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과 건강.........善/7. 돌팔이

돌팔이

오갑록 2010. 7. 13. 12:37

우아한 ...... 

 

물은 물일 뿐

 

 

    지난해 년 말, 인척 중의 한 분이 폐암 선고를 받았다. 종합병원 진단 결과 수술로 치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방사선 치료를 권하여 치료를 받는 중이다. 예상 생존기간은 2년 정도라는 길지 않은 시한부라고 한다. 그 분의 아들과 며느리도 폐암이 어려운 질병임을 익히 들어 알기는 하지만 그대로 놓아 두고 보기에는 안타깝기만 해서, 민간요법이라도 무엇이든 손을 더 써 보고 싶다며 걱정을 했다. 인터넷을 뒤져 보니 여러 가지 민간요법들이 너무 많아 어느 것을 선택해보아야 옳은 지 혼란스럽기만 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얼떨결에 처방 한가지를 권하게 되었다. 병원치료와 함께 그 처방을 시작한지 서너 달 지난 최근의 상태는 호전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기침도 줄었고, 병원에서 촬영 한 사진의 판독 결과도 개선되었다는 이야기다. 방사선 치료 효과이기는 하겠지만 보조제도 치료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보조제로 소개한 약품은 여러 용도의 첨가물, 또는 비료 등에 부분적으로 쓰이고 있다. 그 첨가물에 관한 원료의 세세한 구성도 자세하지 않을뿐더러 인체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처방에 필요한 중요 정보들도 확실히 모르는 주제에 잘 못 꺼낸 말이었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단지 나의 일이라면 한번쯤 시도해 보겠노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그 장점에 관한 단편만을 듣고서 권유한 짓이 잘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본의 아니게 전문지식 없는 돌팔이 행세를 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2011.2.22. 타계하심)

이러한 최근의 일들을 기회로, 돌팔이란 어떤 부류를 두고 하는 이야기인지 연관되는 글들을 모아 보았다.   

 

. 물은 물일 뿐이다.

 

갈증에 마시는 음용수만이 물은 아니다. 물은 용도에 따라서, 또는 물이 나오는 과정이나 이력에 따른 성상이나 특성에 따라 서로 달리 구분을 할 수 있지만 물일 뿐이다.

 

물은 온도 차이에 따라, 냉수와 온수로 구분된다. 땅 속에서 나오는지의 여부에 따라 지하수와 지표수로도 갈린다. 여기서 지표수는 빗물 강물 바닷물처럼 흘러 오는 경로에 따라 나뉘기도 한다. 지하수도 그 깊이나 암반의 광상층을 통과하는 침출 경로나 침적 기간에 따라 구분된다. 지하수는 지리적인 여건이나, 미량성분의 함유량 등에 따라 어떤 물은 음용수로, 어떤 물은 약수로, 또 어떤 물은 농업용수나 허드렛물로 이용된다. 광공업의 생산. 가공처리 공정을 거쳐서 나오는 물은 흔히 폐수라고 불리지만 그 특성은 어느 공정을 어떻게 거쳐서 나왔는가에 따라 판이하게 다르다. 식물의 대사과정에 흐르는 물도 있으며, 어떤 물은 인체나 동물의 대사과정을 거쳐서 나오는 물도 있다. , 오줌, , 눈물처럼 배설물로 분류된다. 인위적으로 용도에 따라 분류하거나 가공과정을 거치는 물도 있다. 공업용수니, 음용수도 그렇거니와 술이나 음료 또는 링겔 주사액과 같은 액상의 약품도 어떤 의미에서는 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용도에 따른 별도의 구분일 뿐이다.

 

우리 눈으로 구분하기에 이러한 다양한 물들은 서로 같게 보인다. 물은 물이다 라는 이야기는 사람은 사람이고, 두꺼비는 두꺼비이며 개미는 개미다 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해 그 사람이 흰둥이냐 깜둥이냐, 여자냐 남자냐, 노인이냐 어린애냐, 미우냐 고우냐, 돌짱구냐 천재냐 하는 따위의 구분 없이 그냥 통틀어 사람이라고 하는 격이다. 마찬가지로 물도 좀더 구분 하며 본다면 색상이나 함유물질의 농도가 다르고, 온도나 점성과 같은 물리적 특성들은 각각이 다르다.

 

이 세상의 사람들 가운데 똑 같은 사람은 없다. 같은 외모를 가지고, 같은 생각, 같은 행동을 하며, 운명까지도 같이 지니며 살아가는 진정한 의미의 동질체는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같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다른 동식물의 경우에도 같은 종이라면 먼 거리에서 볼때는같은 개체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깊이 있게 자세하게 들여다 보노라면 각각의 개체마다 서로 다른 형태로 존재 할 것이다.

 

사람이나 동식물를 세밀하게 구분 해보는 것처럼, 엄격한 의미에서 물을 본다면 똑 같은 물이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물질의 미세농도가 차이 날 수 밖에 없고, 물리화학적인 차이로 인하여 물 분자 낱알이 뭉쳐있는 분자 클러스터 당 분자의 수도 일정할 수 없음을 생각할 수 있다. 이웃한 분자의 클러스터도 서로 다를 수 밖에 없으므로 아무리 미세한 수준의 이물질 농도가 똑 같다고 하더라도 차이는 있을 터이고, 이웃하는 분자의 클러스터 개수가 달라진다면 원자나 분자간에 작용 받는 힘은 서로 다르게 영향을 주고 받을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원자를 구성하는 소립자 물리학에서, 그 표준 모형이라고 하는 페르미온의 쿼크 뮤온 타우온 등에서의 이들 상호간에 작용하는 작은 힘들은 현대물리학에서는 아직도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한다. 그들의 소립자 속에서 글루온 광자 중력자와 같은 크고 작은 상호작용하는 힘들이 얼만큼의 크기로 작용하고 있는지 등은 어렴풋하게 규명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 크기와 작용 메커니즘은 인간이 언제까지고 풀 수 없는 수수께기로 남을지도 모른다.

 

겨울이면 물방울이 얼어서 이를 확대하여 보면 정육각형의 여러 가지 모습을 하며 눈이 되어 내린다. 만일 내리는 눈의 모양을 인위적으로 똑같게 만들려면 앞에 언급한 물리화학적인 구성과 함께, 원자나 분자 내에서의 여러 가지 미세한 힘과 같은 작용 요소들이 더 규명되어야 하고, 이 규명 된 것과 똑같은 조건으로 물방울을 얼릴 수 있게 컨트롤 할 수 있어야만 성사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물은 인간을 포함한 동식물을 형성하는 근간이 되며, 그래서 우리의 건강과제는 항상 물이 중요시 되기는 하지만, 물에 대해 아는 바는 아직 작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으므로 어찌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물은 물일 뿐이다.

 

. 내가 알고 있다는 것의 한계

 

내가 세상의 사물이나 이치를 알아 듣고 말 할 수 있는 것의 한계는 어느 정도 일까? 나의 텅 빈 머리 속 짧은 토막지식들을 모두 동원해도 그 답은 뻔 할 듯하다.

“그것은 물이고, 그것은 사람이다.

“물이면 물이고, 사람이면 사람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알고 있다는 것의 한계는 이 수준을 벗어 날 수 없을 것 같다. 물리.과학, 인문.사회 …… 어느 분야이고 얄팍하기는 마찬가지일 듯하니 말이다.

 

역사나 오늘의 뉴스를 접할 때면 이 세상에는 훌륭한 지성인이 많다. 그러나 내가 안다는 것, 그 한계까지를 내 삶이나 우리사회의 기준으로 내세우고 싶을 때가 더 많다. 그렇기에 그들을 바라보면서, 높여 보고 존경하기 보다는, 내가 모르는 토막 난 작은 지식 몇 가지 더 아는 것에 불과 하다고 폄하 하고플 때가 많다.

 

더 아는 것, 더 안다고 하는 것에 대한 우리 사회에서의 인정여부와, 그 결과로 인한 사회생활 가운데의 명암은 극명하다. 우리 사회는 그 자체를 점수와 같은 숫자나 면허증과 같은 인증서로 표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덕망, 명예, , 명성 등이 높은 만큼은 더 알 것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돈벌이가 짜잔스런 나 같은 이는 갑부의 눈에는 돌팔이로 비칠 것이다. 돈벌이 방법, 돈벌이 기술, 돈을 잡을 수 있는 경제지식이 그만큼 빈약하여 돈 줄기 흘러 가는 길목에 대한 눈이 어둡기 때문에 그들의 판단은 정당한 판단이라고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현대과학이 발전했다고는 해도 그 기술이란 아직은 물은 물로 밖에 볼 수 없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하면 너무 과할까? 물을 구성하는 물질의 본질을 밝히기에는 우리의 과학 수준은 아직도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래서 스스로는 더 아는 것처럼 자처하며 남을 돌팔이라고 지적한다면 깜깜한 구석이 너무 많은 우리의 과학현실을 무시한 말이라는 생각도 가져 본다.          

 

. 돌팔이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 인정하는 선을 벗어난 도에 넘는 아는 척을 한다면 돌팔이라고 몰리게 된다. 돈이나 물건은 아니더라도 마음이나 행동 정도라도 누구나 한번쯤 남의 것 훔쳐 본 경험은 있다. 선심을 사기 위해 본의 아니게 웃는 표정 짓는 것도 남의 마음을 훔치는 짓이라고 본다면……

 

마찬가지로 누구나 돌팔이 짓 아니해 본 사람은 없으리라는 생각을 가져 본다.

 

어느 의과대학 교수도 자기가 의대를 막 졸업하고서 군에 입대하여 의무관으로 복무할 당시 돌팔이 의사 행세를 했었다고 고백하는 돌팔이 경험담을 본 적이 있다. 부대장이 외상을 입어 갑자기 치료를 해야 할 형편이 되었는데 외과수술 경험이 없었던 의무관 초년생이 피치 못하고 시술을 해야 했다고 한다. 다행스레 시술이 잘 되었고, 그 후 짬만 나면 부대장으로부터 훌륭한 의사라는 치하까지도 받게 되었다는 자칭 돌팔이 경험담 이었다.    

 

여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외과 전문의가 내과 환자를 보기도 하고, 내과의가 외상을 치료 하기도 한다. 신체 부위별 질환의 특성이 다른 것을 생각하면 그만큼 오진의 확률은 커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돌팔이가 여기저기 쑤시고 이것저것 투약하는 것과 같은 정도는 아니겠지만 진료의 정밀도에 차이는 있을 듯하다. 위의 교수님 말대로라면 의사라 해도 본의 아니게 상당부문이 돌팔이 의사 행세를 하시는 격이다.

 

때로는 내가 병원 진료를 받으면서도 의심스런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진료하고 계시는 순환기내과 전문의가 내가 치료를 원하는 내분비내과 질환을 제대로 진료하고 계시는지 하는 작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곤 한다. 더구나 침구사를 찾고 한의사를 찾게 된다면 그 의심의 도는 더하게 될지 모른다. 현대과학이라는 절차가 아무래도 덜 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병원의 혜택을 못 받던 시골에서 예전에는 산모의 출산 시 아기가 거꾸로 나오는 난산은 아주 위험했던 모양이다. 이런 난산에는 아주까리를 찧어 산모의 발바닥에 붙이면 태아가 다시 올라갔다가 정상으로 나온다고 하는 전래 민간요법이 있다. 돼지를 키우던 아버지가 돼지새끼 낳을 때 써 먹었는데 효험을 보았다는 자랑삼아 털어놓곤 하시던 경험담을 어릴 적 자주 듣곤 했었다. 돌이켜 보면 돌팔이 의료행위의 전형이라는 생각이 든다.

 

. 한 여름밤의 벨소리

대여섯 살 된 어린아이가 돼지고기 몇 점 먹고 식중독이 되어 동네 의원에서 열흘 남짓 입원치료를 했었지만 자기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어 사람 구실하기 어려울 듯 하니 퇴원하라는 의사 조처로 꼴이 아닌 아이를 집으로 퇴원시켜 놓고 슬퍼하시던 부모님 모습의 기억이 어렴풋하다. 그 때 마침 우리 집을 방문하신 고모님이 잠자리에 들었다가 새벽녘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민간요법이라며 돼지고기 먹고 체한 데에는 “지우초”가 약이 된다고 하셔서, 부랴부랴 호롱불을 밝혀 들고 새벽 들판을 뒤져가며 몇 뿌리 캐다가 달여 먹였고, 신통하게도 몇 일 후 그 아이는 깨어 났었다. 그 후로도 배만 아프다고 하면 우리는 지우초를 찾았지만 마시기에 쓰고 역겹기만 했지, 그 때 처럼 확실한 약효가 있었던 기억은 없다.

 

그로부터 30여 년은 훌쩍 더 지난 뒤 은평구의 한 개인주택에서 살 때 일이다. 한 여름 밤 더위를 식혀가며 식구들이 둘러 모여 막 저녁상을 받는 참이었는데 "딩동댕" 하는 대문 벨소리가 울렸다. 낯선 할머니 한 분이 그의 며느리인 듯한 분과 함께 대문 앞에 찾아와서 할머니를 찾는다. 식사 하시던 어머니가 나가자 감사의 뜻이라고 하며 달걀 한 꾸러미를 건네 준다.

몇일 전 동네에서 우연하게 만난 그 노인네가 아들 우환에 걱정하는 사연을 듣고는 민간요법 단방약인 "지우초"를 알려 준 것이 효험이 있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갓 입사한 그 분 아들이 회식자리에서 돼지고기 먹은 것이 체했는데 낫지 않아 출근도 못하고 병원에 입원하여 누워 있는지 한 주일이 더 되었다는 것이다. 그 동네 노인에게 어머님이 자기의 옛날 경험담 한 수를 알려 주었고, 얼마지 않아 효험을 본 그 노인은 물어물어 집도 모르는 같은 동네에 산다는 노인을 찾아 우리 집까지 찾아왔던 것이다. 감사의 표시로 받은 달걀을 그 해 여름 받아 먹은 기억이 새롭다. 돌팔이의 치료를 옆에서 본 경험이다.

 

이번에 내가 경험한 돌팔이 행위도 전문의사 분이 본다면 웃기는 짓으로 비웃음 살만하다앞으로 살 수 있다고 하는 나머지의 시한부 기간이 욕심만큼 길지 않다고 판단하는 중환자들이라면, 그 한계를 뛰어 넘을 무슨 방안인가를 찾고자 할 경우 어떤 궂은 일인들 마다하겠는가?

 

. 현대의학과의 거리감 

 

베이어(Bayer), 다우(Dow), 듀퐁(DuPont), 화이자, 바스프(BASF), 데구사(Degusa), 노바티스, 훽스트, 롬엔하스(Rohm & Haas), 일라이릴리 …… 세계 굴지의 유명 화학회사들 이름이다. 세계의 제약원료를 공급하는 메이저들 이기도 하다. 이들 대다수의 화학회사들은 자본력과 연구인력 등을 집중투자 하며 R&D에 사활을 건 투자의 끈을 놓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근간으로 자기네 사업영역을 확고히 하여 치열한 국제간 무한경쟁의 틈바구니를 헤쳐 나아간다. R&D 활동은 당해 기업의 성장 발판이기도 하면서 현대 인류사회의 안녕에 기여하고, 질병으로부터 우리 생명을 지키기도 한다.

 

이들이 수행하는 R&D활동에는 어떤 범주의 연구가 포함 되었을까?

 

2004년 실적 기준으로 베이어, 바스프, 듀퐁의 R&D 투자비는 각각 29억불(4조원), 14억불(2조원), 13억불로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7%, 3%, 5% 수준에 이른다.  다우, 롬엔하스가 4% 대이며, 데구사 등 화학업계 메이저들의 평균은 3.6%로 집계 되고 있다.

 

2007년도 국내의 상장 제약회사의 매출액 대비 R&D투자비 비율은 상위그룹인 LG생명과학과 한미약품이 각각 23.1%, 10.9% 순으로 나타났다. R&D 투자금액 규모로만 본다면 동아제약과 한미약품이 각각 396억 원, 548억 원으로 선두를 점유하고 매출액 대비 R&D 비율이 10% 수준에 다다른다.

 

R&D 투자액만 가지고 해외 기업과 국내기업을 단순비교 하면 R&D 투자규모가 가장 큰 기업의 경우, 4조원 대비 5백억 원 수준이니 거의 80 : 1, 국내 기업은 베이어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들 거대 자본의 R&D 투자는 기존제품의 효과나 영향 또는 성능개선과 같은 부문도 크겠지만, 신물질의 창출을 포함한 신약개발에도 열을 올린다. 질병 치유효과, 생체 적응성 등과 같은 신약개발에 상당부문 투하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거대 화학회사인 데구사같은 경우, 스크리닝 센터로 접수의뢰 되는 물질의 건이 한 해에 2~3만 건씩에 이른다고 한다. 여기서 개발상품의 유용성을 걸러내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에는 우리가 소위 민간요법이라고 말하는 갖가지 물질들도 포함될 수 있다. R&D 센터에서 성상과 특성연구를 거치고, 스크리닝 센터로 보내지면, 정형화 되고 체계 있는 자체조직의 힘으로 검증과정을 거치게 된다. 다양하고 과학적인 절차로 검증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 하고 유용성을 검증하게 되는 것이다. 스크리닝 센터에서 일년에 수 만 건을 처리해도 단지 몇 개만이 상품성 있는 쓸만한 것으로 발굴된다고 한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추출 또는 제법 등의 개발 과정과, 임상실험 등의 실제 적용단계를 거치면서 상품화를 위한 마켓팅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이에 비해, 민간요법의 대다수는 인체적용에 대한 정보가 연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축적되지 못할 수 밖에 없다. 결정적인 흠이 여기에 있다고 본다. 아무리 수백 년 동안 전래된 소문난 전통 요법이라고 하여도 관련 정보의 단절과 임상에 적용된 그 경우의 수가 과학적인 정보 가치로서 충족 될 만한 충분한 수만큼 축적되기에는 미흡하기 때문이다.

현대의학을 전공한 분들이 주장하는 전통의학에 대한 비과학성 논란의 요지는 여기에 있다고 본다. 긍정적이라고는 하나 단지 몇몇 단편적인 것에 불과하고, 장점에 가려서 해가 될 수도 있는 여러 가지 부작용에 관한 경우의 수들이 가려 진 채 이용 된다면 그 해악은 이야기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R&D니 스크리닝 센터 등의 과정도 각종 검증단계의 일부 기능이라고 본다. 우리의 한의학계도 체계를 갖출 수만 있다면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그래야만 현대의학 또는 과학이라는 이름을 걸어가며 돌팔이라고 백안시 하는 불도저 식 밀어 붙이기에서 벗어 날 수 있으련만, 그리하기에는 우리의 시장규모가 취약하여 투자규모 면에서 감당하기 버거운 과제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돌팔이라고 백안시 당하면서도 나름대로 국민건강의 버팀목이 되는 분은 얼마던지 많다고 본다. 경우의 수에서 취약한 임상결과에 대한 벽을 더 낮출 방안만 있다면 과학이라는 이름에 더 다가갈 수 있겠지만, 개개인의 사리사욕은 비법이니 비방이니 하며 그 정보의 벽을 더 높이기에 급급한 듯한 인상을 갖게 하곤 한다.

