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감택의 남아 도는 시간 뽀개기
영감택의 남아도는 시간은
어슬렁대기가 일쑤이다.
지난주 싸늘한 겨울날 오후,
행인들 그림자도 길게 늘어지는 시각에
인근 도로를 어슬렁거리다가
상가 앞에 진열된 솜 누비 바지에
눈 맞춤을 하게 되었다.
혹한 용 솜 바지!
한 겨울 늦은 밤에 개천 변에서
운동 나가면 생각나던 따스한 솜 누비 바지!
그런데 진열된 상품의 사이즈는
단 한가지뿐!
조무래기, 고작 30사이즈인 내가 ...
보기로는 거인 거구 용!
38사이즈 였다.
조물조물 자세히 뜯어 보니,
홑겹 겉 천에 솜을 누빈 속이 또 한 겹!
그런데, 내게는 기럭시도 무~~쟈게 길고,
골마리와 바지가랭이 통 또한
한 뼘은 훠~얼 더 커 뵈는 초 대형 사이즈!
초대형 재고 사이즈 방출 행사품인 듯 ᆢ
대신, 값은 예상가의 대충 1할 대인
단돈 몇 천원!
기럭시와 통만 손대면 될 듯하여
넙죽 주워 들고 들어오며, 지나는 말투로
"손 좀 대서 입으려고 큰걸 샀쑤다!" 했더니
속 모르는 안방마님 왈,
"비슷한 크기로 고르지, 무엇하러 큰 것을 고르느냐" 며,
점잖은 충고 한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암튼, 다음날 한나절은 바지통 줄인답시고
낑낑대며 재봉틀 질을 달달댔지비롱!
홑겹 바지 줄이던 재래식 기술과는
또 다른 차원의 솜 누비 겹바지 줄이기 기술!
성한 바지, 양쪽 가랭이와 골마리 통을 잡아 뜯고,
통과 기럭시를 조악스레 줄이기는 혔는디~~ !
조립 후 입어 본, 자체 소감은 ᆢㅎ
통과 기럭시는 그럴듯하게 조절이 되었으나,
골마리 길이가 10여 센티 길어서 ᆢ
사타구니가 그만큼 아래로 축 내려간 합바지! ᆢㅎ
그 사태를 미리 예상은 했었지만,
허리끈 부분을 뜯고, 재 수선 하기에는
시롯도 에게는 너무나 큰 대공사인지라 ᆢ!
" 이에랴 썅, 접어서라도 그냥 꿰지 뭐!"
그런대로 생각대로 크기를 대기는 했지만,
엉성하기 짝은 없다.
칠순 영감의 시력은 통을 뜯는데,
실 재봉 올이 가물가물 뵈이니 어렵고 땀나고 ᆢ
틀의 바늘귀 꿰기도 검정실이라 더 어렵고 ᆢ
차라리 재조합 하는데 소요된
재봉질 시간이 더 짧았던 듯!
암튼, 담날 아침 개천가에 운동 나가는 시간에
꿰 차고 마나님과 함께 착복식 시운전은 했는데,
내심 걱정스런 맴~으로 ᆢ
"못 쓰겠으니, 내다 버리시오!" 하는
격한 말씀이 없었으니, 일단은 합격?! ᆢㅎ
그런데 ᆢ
한 겨울 1월 중순 날씨가 너무 따스한 지라 ᆢ
더워서 온 몸에 땀이 질질 ᆢ!
윗도리 오리털 잠바는 벗어 제쳤지만,
솜누비바지는 그냥 질질 끌 수 밖에 ᆢ!
개천가 운동 길이
그 날 따라 더~ 고되기만 했고 ᆢㅎ
엘니뇨 영향의 따뜻한 올 겨울 날씨로
정작 써먹으려 하던 영하10도 아래의
추운 날이 근래에 없는 고로 ᆢ
엉성한 나의 신제품의 보온 성능 효험 검증은
아직 미지수 입니당 !
2024.1.19.
오갑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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