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 ■ 부끄러움 남을 대하기 떳떳하지 못한, 체면이 깎이는 일이나 아니꼬운 일을 당하면 창피(猖披)하다고 한다. 또는 여기서 느끼는 부끄러움을 창피하다거나 수치(羞恥)스럽다고 한다. 고개 돌려 살포시 눈길 떨군 채 불그스레 상기된, 앳된 소녀의 모습도 부끄러움을 연상케 하지만, 갓 싹이 터서 올라오는 고개 숙인 새싹이나, 이슬 머금어 휘늘어진 연초록 풀잎의 모습처럼 자연에서도 부끄러움을 연상케 한다. 따스한 봄 햇살을 받으며, 풀잎을 보며, 큰 산 아름다운 능선으로 이어진 산자락을 바라보며, 새소리 물소리 고운 소리를 들어가며 …… 대자연에서 느끼는 부끄러움도 아름다움의 한 줄기라고 생각하여 본다. 누구에게나 부끄러움의 그늘 뒤에 숨긴 조그만 아름다운 순간들 몇 가지는 간직하고 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