 

그렇기에 우리 전래의 상당 수 좋은 비법들도 현대의학과 돌팔이 처치법이라는 비난 사이에서 헤어 날 길 없이 서성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협소한 우리의 시장규모도 걸림돌이고, 전래된 기술을 가진 자가 자기의 성을 쌓아야만 하는 개개인의 당위성도 걸림돌이다. 그래서 임상에서 부의 작용에 관한 데이터 축적은 항상 원점에서 맴 돌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아쉽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유야 어떻든, 현대의학의 이름으로도 난치로 포기하여 시한부의 생명을 연명하며 천금 같은 시간을 쪼개가며 지내야 하는 이들의 경우라면, 돌팔이의 솔깃함에 귀를 돌리는 것을 두고, 지혜롭지 않다고 비난 할 수 있을까?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라고 비아냥댈 수 있을까?

하지 못해 가능성을 향한 마음의 위안이라도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른다.     

 

 

   2009.3.11.()

   오갑록 (K L Oh)

 

 

 

 

■ 사이비, 돌팔이론

                                                                                                                                                                              blog.hani 의 글 중에서 일부 발췌. 사이비, 돌팔이란? - 핑계는 얼마든지 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자기 자신에 대해 가장 관심이 많은 사항은 인간, 아니 모든 생명체의 본능인 자기보존 본능, , 생존 본능이 작용하는 수명과 건강이다. 또 의학 분야에서 사이비, 돌팔이가 많은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학문으로서의 의학은 매우 전문적이고 복잡한 내용을 갖는 반면 그 대상이 되는 인간의 건강은 아주 일반적이고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김동준 이화여대 정형외과 교수, 동아일보 2004.2.8.)

 

그러므로 사기꾼이 가장 많이 설치는 분야가 건강관련 기구와 식품, 약품 분야이다. 흔히 사이비, 돌팔이라 함은 대개 의료 분야에서 효과 없는 약품, 식품, 기구를 팔거나 치료를 하면서 면허 있는 의료인을 흉내 내는 사람들을 말한다.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 졌나니 그러므로 그들이 핑계하지 못할지니라.”  

 (개역 개정 신약성경, 로마서 1 20 )

신약 성경의 바울은 증거가 분명하니 핑계하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전능하신 창조주 앞에서는 그럴지 모르겠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반대다. 어떤 증거로 부정하더라도 핑계는 무한하다.

 

오랜 병에 시달려 찾아간 환자에게 선무당이 단호하게 말한다. 정성을 다하여 굿을 하면 반드시 낫는다. 그런데 병이 낫지 않았다. 그래서 왜 병이 낫지 않았냐고 하자, 정성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한다. 다시 항의한다. , 정성을 다했다. 정성이 부족했다는 증거가 있느냐? 그러자 무당은 답한다. 병이 낫지 않았으니, 정성이 부족한 증거다. 이런바 순환논법의 오류이다. 핑계거리가 얼마든지 있다. 처녀가 애를 배도 할말이 있고,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고 하듯이, 과학적 증거를 무시하면 핑계는 언제든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사이비, 돌팔이는 핑계하는 사람들이다.

 

사이비, 돌팔이를 과학, 의학의 입방에서 보면 검증되지 않은 진단, 치료법을 주장하는 사람을 말한다. 예들 들면 수맥이나, 피라미드 파워, 동종요법, 홍채진단, 오링 테스트처럼 명확하게 과학적으로 부정되었거나, 대부분의 건강보조식품이나 기구처럼 검증 되지 않은 요법을 주장하면 사이비, 돌팔이다.

 

먼저 돌팔이와 사이비의 어원을 살펴보자.

 

. 돌팔이의 어원

 

. 전문지식이나 기술 없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사람.

아는 것이나 실력이 부족해서 일정한 주소가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자신의 기술이나 물건을 파는 것을 '돌팔이(돌다+팔다)'라 했다. 돌팔이 무당, 돌팔이 의사, 돌팔이장님 등의 말이 여기서 비롯한 것이다. 그리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지 않는데 '돌팔이'이가 쓰인 예로 '돌팔이글방' 이란 것이 있다. 조그만 아이들은 모아 자격도 별로 없는 사람이 가르치는 글방을 말하며, 본디는 '돈팔이 글방'이었다. '돈팔이'란 학문이나 기술로 본분으로 하지 않고 오로지 돈벌이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 사실은 '돈벌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연유에서 '돌팔이'는 가짜나 엉터리를 뜻하는 말이 되었다.    

 (박인환, “우리말 유래 사전”에서)

 

. 돌팔이라는 말이 생기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어설픈 기술을 파는 사람이란 뜻에서 '돌다' '팔다'가 결합된 것이라는 설과 '돌다'라는 동사와 무당이 섬기는 바리데기 공주를 가리키는 '바리'가 합쳐져서 된 '돌바라기 무당'이 어원이라는 설도 있다. 그 중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는 돌바리(돌아다니는 무당)어원설이 아닐까 한다. 돌바리는 일명 돌무당이라고도 하는데 그는 집집을 방문해서 치료를 겸한 간단한 기도를 하고 점을 쳐준다. 그렇게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돌바리는 각양각색의 사람을 만나고 갖가지 사건을 겪는 통에 나름대로 여러 가지 잡다한 지식을 가지게 된다. 주로 환자나 우환이 있는 집에 불려 다니던 돌바리는 그 와중에서 얻은 지식으로 웬만한 환자를 보기도 하고 간단한 처방도 내린다.

그러는 중에 환자를 잘못 다뤄 큰 해를 끼치는 이를 종종 벌어지곤 했다. 이 때문에 이들을 서툰 기술을 가지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지식이나 기술을 파는 자들로 여기게 된 것이다. 이처럼 한 곳에 터를 잡지 못하고 이곳 저곳으로 떠돌아다니면서 무업을 하는 선무당을 '돌바리' '돌무당'이라 불렀다. 그것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돌팔이로 변한 것이다.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면서 설익고 변변찮은 기술이나 학식, 또는 물건을 파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박숙희,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500가지”에서)

 

. 중국 한의학 서적(외대비요)

이 책에서 “그런 치료법은 돌발의(突發醫)들이나 한다”는 말이 나온다. 오랜 세월이 걸리는 정식 교육을 받지 않고 돌발적으로 생긴 의사를 돌발의(突發醫)라 부른 것이다. 한자를 잘 모르는 민중들이 돌발의를 발음 나는 대로 돌팔이라고 부른 것 같다. (인터넷에서 인용)

 

. 돌팔이   . 떠돌아다니며 점이나 기술 또는 물건을 팔아 가며 사는 사람.  ∼ 무당 / ∼ 장님.   . 엉터리 실력을 가지고 전문직(專門職)에 종사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 의사.

 

. 돌팔이 an itinerant trader; a wandering tradesman(semiprofessional)   . 돌팔이 선생 an incompetent (unqualified) teacher.   . 돌팔이 의사 a quack (doctor); a traveling healer

 

. quack

   . n. 돌팔이(엉터리) 의사.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이 있는 체하는) 엉터리, 허풍선이(charlatan).    . adj. 가짜 의사의(가 쓰는); 수상쩍은, 엉터리인   . a physician 엉터리 의사   . a medicine(remedy) 엉터리 약(요법)   . a politician 사이비 정치가   . v.i. 엉터리 치료를 하다 엉터리 짓을 하다        아는 체하며 말하다.    . v.t. (남에게) 엉터리 치료를 하다.         요법 등을) 허풍 떨다, 과대 선전(광고)하다(puff)

 

.  돌팔이 행위: 어떻게 정의되는가?"돌팔이 행위(Quackery)"라는 용어는 quacksalver (그의 바르는 약을 자랑하는 사람)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었다. 사전에서는 돌팔이는 "의학적 기술을 가진 체 하는 사람, charlatan" 또는 "토론되는 주제에 대한 건전한 지식이 없이 잘 아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정의는 돌팔이 행위의 주장은 의도적인 사기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하지만 많은 프로모터들은 그들이 하는 것을 진실로 믿고 있다. 미국 식약청(FDA)은 보건 사기를 "거짓이거나 혹은 증명되지 않은 의학적인 치료법을 이익을 얻기 위해서 조장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것은 일반적인 용법과 법정에서 "사기(fraud)"라는 단어가 의도적인 기만을 의미하기 때문에 혼동을 줄 수 있다. 돌팔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사기, 욕심 혹은 잘못된 정보이라기보다는 이를 조장(promotion)하는 것이다.     (다음 카페, 호기심 천국에서, 크리스탈 클리어)

 

. 사이비(似而非)의 어원

 

: 같을 사 而 : 어조사 이 非 : 아닐 비

孔子曰 惡似而非者,

曰非之無擧也 刺之無刺也 同乎流俗 合乎 世 居之似忠信 行之似廉潔 衆皆悅之 自以爲是而不可與入堯舜之道 (孟子, 盡心篇과 論語 陽貨篇)

 

공자께서 가로되, 비슷하지만 아닌 사람을 나는 미워하노라.

공자가 비슷하지만 다른 사람, 즉 군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소인인 사람을 비평한 말. 이 말에서 유래하여 비슷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다른 사람이나 물건을 의미하는 말이 되었다. 즉 세상의 시류에 영합하였기에 굳이 비난할만한 점을 찾아 볼 수 없이 충직하고 신의가 있어 보이고, 청렴해 보여 군자, 성인처럼 보이지만 이는 단지 현재 보이고 느끼기에 그러할 뿐이지, 소인이라는 뜻이다. 사이비도 밖으로 보이기에는 그럴 듯하지만 사실은 내용이 없다.               원문:  http://blog.hani.co.kr/drofem/3372

 

 

 

돌팔이란 무엇인가?

                                                                                                      이경석, 글 중에서 일부 발췌

……

엉터리 약사, 의사 등을 흔히 돌팔이라고 말한다. 어떤 일이든 돈을 받고도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돌팔이라고 말들을 한다. 돌팔이란 돌아다니면서 팔아먹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한 장소에 약국이나 병원을 차리고 시술하는 의사나 약사는 그 시술에 대하여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정직하게 시술하게 된다. 그러나 돌팔이는 책임을 질 수 없는 엉터리들이기 때문에 그 책임을 피하기 위하여 한 건 하고 나면 훌쩍 다른 데로 떠나가 버린다. 그래서 믿을 수 없는 것이 돌팔이들이다. 그러나 돌팔이들은 말을 그럴 듯하게 잘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속는다. - 김수창, "돌팔이와 철새" 중에서

 

위 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돌팔이는 “말을 그럴듯하게 잘해서” 속이는 사람이고,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치고 빠지기”를 잘한다. 만약 속는 사람들이 없다면 돌팔이들은 발을 붙일 곳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속이는 사람도 많지만 속는 사람도 아주 많아 돌팔이가 활개를 치고 있다. 1995년 이후 1999년까지 지난 5년 동안 경향신문, 국민일보, 대한매일, 동아일보, 문화일보,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8개 종합 일간지에 보도되었던 돌팔이 관련 보도를 훑어보면 기가 막혀 입을 다물지 못할 일들도 많다. 다음은 연도별로 훑어 본 그 제목들이다.

 

1995년도. 부정의료 급증/면허취소 등 107명 징계/작년 91%늘어 “경향신문 1995.2.4. “면허 빌린 돌팔이 한의” 일제수사/검찰 “국민일보 1995.2.20. 30여명에 불법의료/중국교포 긴급구속 “세계일보 1995.4.9 22. “돌팔이” 진료 62명 구속/무면허 약사 고용 등 29명도 “대한매일 1995.6.6. 돌팔이의사 무더기 적발/검찰, 면허대여, 위조 16명 구속 “세계일보 1995.8.15. 피부관리실 부작용 많다/소보원 조사 “중앙일보 1995.10.7. 얼굴 고쳐야 재산 모인다/돌팔이 성형 역술인 구속(난류한류) “세계일보 1995.12.24

 

1996년도. 위장결혼 중국교포 첫 구속/국내서 무면허 의료행위도 “대한매일 1996.1.11. 한의사 등친 돌팔이 2억대 가짜 약 팔아(돋보기) “경향신문 1996.3.16. 천지산 항암 효과 있다/무허 한의사 판매 구속?석방 소동 “조선일보 1996.5.1. 정골요법 음악치료 놀이치료/불법 의료행위 피해 속출 “국민일보 1996.7.6. 무면허 의료행위/2명 구속 셋 영장 “한국일보 1996.7.13 . 사람 잡는 살 빼는 약/중 교포 환각성분 펜플루라민 불법판매 “세계일보 1996.9.18. 피부관리실 박피수술 “철퇴”/강남 업주 등 7명 기소 “경향신문 1996.10.28. 안경사 콘택트렌즈 장착 불법 “한겨레 1996.11.9 . 무면허 의료 한의사 등 8명 무더기 긴급 구속 “중앙일보 1996.11.13. 사람 잡은 돌팔이 의사/무면허 제왕절개 산모 숨져 “한겨레 1996.11.22. 무면허 의치 제조?진료/기공사 등 34명 구속 “국민일보 1996.12.28

 

1997년도. 각종 자격증 ‘사고 팝니다’/무면허가 판친다 “한국일보 1997.4.17. 돌팔이에 물리치료 받다/근육병 어린이 의식불명 “문화일보 1997.5.28. 살 빼기 시술 등 불법 의료행위/미용업소 6곳 영업정지 “경향신문 1997.6.29

 

1998년도. 20년간 무면허 성형시술/전 간호보조 돌팔이 영장 “문화일보 1998.3.14. 돌팔이 의사에 뱀 침 시술/40代 여자 뱀에 물려 사망 [문화일보 1998.7.18. 사람 잡은 돌팔이 성형수술/가슴확대 등 1명 사망 1명 혼수상태“중앙일보 1998.11.30

 

1999년도. 살 뺄 수 있다면 돌팔이도 'OK' “국민일보 1999.3.1. 돌팔이 의사가 돌팔이 돈 뜯어 “한겨레 1999.6.1. '인터넷 돌팔이 약장수 조심하세요' “중앙일보 1999.7.3. 돌팔이 의사 약사 37백여 명 적발 “국민일보 1999.8.11. 돌팔이 藥師 무더기 고발 “대한매일 1999.9.17. “가짜승려” 강남부유층 사모님 '성추행' “한국일보 1999.11.16

 

2000년도. 사이비 피부치료 피해사례 “조선일보 2000.6.8. 연예인에 '돌팔이 성형수술', 의대 중퇴한 전과10범 영장 “경향신문 2000.9.20

 

2001년도. 사망의사 면허 빌린 '돌팔이'일가족 적발 “중앙일보 2001.6.12. 가짜 성형전문의사 입건 “문화일보 2001.6.15. 룸살롱 '돌팔이 치료' 성행 “한국일보 2001.2.19

 

비슷비슷한 사건들이 해마다 빠짐없이 사회면을 장식하지만, 여전히 돌팔이나 불법 의료행위는 사라질 줄 모르고 있고, 요즘 들어서는 오히려 더 번창할 처지에 놓여있다.

 

 

 

돌팔이의 특징과 수법

 

                                                                                                                              이경석

돌팔이는 영어로는 Quack 또는 Quackery라고 하는데 어원이 quacksilver로 르네상스 시대에 성병을 치료하는 수은(quicksilver 또는 mercury) 연고를 만들어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며 자신이 만든 고약(연고)이 제일 좋다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었다고 한다. 영어사전에 나온 뜻풀이는 "의료 기술을 거짓으로 꾸미는 사람으로 아는 것 없이 허세 부리는 허풍선이를 말한다고 한다. 허풍선이는 영어로 charlatan이라고 하며, 돌팔이란 뜻도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건강 사기(health fraud) "거짓이거나 증명되지 않은 치료방법을 이익을 위해서 조장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다음 글은 돌팔이 감시단체(http://www.quackwatch.com)에 게재된 글들을 옮긴 것이다.

 

. 돌팔이 그들은 누구인가?

돌팔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사기성이나, 게걸스러운 욕심 또는 거짓 정보보다도 요란한 광고와 선전이다. 돌팔이들은 꽥괙 큰 소리로 운다! 돌팔이들은 흔히 [바람잡이]들의 선전을 이용해 순박한 사람들에게 접근한다. 실제로 이들 [바람잡이]들은 잘못된 정보와 제한된 개인적 경험으로 인해 돌팔이들에게 당한 희생자들이 대부분이다. 건강보조식품들은 흔히 방문판매와 같은 방법으로 판매를 하는데, 이들 다단계 판매 회사는 흔히 서로 잘 알고 믿음이 두터운 친척, 친구 또는 이웃에게 접근하여 침투를 한다. 그리고 약장사 들은 실제로는 필요하지도 않는 영양제를 판매하여 이익을 남긴다. 대부분의 경우 약장사 들은 그런 제품을 옹호하지는 않지만, 이익이 많은 제품을 사도록 유도하여 이익을 남긴다. 많은 돌팔이들은 특정 물질(예를 들면 식품 첨가물 같은)이 사람들에게 좋지 않다고 떠들고는, 그 대신 대용물(흔히 유기농법으로 생산했다거나 천연식품 또는 환경식품, )을 판다. 돌팔이들은 또한 건강보조식품이나 동종 요법사 들이 만든 제품, 그리고 몇몇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들을 허위 과장 광고하고 다닌다. 이런 경우 거의 대부분 돌팔이는 이런 과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제조업자와 대리점만 소개하여 만약의 경우 서로 책임을 회피한다.

 

한편 돌팔이 치료법이라고 해서 전부가 엉터리인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개업 의사가 하는 치료행위는 대부분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법들이며 비과학적인 치료는 최소로 줄이고 있다. 그러나 돌팔이는 대부분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치료를 하고 있다. 또한, 똑같은 약도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처방했느냐에 따라 과학적 처방이 되기도 하고 돌팔이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비타민 B12를 악성 빈혈 환자에게 처방하는 것은 생명을 구하는 과학적인 치료이다. 그러나 기운 없는 사람에게 "힘이 솟게" 하기 위해 그런 약물을 자주 처방하는 것은 사기다. 돌팔이 치료법(Quackery)과 저질 의료(poor medical practice)는 서로 중복되기도 하지만 똑같은 것은 아니다. 돌팔이 치료법은 과학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한다.

