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갑록 2018. 1. 21. 23:33

짧음 ......

 

 만남과 헤어짐

 

우리는 누구 할 것 없이 끝이 한정된 세상을 살아간다. 적잖은 사람들이 영원한 생, 영생을 바라겠지만 유한한 세상임을 부정하지 못 하게된다. 그러한 좋은 세상이 올 것을 믿음으로 기다리는 것은 누구나 갖는 본성일 수도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이 세상은 시간과 공간이 유한하다. 우주로 통칭되는 시간과 물질세계는 한 없이 길고 넓고 크다. 우주 속에서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하는 시공간은 너무나도 짧고 작은 것임이 새삼스럽지도 않은데, 그 사실을 까마득하게 망각 한 채 "열심"이라는 명분만 앞 세우고 개미처럼 부지런하게 앞만 보고 간다.

 

고속도로를 질주 하면, 보게되는 주변 풍광들이 뒤로 하는 것처럼, 나라고 하는 주체는 앞으로 달려 가고, 시간과 함께 주변의 모든 사물들은 나를 만나자마자 스치고 뒤로 지나쳐 흐르고 만다. 나는 그들을 기억할 뿐이다. 그 기억은 사안에 따라 좀더 길기도 하고 이내 잊혀지기도 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지나치기도 한다.

 

그것이 내가 경험하는 세상의 특성이다.

 

자기 자신이라고 부르는 육신을 포함해서, 가족과 사회, 국가와 역사는 물론, 동식물, 심지어 무생물에 이르기 까지도 시간의 함수 속에서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들의 크기가 다른 것은, 나의 관심이 어디에 얼만큼 두었느냐에 불과한 것이었음을 세월이 한참 흘러 간 후에야 알게되곤 한다. 부질없는 욕심 때문에 시간과 마음을 빼앗겼음을 후회하곤 한다.

 

젊음의 시간, 세월이 그렇다.

재물이며 재능도 그렇다.

건강이며 사랑도 그렇다.

 

자기 육신도 그러하고,

부모형제 처자식 가족이 그러하고, 

사회생활 중에 만나게 되는 좋은 사람들이 다 그러하다.   

 

우주의 역사 속에 던져진 "나" 자신이 얼마나 작은 것인지는, 작다고 표현하는 어떤 것을 들이 대 보아도 성에 차지를 못한다. 미크론, 옹스트롱, 나노 라고 하는 작은 크기의 물질 단위도 그렇거니와,  짧다고 표현하는 시간도 우주에서 나 자신이 경험하는 짧은 세상을 대변하지는 못할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세상 살아가며 경험하게 되는, 그 속에서의 만남과 헤어짐을 길다거니 짧다거니 해 가면서 마음 쓰곤한다. 그러한 아쉬움들도 고속도로 주행하는 차창 밖 흐르는 듯한, 부질없는 물질 세상의 크고 작음, 많고 적음을 따지듯 부질없는 일들이 아니겠는가?! 

 

2018.1.21.

오갑록

 

 

 

□  보다 더, 짧은 시간은 무엇일까?

 

. 촌각(寸刻),
각(刻)은 물시계의 눈금 한 단위마다 새겨놓은 표시를 가리킨다.
촌각(寸刻)은 1각(刻)의 10분의 1

 

. 순간(瞬間),
과거와 미래 사이에 있는 '지금'이라는 지극히 짧은 시간적 규정을 갖는 말.

순간의 개념(플라톤),
운동이나 정지로 변화하는 시점(始點), 또는 운동과 정지 사이의 일종의 기묘한 것(장소를 갖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하여 시간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규정.

 

. 찰나(刹那),
불교에서 시간의 최소단위를 나타내는 말.
산스크리트의 '크샤나', 즉 순간(瞬間)의 음역인데,  1찰나는 75분의 1초(약 0.013초)에 해당한다.
 
. 한 순간(一瞬間),
순(瞬)은 눈을 깜빡거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한순간(一瞬間)은 눈을 한 번 감았다가 뜨는 정도의 짧은 시간.

 

. 순식간(瞬息間),
식(息)은 숨을 쉰다는 뜻이다. 숨을 내쉬는 것을 호(呼)라 하고, 숨을 들이마시는 것은 흡(吸)이다. 이 둘을 합한 것이 호흡(呼吸)이다.

한 번 숨을 내쉬고 다시 들이마시는 시간이 호흡지간(呼吸之間)이다. 1식(息)은 바로 한 번 호흡하는 사이를 말한다. 따라서 순식간이란 눈을 한 번 감았다 뜨고, 숨을 한 번 내쉬고 들이마시는 사이에 해당하는 시간. 즉, 아주 짧은 시간.

 

. 별안간(瞥眼間),
 별(瞥)은 언뜻 스쳐 지나듯 보는 것이다. 별안(瞥眼)은 한 번 눈길을 돌려 흘깃 바라보는 것.

 

. 잠시(暫時) ,
그다지 오래지 않은 아주 짧은 시간을 가리킬 때 쓰는 말. 비슷한 뜻으로 쓰는 '잠깐'은 시간(時間)이나 순간(瞬間)처럼 잠간(暫間)에서 나온 말인 듯하다. 즉시(卽時), 바로의 뜻도 있다.

 

.삽시(霎時),
삽(霎)은 가랑비 또는 이슬비를 말하고, 그냥 비 오는 소리를 본뜬 말. 빗방울이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시간이 삽시(霎時)고, 그 사이가 삽시간(霎時間)이다.