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과 의문......眞/. 한 때의 생각

오갑록 2007. 6. 21. 22:33

 성공 ......

 

■ 알

 

       도형(圖形)에서 입체는 점(点)부터 시작된다.

   한 개의 점에서 시작하여 선(線)이 되고

   선이 모여 면(面)면을 이루며

   면이 쌓여 입체를 이룬다.

 

   엄밀하게 따져 보면, 점이나 선 또는 면은

   우리가 사는 3차원 세상의 입체를 설명하기 위한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가상의 정의 또는 약속일 뿐이다.

 

   제아무리 가늘고 얇게 그려놓은 점이나 선일지라도 결국

   입체를 이룰 경우라야만 비로소 시각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것이다.

   면의 경우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입체를 설명하기 위한 가상의 약속들인 셈이다.

 

   따지고 보면 점이니 선이니 면은

   어떤 의미로는 분명 존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분명 존재하지 아니하는 것이다.

   3 차원 세상에서 바라본 물질세계,

   입체의 근간은 그렇다.

 

   순식, 찰나, 허공청정 하는 작은 미세 단위로 쪼갠다손 치더라도

   조금 더 작은 규모일 뿐 이러한 이치의 근간을 벗어나지는 못한다.

 

   이즈음 신문을 보면 세상이 알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든다.

   자세한 내막은 잘 모르겠으되, 난자, 핵, 디엔에이, 줄기세포니 하는

   세포의 분열과 성장과정을 다루는 이야기인 듯한데

   윤리니 도덕이니 하는 것 까지 뒤엉켜 도무지 무엇인지 모르게 헷갈린다.

   게다가 국가간 이권과 학계의 경쟁심까지 겹치니 더 모르겠다.

 

   순서대로 돌며 한참 생각하다 보면 난치병 치료를 위한다는 명분이

   과연 합당한가 하는 멍청한 생각에 까지 이른다.

   종교에서 말하는 알의 신성한 원리로 되돌아 가서 생각되기 때문이다.

 

   점은 점일 뿐, 만지거나 볼 수 없는 약속인 것처럼,

   알은 단지 알일 뿐 아무것도 아닌지 모른다.

   분자를 헤치면 원자가 있고 원자를 헤치면 중성자와 전자가 돌고

   그 속을 헤치면 쿼크라는 게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다.

   아직 미개한 현대기술로서는 밝히지 못 하지만

   그 쿼크 또한 더 작은 약속된 세상이 존재할 것임이 분명할 진대

   알 속에 작은 알이 있고 그 속에 또 더 작은 알은 존재치 않으리라

   확답할 수는 없다.

   한 개의 점이 그렇듯

   알 또한 궁극적으로는 약속일 뿐 아무것도 아닐지 모른다.

 

   나도 한 개의 알에서 부화되어 깨어난 존재이겠지만,

   이른 아침, 잠에서 깨는 순간

   뒤 짚어 쓰고 잠 자던 홑이불을 두발과 양손으로 받쳐 올려 버둥대는

   나의 모양새가 또 다른 알에서 깨어 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오늘이라는 알의 껍질을 벗어 내고 또 다른 하루의 틀로 부화된 듯,

 

   난자와 핵, 산모와 태아, 나와 가정, 나라와 지구, 태양과 은하계,

   점점이 암흑으로 뻗어나는 광활한 우주 ……

 

   끝없이 반복되는 겹겹의 알 속에서

   껍질 깨기의 연속이 세상의 본질은 아닐는지.

   점과 알, 입체와 세상

   시작과 끝이 이어진 원처럼 끝없이 돌고 도는 알지 못할 수수께끼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알을 깨기 위해 반복되는 신성한 일들은

   별과 달 우주가 약속대로 돌고 있는 한은 지속 되지 싶다.

 

                           2005.12.6.(화)

                             t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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