 

한편 의료과오(Malpractice)는 의료인이 의료행위 과정에 행한 잘못을 말한다. 자격이 있는 사람이 이미 확립된 방법으로 진단과 치료를 했지만 적합한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이를 의료과오라 하며 의료인의 실수를 뜻한다. 치료방법은 과학적이지만 치료하는 동안 의사가 주의 의무를 태만했던 경우나, 환자의 배 안에 수술 기구를 남긴 경우, 또는 병이 난 부분이 아니라 신체의 다른 부분을 수술한 경우, 등은 돌팔이 치료법이 아니라 의료 과오에 해당된다. 돌팔이 치료법과 의료과오를 혼동하지 않기 위해서는 돌팔이 치료법을 "건강 분야에서 과장된 판촉을 말한다"고 폭넓게 정의할 수 있다. 기업인의 성실성과는 관계없이 의심스러운 건강식품이나 의료용품, 또는 의료행위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의심스러운 생각도 모두 돌팔이 치료법에 해당된다. 한편 의료 사기(medical fraud)는 고의로 속인 경우를 말한다.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이라고 해서 꼭 돌팔이 치료법은 아니다. 이미 확립된 과학적인 개념과 일치하는 치료법들은 실험적인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합법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학자나 개업 의사는 아직 증명되지 않은 치료법을 권장하지는 않지만, 믿을 만하고 잘 기획된 연구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확립된 과학적인 개념에 상응하지 않는 방법은 실험적이라고 할 수 없고 무의미하거나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분류해야 한다.

 

 

 

■  돌팔이들의 속임수

 

                                                                                                  Stephen Barrett, M.D., 번역 최영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돌팔이(사이비)를 분간해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돌팔이의 유혹을 물리치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돌팔이들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다양한 기법을 가지고 있으며, 비판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몇 가지 술책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동안의 돌팔이 연구를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가치를 믿게 만들기 위해 돌팔이들이 공통적인 주장이나 선전문구(slogan)를 사용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아래에 언급한 모든 방법을 다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군가를 감정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단 한가지만으로 충분한 경우도 많습니다.

 

눈 여겨 보아야 할 수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정말로 당신을 걱정합니다!" "걱정합니다"라는 말이 강력하게 심리적인 고무를 시켜줄지는 모르지만, 그 말 자체가 쓸모 없는 치료법을 효과 있게 만들어주지는 못합니다. 또한 부적절한 치료에 지나치게 의존하도록 조장할 뿐입니다.

 

"우리는 환자를 전인적으로 치료합니다."

신체적인 문제에 덧붙여서 환자의 생활양식(lifestyle)과 사회적이고 감정적인 관심사에 주목하는 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사실, 훌륭한 의사는 항상 이런 식으로 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그들 자신 스스로를 "전인적(holistic)"이라고 부르는 많은 사람들이 사이비 치료에 관여하고 있으며, 이 용어를 상술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실제적으로 "전인적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경우란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병의 원인을 다스립니다."

돌팔이들은 그들이 하는 것은 무엇이건 간에 현재의 병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문제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주장은 잘못된 것입니다. 질병은 내적인 그리고 외적인 많은 요인에 의해 발생하며, 그 중 어떤 것은 이미 규명되었지만 일부는 아직 규명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과학적인 의료(scientific medical care)는 어떤 병들은 예방할 수 있고, 다양한 다른 병들에 걸릴 확률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현대의학이 실패한 것을 치료합니다."

의사들이 불친절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대체의학"을 찾으며, 만일 의사들이 더 사려 깊게 환자를 돌본다면 사람들이 돌팔이 쪽으로 눈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체의학 이용자들은 정통의학에 만족하지 못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가치관, 믿음과 철학적 방향에 대체의학이 더 부합되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관리를 대체의학에서 찾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오랜 사용으로 효능이 증명되었습니다" 또는 "수세기 동안 사용된 것입니다!"

이 술책은 치료법이 사용되어온 기간이 그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넌지시 암시합니다. 그 치료법을 장려하는 사람들은 만일 그 치료법이 효과가 없었다면, 현재까지 남아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일부는, 때로는 정직하게 때로는 거짓으로, 자신들의 방법이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것이며, 선조들의 지혜가 듬뿍 담겨있고, 고대의 책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술책이 허튼 소리라는 것은 점성술이 타당성에 대한 어떤 믿을만한 증거가 없음에도 수 천년 간 살아남았다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진짜 치료법들이 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들로 대체되기 때문에 짧은 기간 동안 밖에 살아남지 못한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과학적인 연구에 의해 효과가 증명된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학적인 증거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비과학적인 치료법을 장려하는 사람들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때조차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의 글에는 자신들이 말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수십 개 또는 심지어 수백 개의 글을 나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인용하는 참고문헌은 추적이 불가능하거나, 잘못 해석되었거나, 시간이 지난 것이거나, 전혀 무관한 것이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또는 잘못 짜여 진 연구에 근거하기도 합니다. 반드시 헤아려 봐야 하는 것은 참고문헌의 개수가 아니라 그것의 질과 관련성인데, 당신이 전문가가 아니라면 이 부분은 매우 판단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건강은 스스로 책임집시다!"

이것이 아마 돌팔이들의 속임수 가방 안에 들어있는 가장 강력한 선전문구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을 좋아합니다. 돌팔이들은 이런 사실을 이용해서, 비타민 약 먹기, 특별한 음식 준비하기, 명상 등과 같이 상대방에게 해야 할 일을 제시합니다. 이런 활동이 심리적으로 고무시켜 줄 수는 있지만, 틀린 것에 대한 믿음은 높은 대가를 치르기 마련입니다. 그 대가는 경제적인 것, 심리적인 것(환상에서 깨어날 때), 신체적인 것(치료방법이 해롭거나 당사자가 효과적인 처치를 포기했을 때), 또는 사회적인 것(보다 건설적인 활동으로부터 일탈)일 수 있습니다.

 

"당신 스스로 판단하십시오."

돌팔이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개인의 경험(그들의 것이거나 당신의 것)을 중요시하고 과학적인 증거(그들은 입증할 수 없는)를 무시하도록 권유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은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를 결정하는 최선의 방법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제품을 사용했거나 시술을 하고 난 후에 좀더 나아졌다고 느꼈을 때, 행해진 어떤 것의 효과를 믿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대부분의 작은 병들은 저절로 좋아지며, 심지어 불치의 상태들도 사이비 방법들이 많은 후속변화를 초래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의 변화가 날마다 있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무엇인가 조치를 취하는 것 자체가 증세의 일시적인 완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플라시보 효과). 이런 이유들 때문에, 건강을 위한 방법들이 정말로 효과적인가를 확증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과학적인 실험이 항상 필요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은 우연의 일치로부터 인과 관계(cause-and-effect)를 구분해내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과학이 모든 해답을 주지 못합니다."

돌팔이들은 이 술책을 이용해서 과학적인 의료가 현재 해 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요구를 합니다. 또한 그들은 의학적인 치료가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마치 자신들은 한계를 넘어선 그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말합니다. 과학적인 의학(medical science)은 모든 문제의 해답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학적인 방법이 더 많은 해결책을 발견하는 길을 제공하기 때문에 의학의 효과는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과학이 특정한 병을 다스리지 못한다는 사실에 실망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사이비 치료법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는 생각은 불합리한 것입니다. 돌팔이의 엉터리 치료법이야 말로 진정한 해결책이 결여되어 있으며, 해답을 찾는 방법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마음을 여십시오"

돌팔이들은 개혁자(innovator)를 자칭하면서,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생각이 경직되어있고, 엘리트주의적이며, 편견에 차 있고, 새로운 생각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거꾸로 그들 자신이 과거로 거슬러서 행동합니다. 진정한 논점(issue)은 그 치료법이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는 것입니다. 과학은 근거가 없는 생각을 판단하고, 폐기하는 방법을 제공합니다. 의학은 효과가 적은 치료법을 새로운 치료법이 대체하는 방식으로 진보하고 있습니다. 사이비 치료법들은 시장에서 팔리는 한, 계속될 것입니다. 심지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뒤에도, 여전히 미화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2000.5.17, 건강과 과학 2002)

 

 

■ 돌팔이

                                                                                                                           김규항, 씨네21

다섯 살 무렵 아버지는 식솔들을 이끌고 전라북도 옹동 산골로 들어갔다. 박정희 정권이 새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빈민들에 야산을 불하하여 개간하게 하는 '후생촌'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종일 바위를 파내고 땅을 골라 농사 지을 땅을 만들었고, 나는 종일 그들 곁에 쪼그리고 앉아 막대기로 땅바닥에 그림이나 그리며 까맣게 그을렸다. 두 해째 봄이 올 무렵 아버지는 지난가을 수확한 고구마를 묻어 놓은 구덩이에서 모락모락 김이 나는 걸 발견했다. 고구마는 모두 썩어 있었다. 낙심한 아버지는 그간의 고생을 뒤로한 채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전주로 떠났다.

 

후생촌을 기억하는 추억 가운데 하나는 '돌팔이'. 서른 남짓의 그는 서울 어느 병원에서 어깨 너머로 의료 일을 배웠다고 했다. 아픈 사람이 생기면 마을 사람들은 그에게 연락했고 그는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자전거에 왕진가방을 싣고 달려오곤 했다. 내가 마루에서 발을 헛 딛고 떨어져 눈두덩이 벌어졌을 때나, 무리한 노동을 견디다 못한 어머니가 입과 코로 피를 쏟고 쓰러졌을 때도 말이다. 어깨너머로 배운 실력이 오죽 했으랴 만 희한하게도 마을 사람들이 돌팔이의 의료 실력을 못미더워 하는 일은 없었다. 더욱 희한한 일은 노인들조차 그를 하대하지 않을 만큼 마을 사람들이 그를 존대했다는 사실이다.

 

내가 아이를 갖게 되고 그 아이 덕에 의사를 만나는 일이 잦아지면서 나는 어릴 적 후생촌 사람들이 돌팔이에 보이던 그 희한한 존경, 돌팔이에 의사 선생님 대접을 하던 이유가 친절 때문이었음을 깨달았다. 친절이야말로 의사가 의사일 첫 번째 조건이다. 의사를 찾는 환자는 크고 작음의 차이는 있을 망정 절대적인 불안 상태에 있게 마련이다. 자신이 왜 아픈지 그 아픔과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결부될지 도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환자 앞에 선 의사는 절대적인 권위 상태에 있다. 설사 그가 돌팔이보다 못한 실력을 가진 의사라 해도 환자는 그 권위를 거부할 아무런 힘이 없기 때문이다. 의사의 친절은 절대 불안 상태의 환자와 절대 권위 상태의 의사가 인간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돌팔이 이후 내가 만난 의사들이란 늘 불친절했다. 몸에 좋고 나쁜 걸 잘 구별해 먹어선지(이른바 의사답게) 평균보다 뽀얀 외관을 한 그들은 늘 환자에게 불친절했다. 그들이 그 뽀얀 입을 여는 순간이란 자기들(이른바 의료진들)끼리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대화할 때뿐이다. 그런 때 그들의 얼굴은 생선 가게 앞에서 생선의 물을 의논하는 아주머니들의 나른한 얼굴과 같다. 답답하다 못한 환자나 보호자가 비굴함을 넘어서는 겸손으로 질문이라도 할라치면 그들은 그 질문의 비전문성을 사사오입한다. 환자와 보호자는 그런 모욕을 당하면서도 행여 그들에게 밉보일 새라 끓는 속만 다스린다.

 

오늘 우리가 의사들을 '선생님'이라 부르는 이유가 그들이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특별한 임무를 가진 사람 들 이라서 라는 의견은 순진하다 못해 아둔하다. 오늘 우리가 의사들을 '선생님'이라 부르는 이유는 단지 절대 불안 상태의 환자들 앞에서조차 불친절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유지하는 그들의 절대 권위 때문이다. 몇몇을 빼고 라면 오늘 우리 앞에 선 의사들 가운데 히포크라테스나 허준의 정신과 연관된 어떤 특별한 직업관을 가진 의사는 존재하지 않는다.(최근에 발견된 그들의 특별한 직업관은 자신들의 주장을 위해선 사람이 죽어나가도 좋다는 숭고한 신념이다.) 알다시피 그들이 의사가 된 이유는 단지 사회의 상층부에 살기 싶은 욕망에서였고 그들의 모든 관심은 그 욕망의 실현 여부에 있다.

 

의사라는 직업을 생각하면 나는 어린 시절 돌팔이를 떠올린다. 그는 환자에게 친절했고 의사 자격증은 없었지만 환자가 믿고 몸을 내맡길 만큼의 실력을 가졌으며 가난한 환자에게선 적은 돈만을 받았기에 마을 사람 평균의 살림보다 결코 낫게 살지 않았다. 돌팔이는 의사였고, 나는 돌팔이 이후 돌팔이보다 나은 의사를 만나지 못했다.     (2000.7.)

 

 

 

■ 사기, 사이비, 돌팔이

                                                                                                                                                                                       blog.hani 의 글 중에서 일부 발췌

절도범의 절도 수법을 잘 알면, 절도를 덜 당할 수 있다. 좀 도둑이 아닌 빈집털이의 예를 보자. 빈집털이 절도범은 어떻게 빈집인지 알까? 잘 아는 대로 아파트라면 휴가철에 신문이나, 우편물이 2-3일 이상 쌓여 있다면 빈집임을 말해주는 좋은 지표가 된다. 혹은 2-3일 동안 밤에 불이 켜지지 않는 집도 빈집일 가능성이 많다. 이렇게 빈집털이 절도범이 좀도둑이 아닌 전문 털이범이라면 나름대로 빈집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방법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각종 열쇠를 여는 법, 도주 방법 등등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절도범의 수법을 잘 알수록 대처를 잘 할 수 있으므로 절도를 당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마찬가지로 사기 수법을 잘 알수록 사기를 당할 가능성은 적어진다.

이 글은 각종 사기, 특히 의료에 있어 사기 행위인 돌팔이, 사이비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 알아야 할 사기 수법에 대해 쓴 글이다.  

 

. 태초에 사기가 있었다.

기독교의 경전 성경의 첫 장인 창세기에는 신의 천지창조, 인류 창조에 뒤 이어 막 바로 사기 행위가 나온다. 창세기 3장을 보자 (개신교 성경, 개혁 번역판)

 

. 여호와 하나님의 지으신 들짐승 중에 뱀이 가장 간교하더라 뱀이 여자에게 물어 가로되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더러 동산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여자가 뱀에게 말하되 동산 나무의 실과를 우리가 먹을 수 있으나.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실과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 뱀이 여자에게 이르되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실과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한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 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 자기들의 몸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를 하였더라

 

창세기 3장에 뱀은 최초의 여성 이브를 유혹하여 신이 금지한 선악과를 먹게 한다. 뱀이 이브를 유혹한 말은, 지혜의 약속이었다. 선악과를 먹으면 지혜가 생긴다고 유혹하였다. 뱀이 선악과를 먹으면 지혜가 생기리라 한 말은 맞는 말이었다. 선악과를 먹음으로 분별심이 생기고, 부끄러움을 알게 되었으므로 뱀이 이브를 유혹한 말은 거짓은 아니었다. 그런데 왜 사기인가? 지혜를 얻는 대신 낙원에서 추방당하는, 형벌을 뱀은 말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다. 성경에 나오는 태초의 사기는 모든 사기의 원형이라 할만하다. 모든 인간의 사기 수법과 사기를 당하는 이유도 크게 틀리지 않기 때문이다.

 

사기, 기만, 사이비, 돌팔이, 절도, 강도, 협박 등등 인간이 범죄로 간주하는 대부분의 비도덕적 행위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비슷하다. 사기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다시 살펴보기로 하고, 태초에 사기가 있었다는 말은 사기라는 행위가 인간, 나아가서 모든 생명체에게 없을 수 없는 행위임을 암시한다.

 

태초에 사기가 있었다. 이 말은 종교경전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태초, 생명체가 생기면서 모든 생명체는 사기로 얽힌 관계이다. 살기 위해서는 사기를 칠 수밖에 없다. 사기라고 하니, 거부감이 들지 모르지만 모든 생명체, 특히 생태계 먹이사슬 피라미드에서 먹히지 않기 위해서, 혹은 먹기 위해서는 사기를 칠 수밖에 없다. 보호색을 비롯하여 먹이감을 유인하는 각종 향기나 불빛도 인간의 세상에서는 사기로 규정해야 하는 방법이다.

 

. 요순 시대에도 사기가 있었다.

성경에 의하면 인류가 생기면서 사기가 있었고, 동양에서 보면 유교에서 낙원 시대라 할 요순시대에도 사기가 있었다. 유교에서 가장 추앙하는 군주인 순 임금은 아버지와 계모가 몇 번이나 계략으로 순 임금을 죽이려고 한다. 지붕을 수리하라고 지붕 위에 올려놓고 사다리를 치우고 불을 지르고, 우물을 치게 한 후 우물을 메워 죽이려 하고, 술에 취하게 한 후 죽이려고 한다. 요순 시대에도 이러한 사기가 있었다는 사실은 사기라는 행위가 얼마나 보편적인 인간의 행위인가를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일화이다.   

……           원문:  http://blog.hani.co.kr/drofem/262    김승열

 

 

 

신비주의와 반과학주의

                                                                                                                                                                                       blog.hani 의 글 중에서 일부 발췌. 21세기의 위기 - 신비주의와 반과학주의의 부흥

 

생명체는 어떤 한계를 넘어서면 자기 스스로 성장한다.

생명뿐만 아니라 발달과 발전은 초창기에는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나, 일정한 수준이 되면 스스로 자립해서 성장할 수 있다.

 

인터넷의 발달에는 포르노가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포르노가 없었더라면 아마 인터넷은 매우 천천히 발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인터넷은 이제는 포로노 없이도 정보의 유통이라는 효과 하나만으로 충분히 발달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과학의 발달에 앞서 논리학이 선행되어야 했고, 관념적이나마 자연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도구가 필요했다. 건물을 지을 때는 가설물이 필요하고, 대부분의 갓 태어난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어미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건물이 완성되면 가설물은 철거되어야 하고, 성장이 끝난 동물은 어미의 도움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사실 과학은 순수한 지적 탐구가 아니었다. 전쟁이 과학 발달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고, 자본이 과학적 탐구의 방향을 결정하였다. 그러나 이제 과학은 스스로 그 자체로,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순수한 지적 탐구가 가능한 시대에 왔다. 자연에 대한 빈약한 과학적 지식의 한계로, 중세에는 관념의 도움이 없으면 합리적인 세계관, 자연관, 인생관이 불가능하였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현상보다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더 많았고, 과학적 방법론이 정립되지 않은 시대에는 관념에 의존하여 자연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중세의 사람에게 비행기와 원폭을 설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과학에 대한 지식이 초등학생 이하라고 해야 할 고대인들에게는 비행기와 원폭은 초자연적 힘이나 마술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초등학생에게나 어울릴 해리 포터류의 사고, 관념과 마술적 사고, 여기에 넘어가는 사기가 아직도 횡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소한의 교양을 갖춘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어리석은 말에 현혹 될 수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신비의 사기꾼들, 임호경 옮김, 11 . 노벨상 수상자인 조르주 샤르파크와 생물 물리학자인 앙리 브로슈가 쓴 ‘신비의 사기꾼들’에 나오는 글이다.

