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과 의문......眞/. 한 때의 생각

조각모음

오갑록 2007. 6. 8. 17:23

 

■ 조각모음

 

      미술은 시각에 호소하는 예술이다.  여기는 회화,·조각,· 공예, 건축 등이 있다. 전통적인 미술의 개념을 보면 평면에 색을 사용함으로써 형태를 제작하는 회화와, 입체화된 조각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영상'(映像)이라는 장르로 분류되는 사진·,영상,·텔레비전,·비디오 등이 전기.전자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힘 입어 회화,·조각과 동등한 위치까지 급성장했다. 영상매체는 시각과 함께 청각을 이용한다는 특징에서 고전적 개념의 미술과는 차이가 있다.

 

미술 처럼 음악, 연극 영화, 문학 등  대다수 문화, 예술은 인체의 특정 장기를 자극하여 인간들 삶의 과정에 행복감을 자극하는 행위를 총칭한다고도 생각 된다. 미술 중에 조각모음을 이용한 작은 부문이 있다. 오리거나 찢고 아니면 잘게 조각 내어  붙이는 모자이크가 조각모음의 전형인 듯 하다. 이와는 좀 차이가 있지만 종이접기, 직물을 이용한 의상, 또는 건축 등도 결국 조각 내어 붙이는 행위들이 아닌가 ?  영상매체도 색, 빛, 음절 같은 것을 조각 내어 뜯어 붙이는 첨삭 작업의 연속이다. 학생시절 미술시간에 “데칼코마니” 를 하던 기억이 난다. 물감을 물 위에 풀고, 그 물위를 종이 판에 살짝 찍어 내어 다른 원하는 물체 표면에 대고 누르면 알록박이 미술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엄밀하게 뜯어 가면서 생각하면 이러한 행위도 묻어 있는 색체를 미세하게 조각 내어 다른 곳에 옮겨 붙이는 일종의 조각모음이다.

 

예술행위만 그럴까?

넓은 의미로는 살아가는 자체가 조각모음의 연장선은 아닐지 ?

 

살을 붙이고, 피를 붙이고, 지식을 붙이고, 정을 붙이고 ……그리고 영혼까지도 붙여서(종교인들만의 주장인가?)......  인간의 틀은 그렇게 형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틀을 지탱하여 주는 “의식주” 조달활동 모두도 무엇인가를 나누고 다시 붙이는 행위의 연속인 셈이다. 음식을 만드는 것도, 입을 거리도 주택까지도 모두가 끝없는 조각모음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인간은 외형적으로 복잡한 만큼이나 느끼는 감정 또한 복잡 다양한 복합체이다.

 

지난 날을 돌아 보면 그 감정도 뜯고 붙이기를 반복하면서 살아 가게 되는 것 같다.

 

사랑, 특히 남녀간의 사랑도 같은 이치는 아닐지?  좋아 하는 감정의 뜯어 붙이기 과정에 지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틀이 완성되기 직전의 그러한 감정의 무질서한 상황, 우리말로는 “연애”라고 하지만 외래어로는 “로맨스(romance, roman)” 라고 표현된다. “로맨스 또는 로망”이라 함은 틀이 잡히지 않은 무질서한 상태라는 의미라 한다.  조각 내어 놓고 제대로 붙이기 전 상태라고나 할까?

 

살아 가면서, 기쁘거나 즐겁거나 좋은 일들을 다른 이들을 생각하면서 나누고 다시 붙이고 하는 식의 조각모음도 생각할 수 있다. 미움, 원한, 원망 또는 이룰 수 없는 과도한 욕망 들 처럼 고통이나 아픔을 조각모음 하며 살아 가는 과정 보다는 나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남의 아픔을 딛고 나의 기쁨을 키우거나 욕심을 채우며 하는 조각모음은 도덕이라는 잣대로 억제하지만 그 도덕이란 기준도 때와 지역 또는 생각에 따라 뒤바뀌곤 하는 것을 잘 안다. 비온 날 무심코 밟힌 지렁이 반 토막을 보며 속죄한다면 미친 녀석이라 웃는 이가 대부분일 것이다. 분명 남의 아픔을 딛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도덕의 잣대는 그 만큼 어렵다.

 

결국 "나"라고 하는 조각모음은

 

스스로 찢고 붙이고 평가하는 폭 넓은 한 예술품을 만드는 연속 작업일 것만 같다. 육체도 정신도 마찬가지다.

 

정신을 말할 때, 혹자는 평가할 주체가 있어 후세에 이 예술작품을 평가하고 상 주거나 응징하리라 믿는가 하면, 혹자는 자연스레 모음이 이루어 지듯, 자연스레 조각으로 다시 나뉘리라 여기는 이도 있다. 앞의 부문은 신앙으로 무장된 믿음을 가진 분일게고,  나처럼 믿음 없는 이는 뒷부분의 조각모음을 생각할 수 있다.

 

어디인지, 누구인지 잘 모르는 외지에서, 나로 인하여 분홍빛 조각모음으로 좋은 감정 느낄 수 있게 한다면 생각만해도 뿌듯하다는 생각도 하여 본다.  좀 더 따뜻한 생각으로 관심을 가진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허탈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느낌을 조각모음 하는 것도 살아가는데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여 본다.

 

예술 작품이랍시고 공들여 나누고 붙이는 수도 없이 다양한 조각모음 행태들도 동 시대를 살아가는 사회에서 그 과정만이 중할 뿐이라고 생각해 본다. 따지고 본다면 커다란 세월이 흐른 후에 예술의 의미란 남을게 없는 부질없는 짓은 아닐지 하는 생각도 하여 본다.

 

희망에 부풀어 나름대로 의미를 붙여가며 거창하게 시작했던 “을유년” 한 해도 이틀 후면 죽은 세포 마냥 다른 조각되어 흘려 버리고, 새해라는 새로운 조각을 붙들고 씨름 하는 것이 나나 내 이웃이 오늘을 살아 가는 모습이려니 생각하여 본다.

 

 

2005. 12. 29. (목)

t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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