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과 의문......眞/. 한 때의 생각

오갑록 2007. 6. 8. 14:54

 

■ 나

 

     말과 글의 중요한 부문 핵심을 꼬집어서 초점이라고도 한다. 그림이나 사진에서도 초점의 의미는 중요하다. 초점이란 기하학에서는 타원·쌍곡선·포물선의 위치 및 모양을 정하는 요소가 되는 점을 말 하며, 광학에서는 렌즈나 구면경에서 광속이 굴절 및 반사 후 모이는 점을 말한다. 사물과 눈 사이의 거리 변화에 따라 눈을 조정하는 것을 초점조정(focusing, accommodation)이라고 하며 이는 수정체를 둘러 싼 근육의 이완.수축 작용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카메라나 현미경도 렌즈를 조합하여 초점조정을 하는 도구이다.


초점조정을 하면 멀리 있는 물체도 보이게 하고, 가까이도 보며, 크게도 보고 작게도 본다. 빛과 사물 그리고 거리와의 관계를 조정하면서 실상을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초점조정이 된 창문을 통해서 보이는 것들은 어떤 것들 인가?

누가, 언제, 어디서, 왜, 어떻게, 무엇에 초점을 맞추며 보는 것일까?

그 배경과 목적 또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대상은 큰 것, 작은 것, 미세 한 것……

미생물 박테리아에서부터 별나라 우주까지 나뉘어 진다.

 

우리는 이렇게 눈으로 보이는 실상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관심”이라는 허상도 똑 같은 맥락에서 초점조정을 진행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희(喜)·노(怒)·애(哀)·구(懼)·애(愛)·오(惡)·욕(欲)이라는 여러 갈래 감정의 허상들을 조율하여 가면서 생활하는 것이 우리들은 아닐지 싶다. 이 때 초점조정(focusing, accommodation)을 하는 도구들은 과연 무엇일까? 옛사람과 현대인이 다를 것이고, 연령,국가 등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를 것이다. 생활과정이나 성장과정에서 축적 된 각자의 가치기준이 중요 기준이 될 수 있다. 큰 일에 냉담하며 작은 일에 성내던 기억들은 그 시점마다 초점조정에 응용된 도구들이 달리 적용된 탓이리라.

 

때로는 목소리 큰 어느 종교라는 확대경의 힘으로 선과 악이 뒤 틀려서 생각되기도 할 것이요. 때로는 정치인의 선동에 눈이 가려 악한 일을 앞장서서 나서기도 하며, 때로는 사소한 일에 마음 쓰며 번민의 날들을 보내기도 하는 것이 우리들의 일상적인 모습일지 모른다.  잘 먹고 입고 자며 생활하는 그 자체도 왜곡된 초점조정에 맞춰진다면 선악의 구심점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든 사례도 우리 주변에는 얼마던지 있다. 생태계의 약육강식(弱肉强食) 여러 모습들도 선악의 초점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좋고 그름이 갈라진다. 행복과 불행의 판단도 이 같은 이치로 그 범주를 꼬집어 정하기는 힘들리라.


지난 일들 돌아보면, 실상과 허상, 명암, 행복과 불행이 어디 동전의 앞 뒤 면처럼 확연하던가?

 

굶주림에  뒤 틀리도록 마르고, 2등신의 큰머리에 퀭한 눈을 한 검둥이 어린아이의 처절한 모습에 초점이 맞추어진 흑백사진을 보면서,  일그러진 자화상을 대하듯 오는 그 숙연한 느낌은 무엇일까?

Michelangelo의 조각품 “Pieta”나, 기도하며 참선에 정진하는 종교인 들의 깊은 번민들도 이와 비슷한 곳에 초점거리를 두고 있는 것 일까?  혹시 그 모습이 "나"의 참모습은 아닐까?

 


     2007.3.27.(화)

     K L Oh

'◆ 관심과 의문......眞 > . 한 때의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팽창과 수축  (0) 2007.06.20
조각모음  (0) 2007.06.08
눈초리  (0) 2006.04.05
촌닭  (0) 2006.02.24
사냥  (0) 200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