 

위의 말이 비꼬는 말이 아니라면 노벨 수상자인 과학자도 순진하게 지식과 지성이 있으면, 사기꾼에 넘어가지 않으리라 믿는 듯이 말한다. 그러나 사실은 어떠한가? "국립과학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0%는 비행접시를 외계문명의 우주선이라 믿고 있으며 점성술을 과학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40%나 된다. 특히 놀라운 것은 미국 성인의 60%가 초감각적 지각의 존재를 믿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대체의학을 인정하는 비율은 88%에 달한다."

 

"미국 성인들이 의사과학을 믿는 원인을 분석한 결과 학력과 별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령 초감각적 지각을 믿는 성인은 고등학교 졸업자의 65%, 대학 졸업자의 60%로 큰 차이가 없었으며, 대체의학 신봉자는 대학 졸업자의 92%나 돼 오히려 고등학교 졸업자의 89%를 앞지를 정도였다. 요컨대 학교에서 과학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들이라고 해서 반드시 의사과학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 바꿔 말해서 머릿속에 아무리 많은 과학지식을 담고 있는 지식인일지라도 과학적 사고체계를 갖추지 않고 있으면 의사과학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주 특별한 과학 에세이' (이인식 지음, 푸른나무 펴냄. 2001.)

 

위에서 보듯이 사이비, 돌팔이는 지식의 유무, 교양의 많고 적음과 전혀 관계가 없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성보다 본능과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논리학과, 과학적 방법론, 과학에 대한 지식이 많을수록 사이비, 돌팔이에 속지 않을 가능성은 높지만, 일반적인 지식, 교양은 별로 관계가 없다. 심지어 의사 중에도 오링 테스트를 비롯한 온갖 사이비, 돌팔이 기법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으며, 저명한 물리학자가 지구유기체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2005, 황종국 판사는 공개적으로 민간요법을 선전하기까지 하지 않는가?

 

그렇다. 21세기는 이성과 과학을 부정하고 중세로 되돌아가려는 움직임이 확연하다. 과학이 인간의 영성과 감정까지 부인하기 조차 하였던 기계론의 18,19세기와 과학의 놀라운 성과로 공산당이 사회과학에서 조차 과학성을 무기로 세계의 지식인들의 호응을 받았던 20세기를 거쳐 그 반작용으로 21세기에는 오히려 반과학, 비과학, 또 다른 과학이 힘을 얻고 있다.

 

관념주의가 이성과 지성을 억누르는 징조는 세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세계 최고의 과학 기술을 자랑하는 미국에서 창조론을 생명의 기원에 대한 이론의 하나로 진화론과 같이 가르쳐야 한다는 판결이 나오는가 하면, 서양 철학의 종주국인 독일은 한편으로는 유럽의 대표적인 사이비 요법인 동종요법의 종주국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또 프랑스에서는 노벨상을 탄 과학자가 점성술의 사이비 이론에 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반이성적인 현상을 개탄하기도 한다 (‘신비의 사기꾼들’). 소칼이 ‘지적 사기’에서 지적한 포스트모더니즘, 페미니즘을 비롯하여 생태주의와, 미국의 기독교 근본주의, 이슬람 근본주의는 이념의 좌, 우를 떠나 모두 관념이 지성과 이성을 압도하는 21세기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나날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종교와 관습, 권력이, 근세에는 이념과 이데올로기가, 현대에는 자본주의의 선전과 광고가 합리적인 이성을 억압하고 마비시켰지만, 21세기의 비합리적, 반이성적 상황은 대중의 자발성에 근거하므로 더욱 심각한 새로운 현상이다. 

 

 21세기의 과학 문명이 발달한 선진국의 대중이 왜 자발적으로 비이성과 비합리성을 받아들이는가?

 

첫째 이유는 인간의 욕망이다. 과학이 부정하는 한계를 넘고 싶은 욕망이 원인이다.

과학이 부정하는 영원한 생명, 종교적 욕구, 초능력을 얻고자 하는 욕망과 상상력이 첫 번째 원인이다.

 

다음은 자본주의적 신분질서가 공고해 지면서 신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는 다수 대중의 절망이 극우, 극좌적인 이념으로 전화되어 분노의 탈출구를 찾거나,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욕망을 종교나 비합리적인 믿음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신비로운 힘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비과학적, 비이성적인 믿음이 살아남는 이유는 학문과 과학은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만화, 비디오를 비롯하여 온갖 대중매체는 재미없는 과학보다는 신비주의와 초능력을 다룬다.

 

다음으로는 냉전이 무너지고 사회주의가 몰락함으로 과학과 기술의 최강자이며 유일 강대국이며 제국주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과학을 동일시하는 좌파의 반미, 생태주의도 주요한 원인이다.

 

이러한 거시적인 원인과 함께 미시적으로는 과학에 대한 반감과 언제든지 속아줄 사람들이 있기에 이를 노린 사이비, 돌팔이의 상업적인 목적과 의학적으로 난치병을 앓는 사람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하는 마음이 원인이다.

 

이러한 사이비, 돌팔이는 앞으로 더욱 번창할 수밖에 없다. 불확실한 시대, 불확실성이 증가할수록, 신분이 고정 될수록 절망과 권태에 빠진 사람들은 종교적 위안을 추구하고 기존의 종교가 대안이 되지 못하므로 온갖 새로운 종교는 더욱 더 반과학, 비과학적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권력과 자본주의 앞에서는, 과학과 이성도 무력해 질 수 있다. 과학자, 의사도 인간이기 때문이다. 권력에 굴복한 학자들이나 지식인들은 오늘날에는 자본과, 대중과 언론에 영합하고 굴복하고 아부한다.

 

대중의 믿음이란 마력은 과학적인 사실조차 회의하게 만들기도 한다.

 

진단검사의학의 전문의이며 대학교수인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피는 답을 알고 있다”(권석운 지음, 개미 간, 2004 94)”에서 처음에는 혈액형 인간형에 대한 타당성이 없다고 하였다가, 관련이 없다고 하면 대중적인 흥미를 잃을 수 있다는 친구의 조언으로 “만일 정말 성격과 ABO 혈액형이 관련되어 있다면 ABO 혈액형 유전자도 성격을 나타내는 유전자들과 연관 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수정하였다. 진단검사의학의 전문의조차 현혹 시킨 혈액형 유전형이 왜 가짜 과학인가를 살펴보자. 사실, 권석운 선생은 과학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 ABO혈액형이 설령 성격과 연관성이 있다고 하여도 현재의 혈액형 인간형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혈액형 인간형은 점술과 비슷한 논리이다.

 

참고로 혈액형 인간형의 내용을 모르는 사람에게 어떤 혈액형에 대한 설명을 보여주어도 자기와 비슷하다고 느끼게 된다. 혈액형 인간형이 비 과학, 가짜 과학인 이유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 설명이기 때문에 비과학적이다.

 

이러한 점술 비슷한 사기에 대해서는 참고문헌의 “신비의 사기꾼”에 잘 나와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은 보통 침착하지만, 어려운 일에는 보통 사람 이상으로 때로는 매우 당황하는 성격이다.“ 라고 하였을 때 이 말이 자기와 틀린다고 할 사람은 거의 없다. 혈액형 인간형의 설명도 이와 비슷함을 한번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과학의 변경지대’의 서문에서 마이클 서머는 대중 매체의 기자나 연출자들도 초능력이나 신비주의가 사기임을 알지만, 대중매체 종사자들의 관심은 진실보다 광고이며, 얼마나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느냐에 있다고 한다.

 

돈이 안 되는 진실보다 돈이 되는 사기행각에 대중매체가 관심을 두고, 시청자들은 이러한 내용을 선호하면서 악순환은 계속된다. 총체적으로 이러한 인간의 비합리성, 반지성은 종교와 유사한 감정과 심리에 근원이 있기에 한편으로는 문화의 문제이다. 종교 논쟁이나 이념 논쟁에서는 논리에서 패배하면 패배를 인정하기 보다는 더 철저히 믿게 된다. 정체성의 문제, 문화의 문제이므로 순교자적 열정으로 자기기만, 자기 합리화의 기전이 작용하여 오히려 더욱 더 자기 정당화를 하면서 소수는 과격화 한다. 

 

 이와 같이 과학과 의학은 20세기의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지만 21세기에는 다시금 점증하는 중세적 사고와 싸워야 할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섣불리 과학과 이성이 비합리성과 관념성을 이기리라고 본다면 순진하며 위험하다.

 

과학과 이성은 자본과 문화와 싸워야 하는 힘들고 좁은 길을 가야하고, 관념과 상상에 의지하는 사이비, 돌팔이들은 대중이 선택하는 쉬운 길, 편한 길에서 대중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과학의 놀라운 성과에도 불구하고, 과학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자연과학에서도 중세의 마술적 사고는 별로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언제든지 이성이 억압 되면 다시 중세의 광기와 파시즘, 나치즘의 광기에 대중이 휘말릴 수 있다.

          원문:  http://blog.hani.co.kr/drofem/597

 

 

 사이비 과학의 원천

                                                                                                                                                                                    blog.hani 의 글 중에서 일부 발췌. 무지와 관념 - 또 다른 과학, 가짜과학, 반과학, 신비주의

 

이 글은 ‘또 다른 과학’,  ‘가짜 과학’,  ‘반()과학’, 신비주의, 그리고 사이비와 돌팔이, 선무당, 반풍수의 무지와 자기기만, 사기의 원인을 찾아 보는 글이다.

 

. ‘또 다른 과학’이란 과학 외에도 과학이 있다는 한의학과 신과학, 뉴에이지, 신앙치료, 패러다임 등을, . ‘가짜 과학’이란 바이오리듬, 산성체질론, 혈액형 인간형, 보름달 광기론, 사실을 이용해 진실을 왜곡하는    광고, 특히 다이어트나 건강식품, 기구 등의 선전, 광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학의 탈을 쓴 무늬만 과학인    주장들이며, . ‘반과학’이란 과학을 반대하는 생태주의,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이나 과학을 남성적이라고 해석하는 극단적  페미니즘의 일부 등이다. . 다음은 신비주의로 편평한 지구를 주장하거나 세균설이나 에이즈 바이러스의 실체를 부정하기도 한다.   전설과 신화와 종교를 배경으로 한 음모론도 신비주의의 범주의 넣을 수 있다.

 

이들을 굳이 분류하였지만 서로 중복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또 다른 과학과 가짜과학, 반과학, 신비주의는 서로 서로 인용하고, 논거가 되어 주면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유유상종이니, 사이비는 사이비를, 관념주의는 관념주의를 좋아한다. 이들은 과학이라는 유령에 대항하기 위해 신성동맹을 맺은 관념주의들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관념주의의 글을 인용하면서 근거를 삼는다면 역시 사이비, 돌팔이 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들의 공통점은 증거와 증명 없이 믿으라는 관념주의이다. 실체를 관념으로 해석하는 무지는 자기기만, 사기로 빠진다. 자기 스스로도 진실이라고 믿으면서 자기도 속고 남을 속이는 자기 합리화와 자기기만은 지식인도 흔히 빠지는 함정이다. 물론 알면서 사기를 치는 사기꾼도 많지만 사이비, 돌팔이, 선무당들처럼 자기가 자기를 속이는 무지에서 비롯된 자기기만과 사기도 허다하다. 사기꾼 보다 이러한 사이비, 돌팔이에 대처하기가 더 어렵다. 고의성이 없기 때문이다. 남을 속이려면 먼저 자신부터 속여야 한다는 말이 있다. 자기기만, 즉 자기부터 속이고, 혹은 속고 남을 속이는 사람에게 속지 않기는 어렵다.

 

실체를 모르면 관념으로 해석하는 무지와 관념주의의 불행한 결혼은 자기기만의 파탄과 비극을 낳는다. 자기기만은 무지에서 비롯한다.

 

예를 들어 보자. 구안와사는 제 7 뇌신경, 안면신경의 마비로 생기는 증상으로, 80% 정도는 저절로 낫는다. 이 사실을 모르면 사이비, 돌팔이가 어떤 치료를 하고, 그 후 구안와사의 증상이 호전되면, 자기의 치료로 나았다고 믿는 자기기만에 빠진다. 만약 알더라도 속이면 사기이다. 환자의 무지가 사기로 이어지는 예이다. 치료자와 환자의 무지, 자기기만과 사기는 삼위일체, 관념이라는 한 몸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무지는 자연과학, 자연의 법칙에 대한 무지를 의미한다. , 자연과학, 자연의 법칙, 과학적 방법론의 합리성에 대한 무지를 뜻하며 공자나 석가, 예수가 말씀하신 진리를 뜻하는 바는 아니다.

 

아무리 직관적인 지식, 관념적인 지식이 많다 하더라도, 객관적인 지식에는 무지할 수 있다. 지식인들이 무지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실제로 경험한 환자지만, 이른바 자칭, 타칭, 숯 요법의 전도사로, 한국에서 최고의 지식인이라 할 만한 분이 심한 복통에도 불구하고 숯만 먹고 치료하려고 하다가 스스로 위천공이 된 예가 있었다. 객관적인, 과학적인 지식에 있어 무지는 지식의 많고 적음은 2차적인 문제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합리성과 과학성의 문제이다.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합리성과 과학성이 결여된 지식이라면 적어도 과학적으로 무지이다. 관념이 실체에 대한 지식으로서 권위는 무지, 다시 말해 그 실체의 본성을 모를 때까지만 이다.

 

다음의 글을 보자.

“그(아우구스티누스)는 자석의 신비한 성질, 단단한 물건을 부수는 염소 피의 힘, 불 속에서도 살 수 있는

 불도마뱀의 능력을 인정했고”   

 (‘마법의 역사’ 리처드 킥 헤퍼 지음, 김현태 옮김, 파스칼북스 2003)

 

중세에 아우구스티누스의 글은 절대적인 권위를 가졌다. 다시 말해 중세 사람들은 염소 피는 단단한 물건을 부순다고 굳게 믿었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태아 여자를 남자로 바꾸는 법, 투명인간 되는 처방 역시 조선시대 사람들 대부분은 굳게 믿었다. 검증 할 수 없기에 그대로 믿어 온 이러한 관념적 지식을 검증 할 수 있는 현대에도 그대로 믿는다면 얼마나 어리석은가? 그러함에도 한의학과 사이비, 돌팔이들은 그대로 믿는다. 무지에서 깨어날 수 있는데도 무지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고대와 중세적 사고와 사이비, 돌팔이의 선무당, 반풍수 짓은 이러한 무지와 자기기만, 이익이 원인이다. 벌과 나비가 꽃의 향기에 이끌려 모이고, 파리가 썩은 고기에 꾀이듯이 사이비, 돌팔이는 돈 냄새를 찾아 모여든다. 

 

 물론 보완-대체의학, 한방이나 각종 돌팔이, 사이비의 개별적인 치료의 효과조차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는다. 향기요법의 효과, 카이로프랙틱의 안마 효과, 통증 유발점 주사와 비슷한 침술의 효과, 일부 약초의 효과를 비롯하여 우연에 의해서건, 경험에 의해서건 사이비, 돌팔이라 하더라도 효과가 있는 치료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위험성이 너무 많으며, 또 효과에 비해 비용이 비싸다. 그러므로 한 편으로는 이러한 각종 검증 되지 않은 요법들의 일부가 과학적, 의학적으로 검증 된 후에는 의학에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의 효과가 있는 치료가 있다 해도 그 이론체계의 사이비성, 돌팔이성은 부인되지 않는다. ‘합리적인 오류가 비합리적인 정답보다 이성적이다.’            원문:  http://blog.hani.co.kr/drofem/606

 

 

 

사이비가 좋아하는 고대의 낙원

                                                                                                                                                                   blog.hani 의 글 중에서 일부 발췌

 

. 고대의 낙원과 사이비 의료

현대 의학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주장에서 빠지지 않는 내용이 과학과 근대 문명에 대한 비판이다. 이러한 비판은 대부분 자연과 고대의 찬양으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과학과 현대는 악이며, 질병은 과학과 기술의 발달, 즉 공해 때문이며, 그러므로 건강하게 살려면 고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사람들은 '고대의 낙원‘의 신화를 믿는다.

 

"옛날에는 자연과 생태적 조화를 이루고 살던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서로 평등했고 전쟁도 없었으며 어머니 대지에서 꼭 필요한 것만을 가져가고 남는 것은 되돌려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국주의, 산업주의, 자본주의, 과학주의라는 악이 들어와 이들을 덮쳤다…"                                  (“과학의 변경지대” The Borderlands of Science 마이클 셔머 지음, 김희봉 옮김)

 

이들이 희망하는 과학주의 이전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미국의 경우, 항생제가 발견되기 전, 영유아의 사망원인 1위는 폐렴이었다. 항생제가 도입되면서 폐렴은 영유아 사망 원인의 10위 안에도 들지 않게 되었다. 조선 왕조, 중기 이전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20세를 채 넘지 않았고 대한제국 시대에도 40세를 채 넘지 못했다. 조선 왕조 시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유아기를 넘지 못하고 죽었다. 조선 시대 영유아 사망률은 50-70%를 넘었다. 조선왕조 시대에는 팔삭둥이라는 말로 알 수 있듯이 7개월 이전에 태어난 미숙아는 거의 100% 사망하였다. 그러나 인큐베이터와 영유아 관리를 위한 의학의 발달은 5개월 된 미숙아도 살리게 되었다. 단적으로 전염병을 통제 할 수 있게 되자 한민족은 두 배 이상 증가하였다.

                                                                (“호열자 조선을 습격하다. 신동원 지음, 역사 비평사, 2004)

 

다시 말하면 심각한 전염병이 한번 퍼지면 인구의 절반 정도가 사망하였다. 이러한 전염병의 통제는 과학과 의학의 공헌이다. 과학 문명이 아직 도입되지 않은 지역에 사는 부족들은 어떻게 사는지만 정확히 알아도 ’고대의 낙원‘의 신화는 허구임을 알 수 있다. 고대의 낙원의 신화를 좀더 살펴보자.

 

동의보감에도 고대의 낙원의 신화가 나온다. 동의보감, 내경편 신형[身形]  壽夭之異에 나오는 고대의 신화이다. 공자가 그리워한 삼황오제의 시대도 황금의 낙원은 아니었던지, 삼황오제 중의 하나인 황제는 고대를 낙원이라고 본다. 번역은 동의과학연구소편 동의보감의 번역을 참조하여 다시 하였다.

