얼마나 하잘것 없고 의미 없는가를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생각하여 보며, 한 숨 돌려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는 아니 할까?

 

2008.3.27.

K L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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