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
■ 날짐승들의 보금자리
(광천 머위 밭에서 2016.5. ) ↗
■ 나의 보금자리
토요일 한적한 오후, 어느날 갑자기, 손 때 묻고 먼지 쌓인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 보았습니다.
들판 한 가운데 높이 솟은 미루나무 끝 가지에 나무 잔가지 엮어가며 엉성하게 지은 까치집을 올려다보며, 비바람 강풍에 까치들이 어찌 견뎌내는지 궁금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까치에게는 그 허술하게 생긴 높은 곳이 어디보다도 더 훌륭한 보금자리였을 것입니다.
시골 초가집 옆에 자리한 외양간의 소나 돼지 우리, 염소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똥 오줌으로 질척한 볏짚이며 풀섶 바닥을 편안한 깔개나 되는 듯 철퍼덕하게 깔고 누워 뒹구는 평온한 모습들도 내가 어린 시절에는 흔하게 보아 왔습니다. 비 바람을 피할 수 있고, 먹거리가 조달되는 그 곳, 외양간은 그 가축들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보금자리였을 것입니다.
오랫동안 생활해 오던 집안 구석구석을 새삼스레 휘 둘러 보았습니다.
누구네 집들처럼 값진 물건이라곤 눈에 띄지 않지만, 스스로 편안함을 느끼기에 나에게는 보금자리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좀 더 여유롭고 부유한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외양간 가축들의 그곳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부끄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더 흐르고, 감정이나 기억이 더 흐려지면 사라질지도 모를 지금, 이 순간의 모습들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누구에게는 외양간 같은 보금자리, 스스로 보금자리라고 여기는 외양간 모습을 새삼스럽지만 남겨보기로 했습니다. 현관에서 시작하여 거실과 각각의 방, 주방, 베란다, 세면장까지 구석구석, 그리고 창문 밖에 서 있는 정원수며 길가 풍경까지도 넘겨다 봅니다.
2013. 6. .
오갑록
□ (2013.6.22.(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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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골방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