 

“素問曰 黃帝曰余聞上古之人 春秋皆度百歲而動作不衰 今時之人年半百而動作皆衰者時世異耶 人將失之耶 岐伯對曰 上古之人其知道者 法於陰陽和於術數飮食有節起居有常不妄作勞 故能形與神俱 而盡終其天年度百歲乃去

 

소문(素問)에 이르기를 "황제(黃帝) 가로되 내가 들으니 오랜 옛날 사람들은 봄, 가을을 백세를 넘어가도(100살이 넘어도) 움직임(動作)이 쇠태 하지 않았다 하였는데, 지금 사람들은 나이 반백년(50)에 움직임이 모두 쇠태 함은 시대가 다름 때문인가? 사람들의 잘못함인가?

기백(岐伯)이 이에 대하여 가로되, 옛날 사람들은 도()를 알아서 음양(陰陽)을 따르고() 술수(術數)로서 조화하고 음식을 알맞게 하고, 기거(起居)가 올바르고, 헛된 수고를 짓지 않았으므로 능히 몸()과 마음()을 함께 갖추어 하늘의 년 수를 마치기 다하면서 100세를 넘기에 이르렀다. 

 

삼황오제와 하, , 주의 시대에는 인생칠십고래희라는 말이 잘 보여주듯이 70세를 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미 세계에서 장수국은 평균수명이 80세 전후이고 한국도 70세를 넘어선지 오래이다. 고대의 낙원 신화의 허구를 잘 보여주고 있다. 고대, 중세인이 희구하는 고대의 낙원은, 과학과 의학의 힘으로 현대에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고대의 낙원의 신화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누구인가? 

 

에덴 동산, 아틀란티스, 헤르메스 문헌이 서양의 ‘고대의 낙원’ 신화의 근원이라면, 불교의 정법(正法)•상법(像法)•말법(末法) 시대 구분(법화경, 대집경), 고대 중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공자의 극기복례(克己復禮)사상(논어, 論語)은 동양의 ‘고대의 낙원’의 신화의 근거이다. 과연 고대는 낙원이었는가? 중국의 역사는 처음부터 전쟁이었다. 치우(蚩尤)와 헌원(軒轅)간의 탁록 대전을 비롯하여(史記, 사마천) ()나라의 걸왕(桀王)과 은()나라의 주왕(紂王)의 폭정의 역사만 보아도 공자가 돌아가기를 원했던 고대 중국이 낙원이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고대의 낙원’의 신화는 동서고금이 다르지 않다.

 

이러한 고대의 낙원의 신화는 신화론이나 정신분석학, 심리학에서는 태어나기 전 가장 행복한 시기였던 모태-자궁에의 회귀를 원하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보기도 한다. 즉 태어나기 전 행복하였던 시기와 고대로의 회귀를 같이 바라보기에 고대는 낙원이었다는 관념에 빠진다는 이론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간의 고대의 낙원에의 회귀 심리가 온갖 사이비, 돌팔이들이 현대의학을 공격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윤리 도덕으로 보면 인간은 고대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과학은 무한히 발달하여 이제 인간의 수명은 100세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럼에도 허다한 중국의 황제들이 금단술의 수은 중독에 빠졌듯이 고대의 낙원이라는 신화에 불과한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온갖 사이비와 돌팔이들의 치료법에 몸을 맡기는 행태는 변함이 없음도 고대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역사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실례가 고대의 낙원의 신화이다.        원문:  http://blog.hani.co.kr/drofem/2288

 

 

 

인정받지 못하는 突發醫 (돌발의, 돌파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히포크라테스, 화타를 원하는가? - 102세 민중의학자의 상고이유서

 

. 생명을 살린 화타인가? 무면허의료 범죄자인가?

올해 102세의 장병두 할아버지, 장 할아버지는 전북지역에서 명의로 소문이 자자하다. 어떤 이들은 할아버지를 화타라 부르기까지 한다. 하지만 장 할아버지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의사가 아니다. 더욱이 아픈 사람을 치료 할 법적 자격도 없다. 의료면허가 없는 민중 의술 인이기 때문이다. 장 할아버지는 이런 이유로 지난 2006년 재판을 받고, 징역 2 6개월에 집행 유예 4,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그저 그런 사이비 의료인에 대한 처벌로 끝날 뻔한 이 재판은, 할아버지의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은 사람들의 탄원이 빗발치면서 항소를 해 2년간의 재판으로 이어졌고 현재 대법원 상고심 중에 있다. 무면허 의료인을 찾은 것 자체가 허물이 되는 우리 사회에서 교수, 교사, 공무원 등이 장 할아버지를 위해 당당히 나선 것은 무면허의료 재판 역사에 있어서도 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재판 뒤에 숨겨진 장 할아버지의 진실은 무엇일까?

 

. “장병두 할아버지는 무죄입니다.-공개 검증까지 가능~

전북대 박태식 교수는 재판이 시작한 이후로 꾸준히 할아버지를 돕고 있다. 박교수는 지난 2004년 위암이 재발해 병원으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장 할아버지의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박교수뿐만 아니라 간암 진단을 받은 탤런트 송귀현씨, 뇌경색이었던 군산의 송 할머니, 태어난 지 10개월 만에 한쪽 폐가 망가져 죽음의 고비를 오갔던 아홉 살 민서까지 많은 사람들이 병을 치료받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이들 모두 장 할아버지의 무죄를 주장하며 계속 치료받기를 원하고 있다.

도대체 장 할아버지 의술의 정체는 무엇일까? 장 할아버지는 진단 방법부터 독특하다. 환자들에게 처방한 약의 조제 과정 또한 쉽게 알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입 소문이 자자한 장 할아버지의 의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현대 의학의 입장에서 보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못한 민간요법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장 할아버지의 무죄를 주장하는 변호인단과 후원 인들은 재판에 도움이 된다면, 할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공개 검증을 해보려 노력 중이다. 과연, 장 할아버지의 의술은 검증이 가능할까?

 

. 법에 묶인 민중의술 93세의 김남수 할아버지는 새벽 6시부터 하루 종일 환자들에게 침을 놓아주느라 바쁘다. 불에 데인 상처를 침으로만 치료하는 화상침을 발명했을 정도로 침술에 대해서는 대가다. 그에게 침을 맞으려고 줄을 서는 사람은 너무나 많아서 김 할아버지를 만나는 일은 로또 복권 당첨에 비유될 만큼 힘든 일이다. 그런 김남수 할아버지도 의료법 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있다. 뜸의 의학적 효용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시작한 뜸 무료봉사활동이 의료법 위반으로 몇 번이나 신고 되었기 때문이다. “뜸은 쉬워서 누구나 할 수 있고, 위험하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효과가 좋은 의술인데, 이것을 세상에 알리는 게 죄라니 말이 됩니까?” 김 할아버지의 말이다. 김남수 할아버지는 일제 때 받은 침구사 자격증이 있기 때문에 신고 되어도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함께 봉사한 사람들은 국가 면허가 없어 불법의료행위가 된다. 이제 한국에는 침구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없다.

고대로부터 민중의술로 당연히 이어져 온 침과 뜸이 한의사만의 고유 권한이 된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일제 식민지 시대와 군사 정부로 이어지는 동안 민중의술은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로 장려보다는 무시의 대상이 되었다. 의료법 개정을 통해 민중의술을 합법적 의료행위로 격상시키려는 노력은 그 동안 매번 좌절되기도 했다.

 

. 히포크라테스, 화타를 원하다.

객관적, 과학적 사실로만 환자를 분석해 치료하던 서구 의학계에는 오랜 전부터 새로운 시도들이 등장했다. 현대적 치료 방법뿐 아니라 그와는 다른 종류의 치료 방법까지 폭넓게 받아들이는 대체의학이 그것이다.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면 민중의술이건 민간요법이건 배울 건 배워 이용하려는 대체의학은 사람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침술 같은 동양의학을 적극 받아들였고, 자연 식물을 이용하는 허브요법, 새로운 개념의 동종요법 등이 의료행위에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의사가 아닌 사람들이 이런 분야의 의료 전문가가 될 수 있는 법적 제도도 마련되어 있다. 서구 의학이 비과학적이라 비판하던 동양 의학을 받아들여 오히려 그것을 세계에 역수출 하고 있는 지금, 의학적으로 뛰어난 전통을 가진 한국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반문하게 된다.

……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천재성을 가지는 생이지자(生而知者)가 있고 교육을 통하여 배우고 훈련해야 비로소 알게 되는 학이지자(學而知者))가 있으며, 생활하면서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꾸준히 노력하여 비로소 알게 되는 근이지자(勤而知者)가 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지는 예술, 문학, 과학, 건축, 공학 등의 천재성은 곧잘 인정하고 칭찬하지만, 정작 생명을 살리는 의학의 천재성은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있다 .우리네 시골 마을에는 특별히 배운 봐도 없이 어떤 약초가 어디에 효능이 있고 또 어떤 병에는 어떤 방법이 효과 있는지 잘 아는 사람이 많이 있다. 또한 뼈 질환뿐만 아니라 각종 질환을 손으로 만져서 통증을 해소하고 원상 복구하는 능력을 가진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있고, 피부에 바늘()을 찔러 피를 내거나 눈꺼풀을 긁어서 병을 치료하는 능력을 가진 천재 즉 생이지자(生而知者)도 많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러한 생이지자(生而知者)는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 서구식 의학이론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과학적이고 비위생적으로 치부하고 위험하다는 아무런 근거 없는 속단으로 (인정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경원 시 되거나 금지되고 핍박 받고 있다. 현대는 정규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만 인정하고 그들에게 특권을 주고 있다. 근래엔 의사, 한의사가 돈을 많이 버는 유망한 직종이란 이유로 의학의 천재성 여부와는 관계없이 의, 한의대학에 진학하고, 적성과는 상관없이 사람에 대한 사랑()도 없이 지식과 기능만을 연마하여 자격을 취득하고 의사로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 서양을 막론하고 의학 교육은 도제(도제(徒弟) 형식으로 스승 아래에서 인격과 소양을 함양하는 제도로 이어져 왔다. 오늘날 전문의 제도나 한의과 대학에서 지도 교수가 있는 것이 그 예이다. 그러므로 같은 의학과 대학을 같이 졸업해도 지도 교수에 따라 학문의 계열이 다르고 치료방법과 처방이 다를 수 있다. 옛날에는 의학을 배우고자 해도 천의성(天醫性)을 타고나지 않은 사람에겐 입문조차 시키지 않고 다른 일을 시켰다.

 

병을 오래 앓으면 의사가 다 된다는 구병성의(久病盛醫)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독특한 병이나 잘 낫지 않는 병으로 오랫동안 이곳 저곳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효험이 없어 자기 나름대로 연구하고 시험하여 결국 병마에서 벗어나게 되면, 그는 자신의 병에 대하여서는 가장 잘 아는 돌발의(突發醫)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병만 잘 알뿐 다른 분야의 병에 대해서는 모를 수도 있는 지극히 좁은 분야의 전문의가 되는 샘이다. 그는 전직이 의학과는 무관한 사람 일 수도 있고 또 일자무식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 그를 돌발의(돌파리) 라고 부른다. 국어사전에 돌파리는 제대로 아는 것이 없으면서 아는 냥 허풍을 떠는 사람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에게 그가 앓았던 병 - 간장병. 위장병. 목병. 허리병. 등등-에 대한 조언을 구하게 되고 또 회복되는 일이 허다하다. 이것이 차츰 알려지게 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와서 조언을 구하게 되면 의원(醫員) 행세를 하게 되는 일이 있다. 앞서 말했듯이 돌파리(突發醫)은 자신의 병만을 아는 지극히 좁은 분야의 전문의 이므로 의학전반에 관한 폭 넓은 지식과 소양이 없을 수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의 병을 스스로 회복 했으므로 다른 병도 역시나 잘 알고 낮게 할 수 있으리라 믿고, 또 나았다는 그 사실 하나 만으로 그 방법을 따르려고 한다. 그러나 같은 병이라 하드라도 체질에 따라 병상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낫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흔히 내가 먹고 나았으니 너에게도 효과가 있을 거라고 권유 하거나, 다른 사람이 먹고 나았으나 나에게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따라 하다가 오히려 병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 사실이 진실일 수는 있으나 진리(보편성을 가지는 진실)일 수는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돌파리(突發醫)는 자신이 모르는 분야는 모른다고 솔직히 말할 용기가 없어 우물 주물 어물거리거나 아니면 요행을 바라며 이것저것 시도하다 나으면 나의 실력이고 낫지 않으면 운명이라는 식의 무모함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신의 분야가 아니면 솔직히 모른다고 말하고 다른 기회를 찾도록 주선해 주기도 한다. 또한

 

돌파리(突發醫)가 된 후에 열심히 의학서적을 공부하거나 스승을 찾아 의술을 연마하여 정규 교육(敎育)을 받은 의사(醫師))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거나 더 능가하는 전문의(突發醫)가 된 경우도 많다. 교육의(敎育醫)는 예방을 위한 의학상식을 바로 잡는 일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돌발의(突發醫)가 되는 경우로 자신이 오랜 병을 앓을 경우도 있고, 가족의 오랜 병을 구환 하다가 된 경우도 있으며, 어느 날 갑자기 알 수 없는 힘()에 의해서 의통(醫通)을 하는 경우도 있고, 특히 종교 혹은 무술의 오랜 수련을 통해서 의통(醫通)을 하게 된 돌발의 (突發醫)도 있다. 돌발의(突發醫) 중에는 쉼 없는 수련과 수양으로 의자(醫者)로서 손색없는 인품과 능력을 갖춘 인술 봉사자가 많다는 사실을 간과 하지 않아야 될 것이다,      (674회, 2008.6.21)

 

. 화타 (華陀, 110?~208)

후한 말기의 의사, 동방의 명의로 알려짐

중국의 고전 “삼국지연의”에 따르면 그는 관우의 어깨뼈에 묻은 독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고, 승상 조조의 뇌를 수술하려다가 조조를 살해하려고 했다는 의심을 받고 처형을 당함

 

 

 

구당 김남수 선생의 ‘침’ 이야기         

                                                                                                                                                                                                   KBS 1TV, 추석특집

 

. 김남수     . 1915년생(94), 광주 출생

    . 도서: 구당 김남수 선생의 침 뜸 이야기

 

  구당 김남수 선생의 침( ) 이야기 (1편)

   . 천 개가 넘는 침 구멍 중    . 가장 좋은 15개의 혈 자리를 찾아라   구당 기본 침

 

서울시 청량리의 남수 침술원. 그 곳에는 구당 김남수 옹이 운영하는 남수 침술원이 있다. 그러나 치료받기는 여간 힘들지 않다. 김남수 선생이 명의라고 소문이 나면서 예약이 쉽게 마감되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일주일에 4일이나 하는 의료 봉사활동 덕에 침술원 진료는 더 하늘의 별따기다. 환자 중에는 구당 김남수 선생 보다 나이 많은 환자는 찾기 힘들다. 그러나 그는 젊은 사람도 힘들어하는 9시간 진료를 서서 환자들을 보면서도 피로하지 않다고 말한다.

 

 구당 김남수 선생이 주장하는 침법은 구당 기본침. 사람 전면의 7, 후면의 8개의 혈자리를 이용해서 환자들의 건강을 살핀다. 그 중 주목해야 할 것은 화상을 치료하는 화상침이다. 흉터가 많이 남아 걱정스럽던 화상 상처에 침을 놓아 치료하는 침 법으로 수일이 지나기 전에 완치가 된다. 두 침법 이외에도 명의 허준 선생에 가려진 침의 명인 허임 선생 이야기와 옛고서에 남아있는 동물 침법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본다. 

 

 기초의학이 발달한 나라 독일, 제작진은 700년 역사의 하이델 베르크 의대에서 침을 들고 있는 파란 눈의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침을 맞는 환자들은 한의학이 생소하기는 하지만, 서양의학에서 치료되지 않았던 점을 보완해준다고 말했다. 그리고 서양의학이 단기적인 치료에 효과가 있다면 동양의학은 장기적인 치료에 탁월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작진은 이빈인후과 진료에 사용하는 침을 알아보고 서양에서의 침 연구와 효과에 대해 알아본다.

  

구당 김남수 선생의 뜸()이야기 (2편)

   . 8개 경혈의 12개의 혈자리. 무극보양뜸,    . 200세 무병 장수의 족삼리 (足三里) 혈의 신비

 

 올해 94세 되는 구당 김남수 선생은 장수의 비결에 대해 ‘뜸’ 이라고 말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창안한 무극 보양뜸 12개의 혈자리에 매일 뜸을 뜨고 있다고 말했다. 뜸이란 쑥을 이용해 피부에 간단한 화상 자극을 주는 방법. 그 중 무극보양 뜸은 8개 경혈 12자리에 쌀알 반톨 크기로 매일 한 자리에 3~5장씩 뜸을 뜨는 방법이다. 구당 선생은 뜸을 뜰 때에는 시원함과 쾌감을 느끼고 뜸을 뜨고 난 이후에는 피로를 모른다고 한다. 과연 그가 강조하는 무극 보양뜸은 어떤 것일까. 직접 뜸 뜨는 모습을 통해 알아보자.

 

 가까운 나라 일본. 과거부터 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나라인 만큼 구체적인 연구도 많다. 제작진은 일본의 대표적인 침구대학인 명치 침구대학을 찾았다. 그 곳에서는 뜸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뜸을 놓은 후 인간의 혈관의 변화를 살펴본 것은 놀라웠다. 혈관의 크기가 확장되면서 혈류속도가 증가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진 것. 피부에 뜨거운 자극을 줬다는 것만으로 몸의 변화가 관찰됐다. 이와 같은 뜸의 효과에 국내뿐만 아니라 먼 나라 독일에서도 사람들의 뜸 놓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국내 연구논문을 통해 고혈압 환자에게 뜸이 두통 등의 통증에 효과가 나타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뜸의 과학적인 효과를 확인해 본다.

 

 뜸의 재료로 사용되는 쑥. 구당 김남수 선생은 3년을 묵힌 쑥을 사용해야만 뜸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햇쑥과 3년 된 쑥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뜸을 뜰 때 생기는 온도이다. 쑥이 타는 온도에 따라 쑥의 효과가 달라진다는데, 3년 된 햇쑥의 온도를 열 적외선 카메라로 확인해본다. 또한 뜸으로 건강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그들의 건강법에 대해서 들어본다    (2008.9.13. ~14. (토.) 21:40)

 

 

 

 

침술에 반한 미국인

                                                                                                                                                            고수민's Blog  http://ko.usmlelibrary.com/113

어제 만난 페르난데즈씨는 왼쪽 팔이 저리다고 호소하던 57세의 여자환자입니다. 직업이 보모인데 손과 팔을 너무 많이 써서 그런지 몇 달 전부터 왼쪽 팔과 손이 저린데다가 목까지 아프다며 검사를 받으러 왔었습니다. 제가 이번 달은 근전도 검사실에서 일을 하는 관계로 대부분의 환자가 다 이런 저림 증상을 가지고 옵니다. 검사결과 환자는 손목에서 손으로 가는 신경이 눌리는 질환인 수근관 증후군을 가지고 있었고 작업치료와 손목 보호대가 처방되었습니다. 그런데 검사를 마치고 진료실을 나가면서 환자가 약간 겸연쩍은 표정으로 질문을 하더군요.

 

“주위에서 이런 증상에는 침이 좋다던데 침을 맞아도 되나요? 의사들이 안 좋아할지도 모르지만 하도 주위에서 권하네요.

 

이 질문을 받고 저는 한국에서 정말 익숙하게 많이 들어본 이런 이야기를 미국에서도 이렇게 자주 들을 줄은 몰랐습니다. 한국에서 환자들에게 침술이나 한약에 대한 질문을 받는 저의 답은 약간 부정적이었습니다. 지난번 저의 다른 글에서 밝혔듯이 저의 과거의 한의학에 대한 태도란 것이 한의학의 효능이란 것을 단지 위약효과(효과가 있다고 믿음으로서 정말 약의 효과가 나오게 되는 현상)뿐이라거나 환자에게 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어떤 것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 침을 맞고 싶어하는 미국 환자들

그런데 미국에 오고 나서 한국에서만큼 자주는 아니지만 심심치 않게 침술의 효능에 대해 질문을 받게 되자 제 자신이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었고 나름대로 객관화된 자료를 보면서 적어도 몇몇 분야에서 침술의 효과에 대해서만큼은 허용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한국의 의사들이 다 침술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의사들도 일부 상당히 비판적인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아마 저는 주로 근골격계 질환을 보는 전공 때문인지 조금 더 침술에 대해 진보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침술을 받아도 되는지 물어보는 환자의 대부분은 앞서 말한 페르난데즈씨처럼 약간은 미안해하면서 물어봅니다. 마치 의사들이 이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죠. 제 대답은 비싸지 않다면 한번 맞아보시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중의학에 기반한 미국에서의 침술이 상당히 객관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시술자의 기술의 차이에 따른 효과의 차이가 엄존 하다는 것이 많은 의사들의 의견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미국에 중의학으로서의 침술이 소개되었는가에 대한 1971년 닉슨대통령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과 수교에 얽힌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뉴욕 타임즈지의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레스턴씨는 닉슨 대통령의 방중에 앞서 사전 조율을 위한 팀의 일원으로 중국에 보내졌다가 급성 맹장염을 앓게 됩니다. 중국에서 맹장수술을 받고 나서 회복이 되는 도중에 극심한 수술부위의 통증을 호소했고 중국의료진들은 진통제 대신 침을 시술 받기를 권유합니다. 호기심으로 레스턴씨는 시술을 허락하고 침술요법으로 심했던 통증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한 후에 미국에 침술을 소개할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같은 해인 1971년에 미국에 뉴욕 타임즈지에 기사로서 처음 중의학으로서의 침술이 소개된 이래로 침술은 조금씩 세력을 넓히다가 20001 2백만 명 정도의 환자가 침술로 치료를 받았는데 2002년에는 무려 8백만 명이 침술 치료를 받았으며 추세로 볼 때 현재는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침술치료를 받았으리라는 추측을 가능케 합니다.

 

요즘 미국 의학계에서는 침술이 효과가 있다는 논문만큼이나 효과가 없다는 논문도 많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일부 미국의사들의 회의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침술은 그 저변을 점차 넓히고 있는 중입니다. 대표적인 근래의 사건이라면 미국 최대의 관영 보험인 Medicare 2007년부터 침술에 대한 보험급여를 시작했고 Medicare에서 시작을 하면 다른 민간보험사들을 항상 따라갔던 추세를 보면 아마 침술의 지위는 더욱 굳건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2005년의 설문조사를 보면 59%의 미국의사들이 침술이 어느 정도 효험이 있을 거라는 사실에 동의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 닉슨 대통령의 중국 수교로 시작된 미국인들의 침술에 대한 관심

다만 제가 미국 중부에서 근무할 때는 환자로부터 침술에 대한 이야기는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는데 내과라는 전공 때문 일수도 있고 중부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 일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침술이 더욱 각광받는 것은 동서해안의 대도시 주변과 아리조나, 뉴멕시코 등 남부지역이고 특히 침술을 가르치는 학교들은 서해안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전체 미국에서 침술이 열풍이라는 식으로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봅니다.

 

작년 여름에 한국인들이 많이 산다는 뉴욕 퀸즈의 한 종합병원에서 중국계 미국인 의사와 한 달간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의사는 중국계이긴 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나서 교육을 받은 동양적 사고와 서양적 사고를 다 가진 사람이었는데 이야기하다보니 퀸즈에서 개업하고 있는 한 침구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내용은 이 침구사가 상당히 명의로 소문이 나서 주위에 의사와 다른 침구사가 샘이 날 정도로 돈을 잘 벌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미국에는 우리나라처럼 한의사라는 직업은 없지만 침을 시술하는 침구사는 각 주에서 주는 정식 면허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으며 의사들도 각주마다 다르지만 별도의 면허를 가지고 혹은 의사면허만 가지고 침을 시술할 수 있습니다. (아주 일부 주에서는 침구사가 의사와 같은 독립된 의료인으로서의 지위를 갖기도 합니다.)

 

위에서 말한 소문난 침구사의 경우 하루에 단 3시간만 일을 하고 일인당 30분 정도를 보는데 결국 환자를 하루에 단6명만 보는 셈입니다. 그런데도 하루 종일 일하는 의사보다 잘 벌고 있다니 시샘도 되었던 것 같고 도대체 무슨 재주가 있기에 침만으로 병을 고치는지 학문적으로도 궁금해서 이런 이야기를 저에게 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저야말로 마당쇠처럼 청소라도 해주면서 기술을 어깨너머라도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연구자는 유연한 사고와 열린 마음을 가져야

제가 이전의 글에서 제가 과거에 가졌던 한의학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만 댓글을 보면서 느낀 것은 의사들은 한의학이 과학적인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을 문제 삼았고 한의학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수 천년 동안 시술로서 효과가 이미 입증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경험상으로 효과가 검증이 되었다는 것으로 충분하고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실험상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의학을 떠나서 자연과학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명제이지만 이 부분의 이해는 긴 설명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넘어가겠습니다.

 

과학의 진보는 우리가 잘 모르는 현상을 설명하려는 노력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자연과학의 영역에서는(사실 인문과학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남들이 다 그런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직관적으로도 그것이 옳은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 반복적인 실험과 연구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결과가 얻어지면 이 새로운 발견이 기존의 이론을 뒤집고 새로이 채택이 되게 됩니다. 물론 이렇게 새로이 채택된 이론도 나중에는 더 새로운 발견에 의해 그 자리를 내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과학자로서의 열린 자세가 한국의 한의사들에게 필요하다는 요지로 지난번의 글을 썼다가 많은 댓글을 읽어보고 나서는 한의사뿐만이 아니고 의사에게도 요구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의사들이 개인적인 단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의학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개인적 경험의 정도에 따라 각인된 정도가 다를지라도) 일부 한의사들이 경험상 효과가 있다고 하니까 검증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자신의 지식체계로 설명이 어려운 그 무엇이 있다고 해서 비과학으로 치부하거나 존재 자체에 대해 비판을 하는 태도는 자신의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 것을 가로막는 방해물이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미국에서는 의사들이 침술의 작용기전을 자신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용어로 설명하기 위해 gate control theory endorphine theory등을 대입해보기도 하고 말초와 중추 신경계의 통증 조절 가설로서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가장 바람직한 것은 이런 노력이 사실 한국의 한의학계에서 나오든지 한국에 의학계에서 먼저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의학계에서는 나름대로 인정을 받는 한국의 의사들과 세계에 드문 전통의학의 전문가인 한의사, 이 두 전문가 집단이 반목하는 동안 미국에서 이런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고 우리는 단지 남들 하는 것 구경만 해서야 되겠냐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의 김봉한 선생의 봉한 학설에 대한 연구가 남한의 연구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져 왔다는 것은 장차 국제 사회에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고 못 받고를 떠나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입니다.

 

. 불치병을 고치는 명의가 과연 있나?

그리고 한국 한의학계에 부탁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제 주위의 한의사와 의사들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퀸즈의 침구사 이야기도 있고 예전에 한의사 면허 없이 환자를 고쳐준 것으로 법정에까지 서게 되었던 장병두 옹의 이야기를 비롯해서 한국에도 (면허가 있든 없든) 기존의 학계와 연관을 맺지 않고 있는 재야의 고수 한의사들이 많다고 합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실시간 공유가 가능해진 요즘에 와서는 현대의학적인 치료법은 상당히 널리 평준화된 느낌입니다. 그 덕분에 서울의 환자가 뉴욕의 환자가 받을 수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치료를 받을 수도 있게 되었다는 것이고 어떤 비법을 가지고 혼자서 커다란 환자 치료의 성과를 내는 고전적인 개념의 '명의'는 단지 보다 많은 지식이 있고 환자와의 교감을 잘하는 의사 정도로 의미가 축소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전통의학(혹은 대체, 보완의학 부문)에서는 옛날 개념의 명의에 대한 소문이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일부는 현대의학으로도 고치지 못하는 혹은 고치기 어려운 병을 고칠 줄 안다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물론 이 중에는 상당한 사기꾼도 있다고 봅니다만 현대의학으로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한 효과를 직접 경험한 동료 의사의 진술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명의들은 대개 자기의 비법을 전수하고 후학을 기르는 것을 꺼린다고 합니다. 혹시 비법을 전수하면 자신의 경제적 이득이 감소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사이비이기 때문에 검증이 두려워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만 한의학계에서 이런 것을 검증할 것은 검증하고 사기성이 있으면 제재를 하든지 정말 효과가 있다면 대학교수라도 가서 자존심을 내려놓고 배워서 객관화하는 작업을 통해 혜택이 더 많은 사람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현대의학보다도 전통의학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라는 것을 한의학계에서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이런 국민들의 지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문제에 대해 뭔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봅니다.

 

 

 

구당 김남수 옹의 침뜸

                                                                                                                                                                                       뉴욕에서 의사하기  중에서

지난 추석에 MBC에서는 특집으로 침사(침을 놓는 사람)인 구당 김남수옹에 대한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그런데 한의사협회에서 침과 뜸은 기존의 면허를 가진 의료인인 한의사가 담당하는 것이 옳다며 이런 민간의술을 홍보(?)한데 대해서 반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논란을 MBC의 시사프로그램인 ‘뉴스후’에서 다시 다루면서 인터넷이 들썩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김남수옹은 기존의 침사면허만 가지고 있었는데 뜸 술에 대한 허가 없이 뜸까지 시술한다는 사실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부분이 알려지게 되어 45일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다시 인터넷을 통해 김남수옹이 표면적으로는 봉사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뜸 요법 교육과 침술원 운영으로 수백억의 이익을 취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위의 링크를 따라가면 내용을 볼 수 있는데 링크를 누르시기 귀찮은 분을 위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면 김남수옹이 뜸요법사 강좌를 통해 초, , 고급반에 따라 55만원에서 120만원까지의 수업료를 받고 있다는 것과 현재까지 159차 강의에 302개 반이 개설되어 9060명이 수강한 것으로 미루어 수입이 217 44백만 원에 달한다고 추산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비슷한 셈법으로 김 옹이 운영하는 침술원의 연 매출을 875 백만 원으로 추산을 했습니다.

 

. 봉사의 삶이냐, 수백억 대의 재산 증식이냐

위 추정이 진실보다 열 배 이상 악의적으로 부풀려졌다 하더라도 어쩐지 국민정서상 봉사의 삶을 펼치는 것과 수백억 대의 수입을 올리는 것은 잘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돈을 잘 버는 것을 자체를 가지고 거기에 걸맞은 실력이 있다면 그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일각에서는 MBC가 황금 시간대에 특정인을 수 차례에 걸쳐 무료 홍보해주는 것이 옳으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만 이것 역시 숨겨진 전통의학의 가치를 재조명한다는 의미에서 반드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구당 선생의 침술과 뜸 술이 그만한 가치를 가진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구당 선생과 관련된 기사가 나오는 신문이나 블로그에는 어김없이 치열한 공방전이 오고 갑니다. 일단 김남수옹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한의사들이 그만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김남수옹이 부각되는 것이니 한의학계는 김남수옹을 훼방 놓지 말고 오히려 배워야 한다는 의견이 많고 반대측에서는 김남수옹의 치료에는 새로운 것이 없으며 이미 한의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치료에 불과한 것이라면서 자가진료와 치료의 위험성을 부각시키며 면허를 가진 검증된 의료인이 아닌 사람의 치료는 불법화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제 3자의 입장은 역시나 밥그릇 싸움이 신물 난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안타까운 것은 이런 종류의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학문적 진실성은 오간 데 없고 항상 밥그릇싸움이냐 아니냐를 놓고 끝없는 말싸움과 방어를 벌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실정법을 위반한 사안에 대해서 적절한 제재의 필요성은 공감은 하면서도 만약 구당 선생의 뜸 법이나 침 법이 기존의 한의학계가 할 수 없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면 적극적인 연구와 발굴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이 의사이지만 같은 원리로 한의학이 현대의학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연구와 발전을 통해 현대의학으로 채용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 분노하는 한의학계

그런데 뉴스후에서 최근 흥미로운 내용이 방송되었습니다. 김남수옹에게 치료를 받고 병세가 호전되었다는 유명인들의 증언이 쏟아진 것입니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님이 팔이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증세가 나타났는데 병원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남수옹의 치료로 완쾌가 된 것입니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도 무릎 때문에 15년을 고생하다가 구당 선생의 치료로 호전이 되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수영영웅 박태환 선수도 구당 선생에게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게다가 최근 위암판정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려진 영화배우 장진영씨도 암 치료와 병행된 침뜸 치료로 큰 도움이 받았다고 밝히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유명인들이 증언하는 구당 선생의 치료법

아마 일반인들에게는 이 정도의 증거를 대면 구당 선생의 치료법이 검증된 것이 아닌가 하고 확신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다는 것이 지금 현재 학문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론입니다. 의학논문을 보게 되면 가장 초보적이고 신뢰가 적게 가면서 단지 참고의 의미만을 가지는 것이 소위 사례보고(case report)라는 것입니다. 이런 유명인의 진술은 그들의 진정성에도 불구하고 논문적 가치로 생각하면 사례보고에 불과합니다. 논문에도 등급이 있다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새롭게 들리겠지만 등급이 엄연히 존재하며 사례보고는 가장 하위의 논문입니다.

 

이 사례보고는 예를 들어 이런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 사례입니다.) 어떤 아이가 두통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의 부모와 의사는 이 두통이 객관적으로 검증하기가 어려울뿐더러 검사를 통해 뇌종양과 같은 원인이 될만한 병변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상태입니다. 이런 경우 최선은 약한 진통제를 써서 통증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의 이 소아과 의사는 수지침을 통해서 두통치료를 시도합니다. 그리고 침을 놓자마자 아이는 거의 즉시 통증의 회복을 알려옵니다. 이 사례는 모 학회 지에 사례보고가 되었고 수지침이 일정한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논점을 던져줍니다.

 

. 기존 한의학계의 시기인가, 희대의 사기인가

어떤 사람은 효과가 있으면 되지 도대체 더 이상 무슨 검증을 할 것인가 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 위의 사례와 똑 같은 식으로 수지침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서 제대로 연구를 하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용어가 좀 어려운데 전향적 이중맹검 무작위 환자-대조군 연구가 현재 받아들여지는 표준(gold standard)입니다. 위에 소개한 사례보고가 이런 '제대로 된' 논문이 되려면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논문 디자인을 새로 해야 합니다. 일단은 두통을 평소에 잘 호소하는 소아를 가능한 한 많이 모아야 합니다. 이들은 무작위로 추출해서 두 군으로 나눕니다. 그리고 한 군에는 두통이 있을 때마다 수지침 요법을 시행하고 다른 한군에는 수지침의 지압점이 아닌 엉뚱한 곳에 침을 시술하는 식으로 시술을 받는 소아가 두 치료의 차이가 없도록 느끼게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이런 것을 환자-대조군 연구라고 하는데 이 기법이 중요한 이유는 치료를 받으면 비록 본질상 그 치료가 별 효과가 없다 하더라도 치료를 받는 사람은 치료효과를 경험하는 위약효과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할머니 손이 약손인 이유도 이런 원리고, 비타민을 먹으면 감기가 어쩐지 빨리 낫는다고 하는 분들은 이런 효과의 덕을 본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구당의 치료, 검증이 가능하다

그리고 통계분석 기법을 통해서 두 집단간의 치료효과가 정말 의미가 있는 정도로 차이가 나는가도 중요합니다. 비록 수지침 군에서 치료효과가 좋게 나오더라도 가짜 수지침 군과 통계분석에서 통계적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면 인정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의사들은(학자들은) 이런 차이가 단지 우연에 의해서 생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날아가는 비행기에서 텔레비전을 집어 던졌다고 하죠. 이 텔레비전이 병원 옥상에 떨어질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아니면 가정집 지붕에 떨어질 확률은요. 아니면 땅에 떨어질 확률은요.

 

병원 지붕에 떨어질 확률에 비해서 땅에 떨어질 확률이 비교도 안되게 높을 겁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10개의 텔레비전을 던졌는데 텔레비전이 그 지역에 위치한 몇 몇 병원 옥상에 5개나 떨어지고 나머지는 가정집 지붕, , 주차장, 호수 등에 골고루 떨어졌다고 해보죠. 그럼 비행기에서 던진 텔레비전 수상기가 병원에 떨어질 확률이 50%라고 단정할 수 있습니까? 할 수 없습니다.

 

. 위키에 나오는 글, 이중맹검 환자 대조군 연구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실험을 다시 해보면 해볼수록 텔레비전이 병원 같은 특정 사업체의 옥상에 떨어질 확률은 병원의 지붕이 그 도시 전체에서 차지하는 면적의 비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운 좋게 텔레비전이 병원 옥상에 집중적으로 떨어진 것은 진정한 자연현상과 거리가 먼 우연으로 쉬운 말로 황소가 뒷걸음치다가 생쥐를 밟은 것이 되겠지요. 물론 제가 구당 선생의 침뜸이 황소가 뒷걸음치다가 생쥐를 밟은 격이라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저는 김남수 옹의 치료가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몇몇 유명인사의 사례를 들어서 구당 선생의 치료가 검증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통계학을 아는 사람이라면 실소가 터질만한 주장입니다. 문제는 한의사이건 방송국 PD, 유명인사건 이런 것을 알만한데도 과학적인 검증이 이런 의문을 풀어줄 것이라는 사실은 외면하고 하나마나 한 논쟁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구당 김남수 옹의 치료로 병원에서 고치지 못한 병을 고쳤다는 것은 검증이 되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하더라도 저 같은 사람에게 상당한 호기심을 줍니다. 저도 의학은 환자의 병을 고치는 것이 최종 목적이기 때문에 방법이 한의학적이건 뜸이건 효과가 검증이 된다면 배우고 싶고 시술하고 싶습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상황은 환자들에게 꽤 잔인합니다. 환자들은 대체/유사/전통 의학과 현대 의학 사이에서 스스로 알아서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귀가 얇은 사람에게 가장 잘 먹히는 것은 입 소문 입니다. 저는 평소 주위의 사람에게 병 치료에 관한 입 소문은 가장 잘 확인해야 하는 위험한 정보라는 것을 말합니다만 누가 누가 말기 암인데 어디어디서 치료를 받고 좋아졌다면 병원에서만 치료를 받는 것이 뭔가 부족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해볼 수 있는 것을 다 해본다는 취지로 자신을 실험대상으로 삼는 도박을 하게 되지요. 비록 돈이 엄청나게 들어가도 사람은 위약효과로 인해서 어쩐지 좋아진 것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 돌팔이는 더 입 소문이 나게 됩니다.

 

. 미국 환자들에게 공개된 대체의학 정보

미국의 경우 이런 대체 의학을 검증하는 프로젝트가 NIH에 의해서 상식적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대체의학의 검증을 위해서 의사들이 연구비를 지원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검증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됩니다. 물론 의사들이 아니면 이런 검증에 관심을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자신이 이 치료법의 대상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최소한 의사와 상의하거나 자신이 직접 이런 정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체의학이든지, 겉보기에 아무리 돌팔이처럼 보이는 방법이라 할지라도 이중맹검의 전향적 환자 대조군 연구 결과상 효과가 거듭 검증되고, 위험도가 낮으면서 다른 윤리적인 문제가 없다면 권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 바로 된 의사라고 봅니다.

 

. 대체의학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 국립보건원 웹사이트

한가지 제가 다시 한 번 경계하는 것은 효과가 검증이 되지 않았다고 효과가 없다고 단정해버리지는 말자는 것입니다. 구당 김남수 옹의 치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이 되겠는데 구당 선생의 치료는 제대로 검증을 받을 적이 없으나 효과가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모르는 것뿐이죠. 한의학계에서 자신들의 방법이 (그 무엇이 되었건) 구당 선생의 치료법에 대비해 우월하다면 즉시 이중맹검의 전향적 환자 대조군 연구에 착수해서 효과를 가려야 합니다. 가능하면 같은 질환에 대해 현대의학적인 치료법도 포함시켜서 셋 중에 누가 가장 효과가 있는지 가려보면 더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결과가 나오면 과연 어떤 방법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그 질환에는 그 방법이 표준 치료법으로 채택되도록 심사평가원에 국민들이 압력을 넣어야 합니다. 그리고 환자는 의사에게 가건, 한의사에게 가건, 침사에게 가건 그 질환에는 그 방법이 표준이라는 말을 솔직하게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의학에 전문가가 아닌 국민들이 최선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치료방법을 스스로 선택하고, 운이 좋은 사람은 좋은 방법을 선택하여 덕을 보고, 운이 없는 사람은 자기 선택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면서 피해를 보고 좌절하는 잔인함은 이제 끝내야 합니다.            고수민's Blog, http://ko.usmlelibrary.com/113

 

 

 

침구학술대회

                                                                          침구사 협회, 침구학술대회 보고서 중에서 일부발췌

……

. 보충의학과 대체의학이 점차 더욱 많은 국가의 중시와 채용

침구의학을 포함한 전통의학은 현대의학과 함께 예방 의료보건에 복무하고, 어떤 국가는 이미 침구학을 주류 의료계통에 진입하였다.

저렴한 치료 비용을 쉽게 얻고, 의료보건 자원을 부담할 수 있기에 빈곤 환자는 더욱 필요하다. 때문에 이는 세계보건기구에서 사람마다 의료보건 혜택 받는 보건 목표를 실현하는 유효한 지름길이다; 각국 정부의 지속적으로 치솟는 높은 의료비용의 우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 현대인의 질병계통 변화의 수요

현대인의 질병계통의 변화에 따라, 약원성(藥源性) 질병은 끝임 없이 증가함에 사람들의 건강 개념도 변화 되였다. 전통의학을 중시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은 이미 세계의 추세가 되었다.

세계보건기구의 통계에 근거하면, 현재 전세계에서 60%-80%의 인구는 중초약을 같지 않은 정도로 보건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침구는 이미 먼저 주류 의학에 진입하여, 인증을 받은 침구사는 15000명이다.

 

.  인류의 양생, 건강과 수명에 대한 기대의 수요

사회 진보와 발전에 따라 인류는 건강, 수명과 양생보건의 수요는 끝임 없이 증가하였다. 천연약물 요법과 침구, 추나, 기공, 식이요법 등의 비약물 요법은 사람들의 자연으로 돌아가는 추세에 부합한다. 중의는 "治未病"의 예방보건 사상은 사람들의 더욱 높은 생활 질양의 요구를 추구하는데 부합한다. 인류가 비약물, 무손상의 자연요법을 선호함으로 전통의학의 침구, 안마는 점차 좋아질 것이다.

 

.  세계보건기구, 각국 정부와 각국 회원의 수요와 요구

세계보건는 1976년에 제29기 세계보건대회에서 처음으로 전통의학을 의사 일정에 올리고, 1978년 제네바 본부에 "전통의학계획서"를 설립하여, 20세기 70년대, 본부의 간행물에 침구의학을 소개하였으며, 40여종의 침구 치료에 적합한 질병을 추천하였다. 침구의학을 세계범위에서 발전 추진하기 위하여 세계보건기구는 적극적으로 회원국 인재 배훈 사업을 전개하였다. 세계보건기구의 크나큰 지지하에 "세계침구학회연합회" 1987년에 정식 설립하였다. 세계보건기구의 노력으로 전통의학은 세계 범위 내에서 신속히 발전하였는바, 통계에 근거하면 현재 세계의 120개 국가와 지역에 중의약 기구를 설립하여 전세계적으로 약 20만 침구사들이 침구 치료하고 있다.

 

.  세계 침련 각국 회원 더욱 높은 요구

 

.  침구 의학의 안전성, 유효성이 받은 질문 혹은 오해

침구는 전체적으로 보면 안전하고, 금기증 혹은 합병증은 극히 드물다는 것이 충분한 자료가 설명한다. 이러한 가능성이 너무 적지만, 그러나 잠재적 모험은 존재한다. 예를 들면 사람들간 교차 감염, 금기증, 이외 불량반응과 중요한 장기 부근 혈위의 침자는 특별히 심중해야 한다. 치료 과정 중에서 침자의 특정부위, 자침의 깊이, 행침의 수법과 자극량의 영향을 받는다. 오직 충족한 심중만이 절대다수의 피해를 면할 수 있다. 때문에 침구의 임상진단 표준, 효과표준, 치료조작의 규범과 침구의 안전성은 법규성(法規性)의 규범이 수요된다.

 

.  국제침구 의료시장의 규범 기대

지금 각국 침구 의료기구와 학술단체는 우후죽순 마냥 붐이 일고 있다. 침구 종업인원의 소질은 극히 중요하다는 것이 사실로 증명하였다. 침구는 다수 국가에서 아직 합법 지위를 취득하지 못하였고, 정부의 법률, 법규제약과 강력한 관리가 없기에, 가짜 의사, 돌파리 의사, 가짜 광고, 가짜 열악한 약품, 학업과 증서의 란발, 악성 경쟁 등 불량현상이 발생하여 중의 침구의 위상에 손상을 주고 있다. 국제 침구 조직은 엄밀한 국제성 침구업의 표준과 규범 제정을 통과하여, 각국 중의업의 민간조직 업내 자율 관리에 힘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였다. 동시에 각국의 중의 침구단체를 통과하여 각국 정부에 영향을 줌으로, 각국 중의침구의 입법진도를 추진하며, 침구의 권익을 수호하고, 침구가 전세계의 건강에서 질서 있게 발전한다.

……    (2007.11.5.)

 

 

■ '현대판 화타'?,  장병두 (102)

 

                                                                                                                               전북 CBS

'현대판 화타'로 불려 온 90 (호적 나이, 실 102세) 할아버지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1심 형량을 그대로 유지한 이유를 판결문을 통해 조목조목 짚어내 그 동안 재판부의 고민이 적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었다.

 

재판부는 시종 차분한 논조로 "피고인이 불치병 환자를 고친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병원 등에서 치료를 못 받게 해 환자들이 치료시기를 놓치게 한 점, 또 처방이 부작용을 일으킬 수 도 있는데도 모든 실험을 거부하고 공개하지 않는 점 등은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진정 말기 암이나 불치병 환자의 생명을 구할 자신이 있고, 구하고 싶다면 식약 성분이나 조제법을 공개하고 검증을 통해 사회 공론화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며 "아무리 천하명의라 하더라도 음지에서 행해지는 의료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못박았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서경환 부장판사) 12일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혐의(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6월에 집행유예 4, 벌금 1천만 원을 선고 받은 장병두 (91)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 공소 사실을 일부 변경하고 징역  26월에 집행유예 4,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말기암 환자뿐 아니라 피로를 호소하거나 감기를 앓는 환자 등 광범위한 진료로 평균 50만 원씩 받는데다 감기 등의 경우 일반 병원에 비해 과다한 진료비를 받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진료의 주된 목적이 경제적 이익을 향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언론이나 인터넷을 통해 '현대판 화타'로 불리고 있고 말기암 환자나 가족의 경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병의 악화도 감수하겠다고 피고인의 진료를 원하고 있지만 전문적인 교육을 받거나 의학 전문 서적을 공부하지도 않은 채 하는 진료를 사회 통념상 정당한 의료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날 재판이 열린 전주지법 2호 법정 앞에는 장씨 지지자들 100여 명이 몰려 선처를 호소했으며 장 씨는 이날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며 "(식약 성분을) 공개할 이유가 없다.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CBS, 이균형2007.10.12)

 

 

 

□ 부정적인 시각의 글

                                                                                                 (블로그 sunteller , 중 내용요약)

. 2가지 정도의 민방을 가지고 치료하면서 너무 자신을 과신했고,

. 마치 모든 병을 치료한다는 환상을 환자들에게 심어준 결과의 과도한 기대감

. 치료술이 특이하고, 한의학의 기본지식 없이, 전국을 돌며 장똘뱅이식 치료에서 노우하우 취득

. 돈을 너무 챙기는 모습에서 진실한 의료인 인상을 상실

. 일반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한 병에 대해 의욕을 가지고 치료한 데는 평가 받지만,

. 기존의 간단한 민방 몇 가지로 고치려는 무리한 시도가 문제라는 시각

. 약간의 돈을 목적으로, 먹고 살기 위해 치료를 한 분으로서,

. 성스러운 사명감 보다는 다만 민방을 가지고 병을 치료하려고 노력 한 분으로 평가

 

 

□ 지지자의 글

 

                          (

지지자 모임의 글 중에서 부분발췌)

장병두: 1906년 병오년 생(102, 유아기 질병으로 10년 늦게야 출생신고, 호적나이 92),

전북 임실군 지산면 안하리(雁下里) 골 뜸 마을출생, 25세 무렵 서울 상경

……

(의술은 거의 신의(神醫)의 수준), 암은 항암제 쓰고 수술한 사람도 고친다(물론 생사의 경계선을 이미 넘어버린 사람은 제외하고). 다만, 항암제의 독이 온 몸에 퍼진 사람은 약을 먹여봤자 항암독이 약을 잡아먹어 버려 치료가 안 될 수 있다고 한다.

 

중풍환자는 송장이 된 사람도 24시간 이내면 살릴 수 있다고 한다. 발병 6개월 이내면 침 한방 쓰지 않고 약만으로 완치할 수 있단다. 선생님의 집 인근에 있는 병원에서 중증의 중풍환자 10여명을 선생님에게 보냈는데, 모두 고쳐주었단다.

 

통풍은 3일만 약 먹어도 차도가 난다고 한다. 당뇨, 백내장, 실명방지, 치통 등은 쉽다. 당뇨는 합병증이 눈과 발끝으로 먼저 오는데, 한쪽 눈이 썩고 다른 한쪽마저 썩기 시작하는 것도 고쳤다.   일제 때부터 고쳤는데, 하도 잘 고치니 왜놈들이 “너 아편 쓰지”하면서 추궁했다고 한다. 백내장과 치통은 바로 고쳐버린단다.  살찌게 하고 살 빠지게 하는 것도 마음대로 한다. 불임도 잘 고친다.

 

수술 시간을 받아 놓은 담석환자의 수술을 늦추고 약을 먹여 5,6시간 만에 돌이 빠져 나오게 해 버린다.

 

오래 전에 이병도 서울대학교 총장의 외손자가 백혈병에 걸린 것을 서울대 학교병원 의사들이 보는 앞에서 고쳐 주었더니 측근에 있는 사람들이 환자들을 데리고 와서 고쳐달라고 야단이었다. 결국 서울대 병원 의사들 반대로 포기한 적이 있다고 하신다. 15,6년 전에00 병원에 재직하던 어느 목사가 그 병원에서 간암으로 죽는다고 판정 받았는데 선생님이 살려 냈다.

 

업보로 온 병, 영적(靈的)인 병도 약으로 치료하신다.  영적인 병은 신경이 죽어 있는데, 그 신경을 고치면 된단다. 하늘이 내려준 병이라 하여 천질(天疾)이라고 불리는 일명 지랄병도 다 고쳐내셨다.  타고난 수명을 연장하는 것도 가능하단다.  약을 써서 체질을 두 번. 세 번. 바꾸어 주면 된단다.

 

선생님은 환자가 오면 문진을 전혀 하지 않는다. 물어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어떻게 문진을 해?  못하게 되어 있어. 문진 할 필요가 없어.” 진찰도 하지 않는다. 대신에 독특한 진단법을 쓰신다. 환자를 쳐다보고, 돌려 앉혀 놓고 손으로 등을 짚어 보신다. 심장과 위장을 만져보면 아신단다. 병이 왜 왔고, 어떻게 진행되어 왔으며, 그대로 두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다 알아버린다. 마음이 어떻고,  무슨 짓을 하다 왔는지도 안다. 도둑질했는지 강도질 했는지 다 안다. 병이 감기로 왔는지 어떻게 왔는지 까지도 안다. 심보, 성격, 버릇까지도 다 읽어 버린다.

 

그에 따라 약을 지어 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한다.  아무 환자나 약을 지어주지는 않는다. 선생님은 직심直心)이 있어야 병을 고친다고 말씀하신다. 수진만으로 다 알아내고, 냄새만 맡아도 안다. 이 진단법을 맥활법脈活法) 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이 진단법이란 것도 일부러 모습을 취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지, 선생님은 환자가 방에 들어오는 순간에 바로 알아버린다고 하신다. 직접 보지 않고 사진만 보아도 몸의 상태를, 몸 전체와 오장육부까지 다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불가피할 경우에는 사진 전송을 통한 원격 진단도 하신다. 하루에 백 명 이상의 환자를 볼 수 있는 것도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보는 것은 몸의 상태뿐만 아니라 부부간의 상처살(喪妻煞), 상부살(喪夫煞)까지 그냥 바로 봐 버리는데, 그런 살()이 있으면 약을 써도 소용이 없다고 하신다. 5, 10년 앞의 일도 내다보신다.

……

 

“좋은 약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야. 들을 때가 좋은 것이야. 이것이 상대성 원리야.” “원리는 하나야. 죽을 것은 살리지 못해. 다만 약으로 ‘여기’까지는 살릴 수 있다고 하는 것이야.” 이치를 통찰하고 그 이치에 사는 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바른 말씀이다. 이치도 모르고 병의 원인도 모르고 고칠 줄도 모르면서  헛된 자만심과 돈벌이 욕심에 함부로 약을 먹이고 수술을 해대는 오늘날의 사이비 醫子들이 새겨들어야 할 가르침이다.

 

비방 중 일부는 ‘납’의 법제에 있다고 한다. ‘납’을 써야 백발백중하고, 안 쓰면 백발백중이 안 된다고 하신다. 독물인 납이 어떻게 명약이 되는지? “단지에 수은을 태워서 아홉 번이나 열 번을 찌면 납 성질은 다 날아가고 없어. 극은 극으로 때려야 돼. 그것 아니면 안 돼.” 특히 십이지창, 등창, 연두창 등의 창 증에는 이것을 사용하지 않으면 병을 못 고친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아홉 번을 쪄내는 구증(九蒸)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다 죽고 없다고 하신다.

 

. 지혜의술의 근원이 된 수행법

물리를 터득하면 된다고 하지만, 물리를 터득하는 것이 사물을 관찰한다고만 해서 되는 것인가? 보통 사람에게는 관찰하는 것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독보적인 의술을 터득하려면 탁월한 정신능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우리 민족의술은 깨달음에서 나온 지혜의 의술이 그 뿌리이기 때문이다.

 

선생님의 혜안은 실로 놀라워서, 예컨대 절친한 친구였던 창랑 장택상이 해방 직후 몇 월 몇 일에 수도경찰청장이 될 것이라고 정확히 예언 하였고, 창랑의 집에 기거하고 있던 23살의 청년 김영삼이 찾아와 “선생님, 제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려고 하는데 되겠습니까?”하는 물음에  “그래, 내년 후 내년 선거에 나가봐. ! 그런데 어쩌면 36년 뒤에 대통령이 될 지도 몰라. 남의 돈은 한 푼도 먹으면 안 돼! 공을 많이 쌓아야 돼.” 하고 미리 다 말해주셨다고 한다.

……

 “지금은 내 자랑하는 것 같아서 인터뷰 안 해. 조실부모하고 빌어먹고 자란 놈이 무슨 내 자랑을 해!

……

 

 

 

비타민 C의 흥망성쇠 

                                                                                                                           의학신문

 

 

. 비타민C 신화가 무너지다

세상에는 허다한 賞이 있지만 '賞中의 賞'은 노벨상이다. 이 상만이 모든 상을 압도하는 막중한 권위를 가졌기 때문이다. 퀴리 부인은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았고(공동수상) 그의 딸 부부도 수상자가 되어 세계의 화제가 됐음은 익히 아는 바다.

그런가 하면 천재문인 프랑스의 사르트르는 "노벨상은 작가정신을 제도 속에 묶어 넣는 불건전성이 있다"는 이유로 문학상(1964)을 거절 함으로서 유명해지기도 했다.

 

여기에 혼자서 단독으로 노벨상을 2개나 받아 세계기록을 세워 가장 유명해진 20세기 대천재가 있으니, 1954년 노벨 화학상과 1962년 평화상에 빛나는 닥터 폴링(Dr. Linus Pauling. 1901-1994)이다.  그런데 세상에서 그를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그의 노벨상이 아니라 그가 바로 '비타민 C 신화'의 창조자였으며, 그로 말미암아 비타민 C가 한때 미국에서 만병통치약이 됐다는 사실이다.  그의 비타민 C 학설은 노벨상이라는 유명세를 무기로 미국시민의 종교처럼 되어 몇 천만 명의 신봉자를 갖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의 별명이 바로 비타민 氏(C)였다. 비타민 C로 인해 그의 3번째 노벨상을 점치는 자도 있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1994년 그의 죽음과 더불어 비타민 C 신화는 내리막길을 걸어, 이제 붕괴될 날을 눈앞에 두고 있다.

 

. 폴링의 생애-과학 평화 건강 Science and Peace and Health은 폴링이 말년에 쓴 책이름이며, 이것은 그의 일생이기도 하다. 역사에 기록될 이론화학자에다 노벨 평화상 받은 평화주의자요, 말년에 노망할 즈음 건강장수를 내걸고서 비타민 C(다음 C라 함)의 신화를 조작했기 때문이다.

 

세기의 천재 폴링은 1901년 미국 시골 오리건주에서 태어나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후, 고학으로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육(오리건 주립대)을 마쳤다. 계속 칼-테크(캘리포니아 공대)에서 화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30세에 이미 50개의 권위 있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유럽(스위스)에서 양자역학을 공부하여 1939년 이를 화학분야에 응용한 연구서 '화학종합론'이라 할 책 을 출판하여 역사상 가장 가치 있는 과학서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책에 포함된 그의 이론(DNA 구조)을 인정받아 1954년 노벨 화학상을 수여 받았다(이때 문학상수상자는 헤밍웨이였다).

 

그는 Molecular Disease라는 용어를 만들어내고 Ortho-molecular medicine 이라는 과학을 창출했다.

폴링은 연구소에만 갇힌 외곬학자가 아니고 대외적 사회활동에 적극적인 행동가로 1945년 이후 반핵운동에 지도적 역할을 했다. 노벨 수상자 52명과 세계과학자 1만 명을 규합하여 그들의 서명을 얻어 UN에 제출하고, 세계전면군축을 주장했다.  

 

그의 동료는 "닥터 폴링 천재의 핵심은 학문에 대한 그의 대담성(boldness)에 있다"고 평했는데, 학문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는 사화활동에서도 대담성을 보였다. 저술가로도 잘 알려진 그는 반전서적 "No More War"를 출판했다.

 

세계평화에 기여한 공적으로 그는 1962년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된 것이다.

1927년부터 재직했던 칼-테크에서 1963년 퇴직했으며, 1966년대부터는 건강문제라는 새 과학분야연구에 도전했다.

 

비타민 C연구에 몰두하여 C 요법이 감기를 예방하고 심장병 뇌졸중 암의 유발을 막는다는 학설로, 1970 "비타민C와 감기"라는 책과, 1986 How to live longer and feel better(기분 좋게 장수하는 방법)책을 선보였다. 그리고 "Take C in heaps- 비타민 C를 많이 복용하라"면서 국민을 계몽선전 했고, 그 자신 비타민 C를 매일 3Gm씩 시작하여 만년에 가서는 13Gm 까지 복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사 들은 의사 아닌 그의 행위를 "돌팔이 놀음"라고 불렀다.

의사들 눈에 비친 천재의 말로는 아깝게도 노망이었다.

특히 그는 반전 반핵운동과 비타민 C를 통한 건강홍보를 하는데 있어서, 언론을 조종하는 능력에도 천재성을 발휘했다. 그래서 그에 대한 일반대중의 호응은 대단하여 그를 세기의 영웅이며 천재의사로 대접했다.

 

그는 죽기 몇 년 전(1990) 일본의 철인이며 創價學會창시자인 이께다(池田大作)와 공저로 生命(In Quist of the Culture of the Life)라는 책에 Science and Peace and Health 라는 부제를 달아 출판했다.

 

. 비타민 C와 美 中 국교

폴링 연구에서 대량의 C(1 1Gm 이상)를 계속 복용하면 감기바이러스감염을 예방케 한다는 보고는 일반국민에게 크게 고무적인 기쁜 소식이었다. 

 

그의 비타민 C는 닉슨 방중으로 중국과의 국교재개에도 크게(간접적으로) 공헌했다.

모택동은 중공전문가며 연안시절부터 지기인 Edgar Snow(Red Star의 저자) 1970년 말에 초대하여 미국과의 교류의사를 전했다. 그 결과 아시다시피 키신저 외교를 거쳐, 1972년 닉슨의 중국방문이 성사되고 국교재개가 이루어졌다.

 

Edgar의 수기에 의하면 그의 방문 당시 모주석은 감기로 오래 고생하고 있었다. 모주석 부탁으로 Edgar는 미국에 장거리전화를 걸어 감기나 독감치료에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진 Pauling 박사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래서 Pauling의 추천대로 비타민C 대량치료를 받더니, 아니나 다를까 몇 일 후에 모택동은 완쾌했다(필자 주: 모택동은 만년에 파킨슨병이 있어 일단 감기에 걸리면 오래가는 체질이었다. 그리고 감기는 일정한 시간만 지나면 절로 치유되는 병이다).

 

모택동은 "우리 중국의사 모두 엉터리야! 감기 하나 못 고쳐!

나 너무 고생했어!

미국의사 남버 원이야! "를 되풀이했다고 한다.

결국 모택동도 비타민 C 신봉자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돌파리 의사(면허증 없는 닥터 Paulung)처방이 美中국교 재개를 성사시키는데 일등공신 노릇한 셈이다.

 

. 비타민 C의 내리막길

비타민 C는 생체에 유익한 항산화제(anti-oxidant)로 잘 알려져 있다.

과거 20년간 여러 대규모 연구를 종합해보면, 폴링 이론이라 할 "대량의 비타민 C 보조제는 감기 심장병 뇌졸중 암 등을 예방한다"는 종전의 설이 아무런 근거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리고 대량 비타민C 보조제는 세포를 손상시키는 산화제역할을 한다는 연구도 있을 정도다(최근 연구는 이를 부정하고 있지만).  

폴링 연구소에서는 매일 비타민 C 200mg 이상 복용을 권유하는데, 이 분량은 미국정부와 전문의학회에서 권장하는 "1일 과일과 야채 5 serving" 중에 들어있는 C 섭취분량과 같다. 그런데 다량의 과일야채섭취가 심장혈관질환과 암 등의 위험도를 낮추지만, 비타민 C보조제복용으로는 불가능하다. 효과기전이 다르기 때문이다.

 

1970-80년대에 폴링 팀이 시행한 "암 말기환자에 대한 C 대량투여(1 10Gm 이상)연구"결과 환자생존을 연장시키고 말기 환자의 QOL(삶의 질)를 높인다고 했다. 그러나 Mayo 클리닉에서 실시한 RCT는 대조군(C 복용 않는)보다 이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암 환자에게 C 투여가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증거는 없지만, C 투여를 암에 유효한 다른 치료(화학요법과 방사선 등)에 대치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ACS(미국 암학회)회의에서 암 환자에게 C투여하면 암세포육성을 조장시키거나, 암 치료효과를 줄인다는 보고도 있다.  

 

"Vitamin C and Cancer"라는 광범위한 조사보고서가 그의 사망 1년 전인 1993년 미국에서 출판된바 있다(Rev Prat Jan. 1993). 비타민 C 와 암 문제에 관해 세계에서 권위 있는 132개의 연구문헌을 분석평가 한 논문인데,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고 있다:

 

“발암물질은 외부환경인자로 인해 생기는 일이 많으며, 어떤 비타민은 이러한 외부인자로부터 생체를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역학조사에서 이 보호작용을 인정하는 데이터가 무수히 나와있지만, 애매하거나 부정적인 데이터도 많다. 그러나 현재(1993년 당시) 활발하게 진행되고있는 실험 연구결과 몇 년 내로 비타민 C가 암 치료에 유용한 보조제가 될 것이 기대된다.

 

이와 같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최신의학은 폴링을 외면해버렸다.  그의 비타민 C 이론은 어디까지나 천재적 직관으로 이루어진 기초과학연구결과에 불과하고, 임상적 과학에 바탕 둔 EBM(evidence-based medicine)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의 연구는 RCT(randomized controlled trials)가 아니고 역학적 연구조사(Cohort study)도 없었다.

 

EBM 에서는 대가나 천재들 주장을 크게 카운트하지 않으며, EBM이 지배하는 현대의학에서 폴링의 비타민 C 신화는 무너지고 있다.      (김일훈, 재미 내과 전문의, 의사평론가, 2003.3.10)

 

 

 

 

‘돌파리 의사’ 한데 사기 당해  다리절단 수술 

                                                                                                                                

흑룡강신문,

 

. 조선족동포의 뼈아픈 경종   길림시에서 온 조선족동포 김경림씨는 거액의 돈을 들여 한국에 왔다. 그는 빚을 갚으려고 힘든 간병일, 가정부 등 온갖 굳은 일 가리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다리가 아파날 줄이야. 병원에 가서 검사하니 의사는 관절염이라 진단했다.

병원에서 치료하면 돈이 많이 들 것 같아 그는 가정집의 ‘돌파리 의사’한데 보였다. 의사는 약 먹고 치료하면 두석달이면 낫는다고 했다. 그런데 돈깨나 써도 다리는 그냥 아파났었다.

 

그는 숙소책임자들이 병원에 가볼 것을 권고해도 ‘돌팔이의사’의 말만 딱 믿고 가지 않았다. 침 맞고 뜸 뜨고 피 뽑고, 갖은 토방법 다 써도 호전이 없었다. 그러는 사이 몇 달이 훌렁 지나가버렸다.

 

 환자는 마침내 사람들의 권유로 적십자병원에 가서 종합검사를 했다. ‘괴사병’이었다. 8개월 동안 아픈 다리를 ‘돌파리 의사’한데 맡긴 채 몇 백만 원이란 거액을 뿌렸지만 68일에 끝내 수술을 받아야 했다. 서울조선족교회의 김용길 목사와 최영숙, 권필순, 김순애 등 집사 및 유효자 집사들은 610일에 심방 갔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된 것 같은데 아직 다리가 많이 부어있었다.

 

그는 왼쪽다리뼈를 톱으로 자르고 인공 뼈를 넣었다고 하면서, 톱으로 자르는 소리도 다 들었다고 한다. 이 얼마나 뼈아픈 사연인가? 그러니 우리 동포들은 돈도 돈이지만 몸이 아프고 불편하면 꼭 적십자병원에 가서 종합검진을 받기 바란다. 아프면 정동편이나 우황청심환이 만병통치약인가 하고 방심하지 말고, 더구나 ‘돌파리 의사’들 한데 절대 사기 당하지 말기 바란다.       김순애, 2006.6.19

 

 

 

 

'수술 잘못됐다' 병원서 소란 피운 환자 무죄

                                                                                                                 

                                                                                                                         medilaw114.com

'수술 잘못됐다' 병원서 소란 피운 환자 무죄

부산지법, 본.반소 모두 기각...... "주관적 불만 말할 수 있다"

 

의사가 미용시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해 병원에서 '돌파리 의사'라고 소리치며 소란을 피운 환자를 고소했지만 결국 기각됐다. 아울러 이 환자가 수술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의사를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법원은 소송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며 판단을 거부했다.

 

부산지방법원은 최근 필러 수술을 받은 환자가 시술결과를 문제 삼아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과, 이를 항의하며 병원에서 소란을 피워 영업에 차질이 생겼다며 의사가 제기한 반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14일 판결문을 통해 "환자는 의사로부터 받은 불만을 토로할 수 있다" "이 행위가 의사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위법사항이라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 사건은 환자 A씨가 B씨의 병원을 찾아 눈꺼플 부위의 잔주름을 제거하는 필러 주입 시술을 받으면서 불거졌다. 시술 받은 지 2개월이 지나자 눈꺼플에 1cm에 달하는 이물질이 발견된 것. 이물질은 1년여가 지나자 관찰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아졌지만 A씨는 이것이 의사의 과실이라고 주장하며 1천 만원을 지급하라고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급기야 A씨는 B씨의 병원으로 찾아가 '식구들 100명을 풀어 다시는 병원을 못하게 하겠다', '돌파리 의사 아니냐'라며 소란을 피하기 시작했고, 의사를 경찰 및 의사협회,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하겠다며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러한 A씨의 행동으로 진료에 지장을 받게 된 B씨는 결국 진료비를 환불해줬다. 그렇지만 A씨의 행동은 변하지 않았고 급기야 소송을 제기하자, B씨는 A씨를 진료방해와 공갈협박, 명예훼손 등으로 맞고소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눈꺼플에서 발생한 이물질은 시술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또한 이물질로 인해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1년이 지난 후에는 사라졌으므로 시술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A씨의 소송을 기각했다.

 

아울러 의사의 반소에 대해서도 "고성이 오가고 내용증명을 보낸 것도 사실이지만 이는 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불만을 토로한 정도에 불과하다 볼 수 있다" "특히 성형수술의 경우 환자의 주관적인 만족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A씨의 행동이 위법 하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치과 돌팔이

 

                                                                                                     대한치과협회 게시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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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구강보건학회 2007년 학술대회에서 김진범 교수가 발표한 "2006년도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결과"를 보면, 2006년의 65세부터 74세까지 노년층의 부정구강진료 수진경험자는 37.4% 2003 20.4%와 비교해 볼 때 17%가 증가했고 75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도 2003 20.5%에서 2006 37.7% 17.2%나 늘어났습니다.

 

또 김춘진 국회의원이 2006년도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머구리 들로부터 구강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농어촌지역 거주자는 22.3%로 같은 기간 도시 거주자들 14.4% 보다 7.6%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55세 이상 연령층의 약 35% 이상이 돌팔이에 의한 구강치료로 확인돼 향후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법 시술 후 불편을 겪었던 이유로는 32명 가운데 24(75%)이 사후관리가 이뤄지지 않아서라고 답했고, 또 다른 7(21.9%)은 통증이 있어 치과치료를 받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소시모 측은 "불법 의료 행위자들이 자가용 등을 이용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불법 시술을 하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해도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하는 한편 "불법의료행위에 무방비로 노출된 노인들을 위해 철저하고 지속적인 홍보와 지도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이처럼 무면허 진료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은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나이 많은 환자들을 중심으로 진료비가 싼 돌팔이를 찾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기도 하지만......

 

 

 

미네르바는 돌팔이 의사

      '중앙' "미네르바 = 돌팔이 의사" 가짜에 놀아나 열 받은 조중동?                                                                                            오마이뉴스(2009.01.09) 중 일부분 발췌. '실체 드러난 경제대통령, 가짜에 놀아난 대한민국'9일치 “중앙일보”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이 신문은 지난 7일 검찰에 붙잡힌 사이버 경제 대통령 '미네르바' 박모(30)씨가 전문대를 졸업한 무직자로 밝혀지자, 미네르바 현상을 적극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조선일보, 동아일보”도 미네르바 현상을 부정적으로 보도했지만, “중앙”의 비판 강도는 이들 신문보다 강했다. “중앙”은 특히, 미네르바를 돌팔이 의사라고 말한 검찰 관계자의 발언을 제목으로 처리하고 그의 글을 조류인플루엔자, 사스 같은 변종 바이러스로 표현하는 등 미네르바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또한 미네르바 박씨가 사는 집에 찾아가 취재한 기사에서 "박씨의 가족이 그의 학벌에 대해 걱정했다"고 보도하는 등 미네르바의 출신 배경을 다른 언론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 “중앙” "미네르바 = 돌팔이 의사, 혹세무민, 조류인플루엔자"

이날 “중앙”은 1.2.3.10면 등 4개 면에 걸쳐 미네르바 박모씨의 체포를 대서특필했다. 특히, '사이버 공간의 신뢰위기가 일그러진 인터넷 영웅 만들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네르바 현상은) 사이버문화의 역기능과 한국 사회의 부실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보도했다. 이어령 “중앙” 고문의 분석을 정리한 이 기사는 "인터넷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확대시키는 장점이 있지만 어마어마한 파괴력도 갖고 있다"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는 유언비어의 피해자가 일부에 그쳤지만, 디지털 시대인 지금은 경제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어 "번식력이 크다는 점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나 사스 같은 변종 바이러스와 비슷하다, 익명의 바이러스는 어느 날 갑자기, 한 순간에 사회 시스템에 고장을 일으킨다" "'미네르바' 같은 이들이 노리는 것이 뉴미디어의 이러한 아킬레스건이다"이라고 밝혔다. 또한 "무엇보다 네티즌들의 자제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네티즌이 스스로를 통제하는 자제력과 서로를 견제하는 자정능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제2의 미네르바는 계속 출현한다"고 보도했다.

 

“중앙”의 미네르바 관련 기사들은 대부분 미네르바 또는 미네르바 현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의 미네르바 체포 경위를 설명한 기사엔 검찰 수사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돌팔이 의사에 당한 꼴"이라는 부정적인 뉘앙스의 제목이 달렸다. 또한 "오빠, 몇 달간 집에서 온종일 인터넷에 글 써"라는 기사에서 "미네르바 박씨는 자신의 정체를 가까운 이들에게도 철저히 감추고 살았다", "여동생과 부모는 간간이 박씨가 취직을 하지 못하는 데 대한 걱정을 내비치곤 했다", "박씨의 가족은 그의 학벌에 대한 걱정을 은연중에 드러내기도 했다"며 박씨의 사생활을 보도했다.

 

또한 미네르바의 주장을 소개한 기사에서 박씨가 지난해 12월 “신동아” 기고에서 "올해 한국 주가는 500, 미국은 5000선이 바닥"이라고 전망한 데 대해 "이런 예고는 '혹세무민이었음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조선” 역시 박씨가 30대 무직자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의 글에는 허무맹랑한 주장이 많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검찰에 체포된 미네르바는 30대 무직에 독학으로 경제를 공부한 것 외에는 특별한 이력이 없었다" "부실했던 기초에 기반했기 때문에 그가 펼쳤던 논리들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그가 체포되기 전부터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동아 또한 "(미네르바)는 거친 독설과 감상적인 말투, 부정확한 데이터로 대중을 미혹한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결국 정부에 대한 결정적인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조선, 동아”의 인터넷판은 미네르바의 글이 올라올 때마다 미네르바의 글을 적극적으로 보도했던 곳이다. 또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가 미네르바를 "가장 뛰어난 국민의 경제스승"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한 곳 역시 이들 매체였다.

 

하지만 미네르바가 30대.무직.고졸.비전문가라는 사실을 주요하게 보도하는 보수언론은 미네르바 현상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에 많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미네르바가 주목 받은 건 정부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현실에서 최악의 상황에 대해 경고를 해온 미네르바한테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부루룽'이라는 필명의 한 누리꾼은 다음 아고라에 쓴 글에서 "미네르바의 출신 배경이나 예측의 정확성 정도는 부차적인 것"이라며 "미네르바 체포는 논쟁을 통해 미네르바 현상을 제압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권력이 품고 있는 불안과 초조함, 파시즘적인 속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2009.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